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의 눈썹 >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모로 보나 남 부러울 데가 없을 것 같은 이 여자는 큰 컴플렉스가 있었는데

그건 눈썹이 없다는 겁니다.
정말 하나두요.

항상 짙은 화장으로 눈썹을 그리고 다녔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겠죠.
그러던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
정말로 사랑했어요
.
남자도 여자에게 다정하고 따스하게 대해 주었고 둘은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그놈의 눈썹 때문에 항상 불안했겠지요
일 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도 여자는 자기만의 비밀을 지키면서 행여나 들키면 어쩌나...
그래서 자기를 싫어하게 되면 어쩌나
...
따뜻하기만 한 남편의 눈길이 경멸의 눈초리로 바뀌는 건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
그렇게 삼년이란 세월이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이들 부부에게 예상치 않던 불행이 닥쳐왔습니다
.
상승일로를 달리던 남편의 사업이 일순간 망하게 된 거지요.

둘은 길거리로 내 몰리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했습니다.
먼저 시작한 것이 연탄 배달이었습니다
.
남편은 앞에서 끌고 여자는 뒤에서 밀며 열심히 연탄을 배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오늘처럼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던 오후였습니다.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리어카의 연탄재가 날라 와 여자의 얼굴은 온통 검뎅이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
눈물이 나고 답답했지만 여자는 닦아낼 수 없었습니다
.
혹시나 자기의 비밀이 들켜 버릴까 봐요.

그 때 남편이 걸음을 멈추고 아내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닦아주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눈썹 부분만은 건드리지 않고 얼굴의 다른 부분을 모두 닦아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눈물까지 다 닦아준 후 다정하게 웃으며 남편은 다시 수레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

바보 같은 아내는 남편을 사랑했나 봅니다.......
더 바보 같은 남편은 정말로 아내를 사랑했나 봅니다......
둘 다 바보입니다........

옮겨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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