아버지 날 낳으시니 은혜 밖의 은혜로다
어머니 날 기르시니 더 밖의 덕이로다
하늘같은 이 은덕을 무엇으로 갚사오리.

김우기

물론 김우기의 이 시조는 부모님의 크고 높은 은덕을 기리는 교훈과 부모님의 깊고도

넓은 사랑을 항상 감사하며 그래서 효도를 실천하라는 귀한 정신을 담은 노래이다.

어째서 부모님의 은혜가 이토록 크고 높은지를 살펴 보고자 역설적으로 집 떠난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을 더듬어 보기로 하자.

두 아들을 둔 어느 아버지가 하도 둘째 아들이 졸라대어서 뜻대로 둘째 아들 몫에 해당하는

재산을 미리 나눠주자 얼씨구나 하고 신이 난 둘째 아들은 아버지에게 미리 받은 분깃을

다 모아가지고 다시 말하면 현금으로 모두 바꾸어 먼 나라로 가서 아무의 간섭도 없이

허랑 방탕하여 아버지께로 받은 재산을 다 허비한 후 그 나라에 흉년이 들어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자 비로소 고향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게 된다.

어와 가고 지고 내 갈대를 가고 지고

갈대를 가게 되면 볼 사람 보련마는

못 가고 그리노라 하니 살든 애를 서기노라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은 흉년을 피하여 고향을 버리고 이국 땅으로 나갔다가 낭패를

당했지만, 그래도 그 땅을 벗어나지 못하고 흉년이 끝날 때까지 거기 누질러 앉고 만다.

이 탕자의 경우는 외국에서 흉년을 만나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여도

주는 자가 없어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자 고향 생각을 하면서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고

일꾼의 하나로 받아달라고 하겠다고 아버지를 찾아 돌아온다.

아득한 산골짝 작은 집에 아련히 등잔불 흐를 때

그리운 내 아들 돌아올 날 늙으신 어머님 기도해

그 산 골짝에 황혼 질 때 꿈마다 그리는 나의 집

희미한 불빛은 정다웁게 외로운 내 발길 비치네

위의 <산골짝의 등불>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도회지로 돈벌이 하러 집을 떠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간절한 그리움을 담은 슬픈 노래이다. 멀리 떠나간 자식을 그리워 보고파

하는 어버이의 마음이야 아버지나 어머니가 다름없이 다 똑 같음을 우리는 이 노래에서

알 수 있다.

뿐이랴!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오길 손 꼽아 기다리는 아버지의 깊은 심중을 잘 표현하고 있는

탕아의 비유도 위의 노래 가사처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혈연으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버이 자식 사이 하늘 삼긴 지친(至親)이라

부모 곳 아니면 이 몸이 이실소냐

오조(烏鳥)도 반포(反哺)를 하니 부모효도 하여라

김상용(金尙容)

 

오늘도 동구 밖 저쪽 먼데를 바라보며 아들이 하마나 돌아오려나 하고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가 저만치 꿈에도 그리던 아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아들이 자기에게 올 때까지 그새를 못 기다리고 달려가는 장면은 자식 그리는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을 우리에게 진한 감동으로 보여준다.

어와 네여이고 반갑꼬도 놀라왜라

운우(雲雨) 양대(陽臺)예 무산선녀(巫山仙女)다시 본듯

암아도 상사일념(相思一念)이 병이 될까 하노라

이정보(李鼎輔)

좋은 옷을 꺼내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고 송아지를 잡고 풍악을 울리고 아버지가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어와 반가올사 그대도록 반가울사

잃었다가 얻었고 죽었다가 살아온 자식

오늘은 이 아들하고 밤새도록 즐기리라

조선 중기 (명종-인조)의 선비로 일생을 시골에 묻혀 지냈으면서도 나라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을 시조에 직접적으로 나타냈던 강복중(姜復中)이 먼 친척뻘인 진산군수(珍山郡守)

방문하고 읊은 시조의 중장과 종장을 고쳐 아들 찾은 아버지의 기쁨을 간단히 나타내 본

것이다.

아버지의 살림을 창기와 함께 먹어 치운 동생을 위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았느냐면서 불평하는 큰 아들에게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니라 하고 아버지는 타이른다.

어리거든 채 어리거나 밋치거든 채 밋치거나

어리듯 미친듯 아는듯 모로는듯

이런가 저런가 하니 아므란쥴 몰내여라

집 나갔던 방탕한 아들이 배고픔을 못 참아 스스로 뉘우치고 돌아 오는 얘기 중 문 밖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멀리로 떠나간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자식

사랑의 얘기는 비록 짧은 얘기이지만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참으로 잘

들어내 주고 있다.

참조 : 누가복음 15장의 탕자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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