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사진! 이렇게 찍자 2006/10/26 15:00추천0스크랩0

이젠 가을이다. 벌서 설악산은 붉은 옷을 입었다. 이제 곧 들녘은 황금빛으로 변할 것이다. 이럴 땐 가을을 즐기러 가는 나들이가 제격이다. 붉게 물든 산과 들은 ‘상추객’(賞秋客)들로 가득할 것이다. 하지만 여행에만 몰두한다면 남는 것 없는 허전한 여행이 되기 쉽다. 이럴 땐 사진이 ‘명약’이다. 사진이 존재하는 건 아마 ‘가을’ 때문이리라.


단풍이 한창인 산야에 도착하면 경치 좋은 곳을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게 마련이다. 이 때 가장 먼저 충고할 점은 “사람이 사진에 크게 나오도록 가까운 거리에서 찍어라”는 것이다. 뒤쪽 배경을 다 넣으려면 ‘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점점 뒤로 물러나게 된다. 자연히 사람은 상대적으로 작게 찍히게 된다. 단체사진일 경우 어떨 땐 누가 누군지 얼굴 구분조차 가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작게 찍히는 건 이 때문이다.

요즘 시중에 보급되고 있는 간단한 디지털 카메라도 거의 대부분 ‘줌’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기능을 광각렌즈로 설정하고 과감히 사람에게 다가가 상체 위주로 사진을 찍어보라. 배경은 뒤에 살짝 걸치기만 해도 된다. 사람들의 표정이 살아있는 박진감 넘치는 사진이 탄생할 것이다.

그리고 이럴 땐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하며 사람들을 긴장시키거나 억지웃음을 짓게 하는 건 권유할 만한 촬영법이 아니다. 촬영할 때 가벼운 농담을 건넨다던지 인물들이 촬영을 의식하지 못할 때 찍는다던지 해서 자연스런 표정을 이끌어 내는 것도 촬영자의 한 능력이다.

사람 키보다 높게 보이는 단풍 든 산이 배경이라면 촬영자가 앉는 로우 앵글을, 발아래 억새나 가을바다가 배경이라면 높은 곳에 올라서는 하이 앵글을 구사하는 방법은 한 단계 높은 촬영법이다. 이러면 배경과 사람사이의 불필요한 간격이 줄어 사람을 더 크게 찍을 수 있을뿐더러 사진의 짜임새도 나아진다.

그리고 요즘 같은 ‘디카’시대에 필름값 걱정은 사라졌으니 마음껏 여러 장 찍는 것도 ‘NG’사진을 줄이는 비결이다. 주요장면에 3장 이상 찍으면 적어도 주인공들이 눈을 감았다든지, 플래시가 안 터졌다든지, 고개를 돌려 얼굴이 안 보인다든지 하는 낭패는 면할 수 있다.

하지만 기념사진 같은 정적인 사진은 움직임을 찍는 동적인 사진에 반만 못하다. 단풍잎을 따는 아내의 모습, 들판을 달리는 꼬마들의 질주, 가족끼리 함께 먹는 도시락 시간 등은 아주 좋은 촬영 소재다. 이럴 때 카메라를 들고 가감 없이 찍어두면 그 사진에 얽힌 추억은 평생토록 오래갈 것이다. 사진은 움직이는 시간을 멈추게 해 이를 간직하는 수단이다.


또한 가을만큼 역광사진이 어울리는 계절은 없다. 흔히 역광사진은 되도록 피해야 하는 촬영금기로 알려져 있다. 사진 속 주인공들의 얼굴이 강한 후광에 묻혀 아주 어둡게 나오기 때문이다. 이럴 때 카메라의 플래시를 강제 발광 모드로 전환해 빛을 터뜨려줘야 하는 것이 그 방지법이다. 수동식 카메라를 가진 분이라면 적정노출을 맞춘 뒤 그 상태에서 플래시를 얼굴 쪽으로 터뜨려주면 배경과 얼굴이 같은 노출로 맞춰져 깨끗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더욱이 억새나 갈대밭처럼 가을내음이 물씬 풍기는 곳을 배경으로 삼고 싶다면 오히려 역광을 잘 이용하자. 환상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단풍이나 억새를 배경으로만 여기지 말고 소품으로 이용해보자. 단풍잎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던지 억새풀밭 사이에 눕는다던지 하는 적극적인 연출은 ‘사진으로 추억 만들기’의 또 다른 매력이다.

마지막으로 사진 찍을 때 주의 사항을 잠깐 밝혀둔다. 사진 욕심을 앞세워 너무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은 실족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는 되도록이면 사진 찍는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방해하지 말고, 입장바꿔 지나간다고 사진 찍는 것을 방해하지 말자. 공공장소에서 사진 찍는 공중 에티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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