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식품, 실효보다 정신적 위안 더 커 |
무더위에 많은 보양식품들이 불티나게 소모되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원기가 부족하니 왠지 성생활이 시들해지고 재미가 없어 음식으로라도 보충해볼 생각을 한다. 지금은 흔치 않지만 오래전에 길거리에서 뱀과 원숭이를 앞세우고 정력에 좋다는 약 선전을 하는 광경을 보았는데, 몰려서 구경하는 아저씨들이 그 거짓말 같은 이야기에 진지한 표정으로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 참 놀라웠다. 정력에 대한 남성의 열정은 미용에 대한 여성의 열정 못지 않다는 말을 실감했었다. 비아그라를 비롯한 몇 가지 발기유발제들이 개발된 이후 많은 성기능장애의 치료에 혁명적인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부의 남성들 가운데 기능상에는 문제가 없음에도 좀 더 강해지고자 하는 성적욕구에 의해 정력제의 용도로 무분별하게 남용되지 않았나 하는 우려도 있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양 이외에도 여행객들이 미국이나 중국등지에서 밀수로 들여온 양이 엄청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불법 인터넷 판매 사이트도 많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의 젊은 층에서도 비아그라 사용경험이 4%정도 되니 무분별한 약물남용이 분명히 있다고 보인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약 10%는 자신의 정력이 대단히 약하다고 생각한다. 10명중 한명 꼴이니 적은 수가 아니다. 정력 강화를 위해 복용해 본 음식을 물어보면, 보신탕, 개소주, 뱀, 흑염소, 노루피, 해구신, 자라탕 등의 순으로 나타나는데, 보신탕, 흑염소, 개소주의 경우는 젊은 사람들도 먹어 보았다고 하나 해구신, 자라탕의 경우 50~60대가 주로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정력식품을 복용한 후 효과가 매우 있었다는 경우는 10%에 불과하다. 정력에 좋다는 식품들이 실제 효과가 있다기보다는 정신적 위안이라는 측면이 크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인체의 고환에서 정자를 만들 때 다량의 단백질이 소요되므로 고단백질 식품을 정력제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개고기나 뱀고기, 물개고기 등 흔히 알려진 고단백질 육류가 고래로 이용되어 왔다. 허나 이런 식품을 먹지 않는 서양인들의 경우에 정력이 더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서양인들도 정력에 대한 갈망은 우리나라 사람들 못지않을 것이다. 이들 정력식품들이 정말 효능이 있다면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들이 벌써 약제로 개발하지 않았을까. 아직 확실한 효능을 나타내는 물질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 옳은 견해겠다. 서울시립동부병원 비뇨기과과장(www.dbhosp.go.kr) |
'건강,생활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파 (0) | 2006.09.20 |
---|---|
전어구이 (0) | 2006.09.20 |
한국인의 10대밥상 (0) | 2006.09.20 |
술드신후 식초드세요. (0) | 2006.09.20 |
물보다 "차"가 건강에 좋다. (0) | 2006.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