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20. 00:07 건강,생활상식
복날 개고기는 왜먹어? 양고기가 있는데..
‘본초강목’에는 양고기가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됐다. 오장과 혈압을 다스리고, 당뇨·골다공증·피부미용·장내해독에도 좋다고 한다. 과학적으로도 양고기는 칼로리가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보다 낮고 콜레스테롤도 적다. 칼슘·인·아연 등 무기질은 많다. 단백질은 돼지고기보다 적지만 쇠고기보단 많다. 근섬유가 약해 보들보들 연하면서 결대로 찢어지는 육질은 개고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양고기라면 “노린내가 난다” “질기다”며 질색한다. 먹을 것 부족했던 과거 외국에서 들여온 양고기가 대부분 ‘머튼’이었기 때문이다. 양고기는 ‘램’(lamb)과 ‘머튼’(mutton)으로 나뉜다. 램은 1년 미만 어린 양에서 나오는 고기이고, 머튼은 늙은 양의 고기를 말한다. 모든 고기는 나이가 들수록 특유의 맛과 향이 강해진다. 특히 양은 젖을 떼고 풀을 뜯어먹기 시작하면서 풀을 분해·소화하는 효소가 몸 속에 생기는데, 이 효소가 소위 말하는 ‘노린내’의 주범이다. 램은 그 동안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수입이 늘면서 대형할인점(이마트 양재·분당·고잔점)등에서도 사먹을 수 있게 됐다.
오는 30일 중복과 다음달 9일 말복에는 수많은 육류들의 희생이 이뤄질 터. 수고한 이들을 쉬게하고, 양고기를 먹어보는 것도 방법. 양고기 전문 음식점 네 곳을 소개한다.
램하우스
‘양고기 맞나’ 싶을만큼 냄새가 없다. 식당 주인은 “숙성이 비결”이라고 한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들어오는 양고기를 사다가 냉장 숙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냄새는 빠지고 부드러운 탄력이 더해진다.
가스불로 달궈진 시뻘건 참숯에 ‘생갈비’(1인분 200g 1만7500원)을 얹는다. 밑면에 석쇠 무늬가 생기도록 구워진 뒤 한 번 뒤집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모르고 보면 일반 고기집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고기가 별미다. 고기가 젤리처럼 말랑말랑하다. 씹으면 배어 나오는 육즙은 끝 맛이 버터처럼 고소하다. 살짝 덜 익은 미디엄(medium)으로 먹어야 가장 맛있지만, 고기가 연해서 바싹 익혀도 괜찮다. 후추, 참깨를 섞은 소금에 찍어먹어야 양고기 참 맛을 가장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양파, 마늘, 토마토, 레몬, 땅콩 등을 섞은 소스에 찍어 먹어도 된다.
채소 찍어 먹으라고 나오는 된장이나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 등 음식 맛이 전반적으로 정갈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들깨를 넣어 구수하게 끓인 ‘버섯갈비전골’(중 2만7000원, 대 3만8000원), 양 사골로 끓이는 점심메뉴 ‘양곰탕’(6000원)도 잡맛 없이 깨끗하다. 서울 방배동. (02)522-0678
램랜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고기 식당이다. 올해로 17년째다. 2
년 미만과 1년 미만 양고기를 섞어 쓰다가, 3년 전부터는 1년 미만 양고기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양갈비를 ‘삼각갈비’(1인분 200g 1만8000원)라고 부른다. 갈비뼈에 붙은 양고기 모양이 삼각형이라고 그렇다.
가스불로 달궈진 석쇠에 양갈비를 얹어 굽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양겨자에 레몬즙, 들깨 등을 넣어 숙성한 소스에 찍어 먹는다. 고기를 소금과 후추로 밑간해 그냥 먹어도 상관없다. ‘걸레빵’이라 부르는 인도빵 난에다 양고기와 채소를 얹어 싸 먹어도 좋다.
들깨와 깻잎을 잔뜩 넣어 얼큰하게 끓이는 ‘전골’(소 1만원, 중 2만원, 대 4만원)은 감자탕과 비슷하다. 여기에 ‘공기밥’(1000원)을 넣고 죽처럼 끓여 먹는 손님이 많다. 양 다리뼈와 고기를 넣고 끓인 ‘양곰탕’(5000원), ‘수육’(2인분 3만2000원), 매운 갈비찜과 비슷한 만디찜(2인분 3만2000원)도 있다.
‘자라탕’(6만8000원), ‘용봉탕’(10만5000원)도 있어서 ‘보양식의 전당’ 같다. 자라탕과 용봉탕은 하루 전 예약해야 한다. 서울 마포. (02)704-0223, 3274-1986
불이아(弗二我)
중국사람들은 겨울에 보양식으로 훠궈(火鍋)를 즐긴다.
훠궈는 중국 쓰촨(四川)성의 대표적 음식. 둥그렇고 커다란 냄비에 ‘S’자로 칸막이를 쳐서 태극 문양을 만들었다. 한쪽에는 소의 반골뼈와 닭뼈를 각종 한약재와 함께 사나흘간 끓인 백탕(白湯)이, 다른쪽에는 여기에 유채기름과 고추기름을 더해 매콤한 홍탕(紅湯)이 담겨 있다.
여기에 얇게 썬 양고기와 청경채, 배추, 시금치, 쑥갓, 버섯 등을 넣었다 살짝 익으면 건져 먹는다. 찢어질 듯 부드러운 양고기를 들깨와 땅콩으로 만든 마장소스나 다진 고추를 넣어 얼얼하게 매운 간장소스, 다진 마늘과 소금, 참기름을 섞은 마늘소스에 찍어 먹는다.
양고기와 쇠고기, 채소, 버섯 등이 나오는 ‘훠궈정식’(1인분 홍대점 1만5000원, 강남점 1만8000원·2인 이상 주문 가능)를 대개 선택한다.
고수들은 ‘훠궈탕’(1만원)을 시킨 뒤 ‘양고기’(8000원), ‘모듬해물’(1만6000원), ‘모듬버섯’(1만원)처럼 원하는 재료만 따로 주문하기도 한다.
불이아(弗二我)는 ‘둘도 없는 우리’ 즉 절친한 친구 사이란 의미다. 서울 홍대점 (02)335-6689, 강남점 (02)517-6689
신강(新疆)
중국에 가면 거리에서 부채를 부쳐가며 숯불에 양고기꼬치(羊肉串)를 굽는 광경을 흔하게 본다.
양고기를 굽는 사람들은 대개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서양사람 같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 번성한 ‘실크로드’의 무대, 신장성(新疆省) 사람들이다. 양꼬치가 신장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서울 신촌과 교대 부근에 있는 ‘신장’은 양꼬치를 국내에 가장 일찍 소개한 식당으로 꼽힌다. ‘양꼬치’(1인분 10꼬치 신촌점 7000원, 교대점 8000원)를 주문하면 식탁 한가운데 움푹 들어간 사각형 구멍에 숯을 채운다. 구멍 위 쇠로 만든 틀 위에 양꼬치를 얹어준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만큼 꼬치를 틀에서 집어 아래 숯불 가까이 가져간다. 지글지글 ‘열 받은’ 양고기에서 기름이 쏙 빠진다.
독특한 향을 내는 즈란(孜然·향신료의 일종)과 콩가루, 참깨, 고춧가루 등 12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 양념에 찍어 먹는다. 맵고 짭짤해서 중국술이나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신촌점 (02)363-2688, 교대점 (02)525-1349
/내일 8월9일은 말복입니다. 아직 양고기 드셔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내일이 어떨까 싶네요. 사진은 김승완기자가 찍었습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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