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0. 3. 15:09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가정말 보리고개를 넘었을까?
정말, 우리가 보릿고개를 넘었을까 | |||
내 어렸을 적 가장 큰 소원은 밥 한 번 배부르게 먹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하얀 쌀밥에 고깃국으로 실컷 배를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꿈이라도 잘꾼 날. 건너 뜸 잔치 집에 어머니의 치마끈을 잡고 쫄랑쫄랑 따라 갈 때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날이었습니다. 보름달 보다 더 큰 배를 안고 돌아오는 길은 달빛도 내 배를 쓰다듭습니다. 지금은 배가 고파 슬픈 날이 하루도 없는 데도 배불러 행복한 날이 하루도 없습니다. 아, 지난 유월. 정말, 우리가 보릿고개를 넘었을까요. 가을꽃이 피고 풀벌레 울음소리 애잔한 들녘에 서면 오매, 올해도 풍년이랑게, 안 먹어도 배부르제이.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당신의 그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