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을떠나보낸지 이제 백일이 다가옵니다,
숨을 몰아쉬며 내 손을 꼭 잡으며
'내가 결혼을 참 잘했네 하던 당신
처음으로, 안하던 이상한 소리를 해 가슴을 덜컹내려 앉게 하던 그날,
늘 반찬이 싱겁다, 맛없다, 성의없다, 먹던 반찬이다 티격대던
당신병수발 10개월째 되던날,
병상에 누운채 두 팔을 벌리곤 촛점없는 두 눈을 내게 보냈지요,
'몇일전처럼 쇼크상태가 올려나 허공을 헤매는듯해 놀래서 곁에가 살며시
두손을 잡아줄려고 했더니
대나무처럼 앙상하게 뼈만 남은 두 팔로 저를 휘감아 안았지요.
그러곤 힘이 없어 파르라니 떨며 했던말,
"여보 고마워. 내가 당신과 결혼한건 참 잘한 일이야, 당신이 최고야,"
그소리가 고맙다는 그 소리가 꽃처럼 아름다운 그 소리가
그 때 제겐 가시가 되었나봅니다,
목에 걸리고 가슴에 걸리고 이내 마음에 걸려 삼킬수가 없었습니다.
당신 그 곳 안부를 묻지 않았네요.
요즘 예년같잖게 일교차가 심합니다.
건강하게 잘 계시는지요.
그때 당신이 결혼생활이십여년 병원생활 10개월통털어 처음으로 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헸던거잖아요.
고맙다, 미안하다, 소리에 간 커져 방자해진다고 아끼던 말이었지요.
그러니 그날 그 소리가 제겐 또 다른 암시를 주었고
속에서 흐르던 슬픔을 주체할수가 없어
제 눈은 늘 토끼눈처럼 빨갛게 부어있었지요.
당신에게 들키면 당신이 많이 안좋다는걸 가르쳐주는것 같아
휴지통이 바닥나도록 닦고 또 닦았답니다,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이 가슴저편에 미움의 강을 만들고 서러움의 쪽배를 띄웠
습니다, 자꾸만 자꾸만 저도 모르게.
다시 못올 길을 가는 당신에게 그간의 야속함이 무어 그리 대수일까
다 받아주고 묻어주자. 아니 이해해 주자, 다짐하며
스스로 움직이지 못해 천근만근 무거운 발을 씻어주며 미움을 떨어내고,
골 패인 등을 닦아주며 누워있더래도 곁에 있어줘,
촛점 휑한 얼굴을 닦아주며 그간의 야속함 다 잊었다고
당신 향해 해바라기 같은 연한 웃음을 지어드리곤 했었는데 그 소리가 듣기좋아
라고 한 그 소리가 왜 그리 야속하던지요.
차라리 그동안 당신 하는식대로 막 나갔더라면 지금 제 가슴은 어떨까 생각해봅
니다. 하면 당신 마음은 어떤지요. 사과를 했다 생각하니 홀가분한지요.
몇일전부터 큰애가 배가 아프다고해 내시경검사를 했더니
위가 많이 상했다더군요.
한보름정도 약을 먹고있는 중인데 조금 나아 보입니다.
당신 계실때도 애들 키우는것 관리하는것 제 차지였는데 새삼 걱정이 앞서는건
왜일까요.
그리고 당신한테 따질게 또 있네요.
호적부 제 이름위에 있는 '그 여인'
또한 용서를 해야 되나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더니.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무덤까지 가져갈거였으면 아주 영원히 가져가지.
흔적은 왜 남겨 절 또 다시 왜 이렇게 힘들게 하나요.
당신을 보내고 주체할수없는 슬픔과 야속함이 교차하던 그날
제 손에 쥐어진 얇은 그 종이 나부라기가 저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친 그 이후론 제 마음은 이미 제 마음이 아닌듯 합니다,
당신을 향하던 연한 해바라기 연정은 이내 이파리마다 독화살촉이 되어
당신 영정을 향해 쏘아댑니다, 그런데
쏘아보냈다고 생각한 그 독화살이 제 가슴에 촘촘히 박혀 돌무덤이 되고
지옥이 됩니다, 아이들을 쳐다보는 제 눈에서도 독화살을 막 쏘아대나 봅니다,
큰애가 너무 힘들어 한다는걸 몇일전에야 알게 됐습니다,
아빠 잃은 고통도 어린 나이에 힘들건데 엄마의 고통까지 소롯히 넘겨줬으니까,
여보!
나 어떡할까요.
당신이 마지막 가시며 했던말,
고마워, 미안해, 그말에 담긴 속뜻이 이거였던가요.
그렇담
떨쳐버릴래도 떨쳐버려지지않는 제 고통 거둬가 주세요.
이제 와서 당신이 재혼자였던거 생각하면 무엇하겠어요.
풀어야 될 당신이 떠났으니
되씹어봐야 고통뿐이고 그건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않는대요.
전 이제 행복하고 싶어요.
당신을 보내며 상속포기를 선택했던 저였지만
우울한 내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요.
우리 아이들 제 닮은 미래 만들지 않을려면 저 엄청 노력해야 되는데
언제까지 과거에 휘청대며 분해하고 슬퍼해야 되겠어요.
저에게 진심으로 미안했다면
당신 향한 저의 증오 사랑으로 피어오르게 도와줘요.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당신이셨지만
몇번은 웃은 기억이 나네요.
그 순간은 행복이었을거라 우겨보며 이만 쓸까 합니다,
가슴이 쓸쓸하거나 힘들때 당신 찾아 올게요.
당신도 이젠 진심으로 대해 주세요.
그곳에선 당신 아들 말대로 늘 건강하고 행복했음 좋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