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단어 중에 하나가 ‘미녀’ 입니다. 러시아를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길거리에서 만나는 여자들이 모두 모델 같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주변의 여자 승객들이 하나같이 미인이라 어디로 시선을 둬야 할지 몰랐다는 다소 과장 섞인 얘기들도 늘어놓습니다. 러시아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상품’ 3가지로 보드카, 흑빵, 여자를 꼽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 2005 미스 러시아 선발대회에서 우승한 극동 하바로프스크 출신의 알렉산드라 이바노프스카야 **
제가 13년을 러시아에서 살면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같은 평가들은 어느 정도의 과장은 포함하고 있지만 충분히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 균형미를 갖춘 체형이 돋보입니다. 조그만 얼굴,뚜렷한 이목구비, 가녀린 허리, 길고 곧은 다리 등 현대 미인의 조건을 고루 갖췄습니다. 금발과크고푸른 눈, 백설처럼 흰 피부색이 균형 잡힌 몸매를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유태인들처럼 지나치게 코가 높지도 않고, 게르만족처럼 몸집이 크지도 않으며, 아시아 여성들처럼 다리가 짧거나 광대뼈가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러시아인들 스스로도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민족이란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이같은 인종적 장점만이 러시아 여성들을미녀로 만드는 요인은 아닙니다. 끊임없는 꾸미기와 자기 관리도 아름다움의 중요한 비결입니다. 가까이서 보다 보면 러시아 여성들의 자기관리는 경탄을 자아낼 정도입니다.
여자 아이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발레, 무용, 체조, 수영 등의 운동으로 아름다운 몸매 만들기를 시작합니다.어린아이들에게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 보다 균형잡힌 체형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만사를 제쳐놓고 학교가 끝난 자녀나 손자.손녀들을 집 근처의 스포츠 센터, 체조.무용 클럽 등으로 데려 갑니다.거기서1~2시간 씩 하는 수업 내내무작정 앉아 기다리다 집으로 데리고 오는 일을일주일에 몇번씩반복합니다.과외로 한두가지 운동이나 무용 등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지역마다 갖춰져 있는 공원에서 산책을 하는 것도비만 예방에 커다란 기여를 합니다.보통 저녁 식사 후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집 근처의 공원을 찾아 1~2시간씩 산책을 합니다. 영하 10~20도의 날씨에도빼먹지 않는 일과입니다.식사 후 곧바로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책상 앞에 앉은 우리 애들하곤 전혀 다른 생활 패턴입니다. 우리처럼 군것질 거리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살이 찔 틈이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균형잡힌 몸매의 기초가 만들어지는 이유입니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여자 애들은 자기 몸 가꾸기에 더욱 신경을 씁니다.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해 철저하게 다이어트를 합니다. 요금이 만만찮은 미장원도 수시로 찾아갑니다. 평균 임금이 500달러(약 50만원) 정도인 모스크바 시내에 머리 한번 하는데 50달러가 넘는 미장원들이수두룩 합니다.그래도 손님들로 항상 붐빕니다. 밥을 굶더라도 몸치장엔 돈을 아끼지 않는 러시아 여성들의 습성 때문입니다. 끼니를 굶고 교통비를 아껴서라도 마음에 드는 옷과 액세서리를 사는게 러시아 여성들입니다.모스크바 시내엔 내로라 하는 유럽의 명품 매장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습니다.수천달러씩 하는 프랑스, 이태리제 의류와 보석, 장신구들이 끝없이 팔려 나갑니다.
이같은 러시아 여성들의 몸가꾸기는 결혼을 하면서 한풀 꺾입니다. 이제 임자를 만났으니 그만큼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서서히 몸무게가 불어나고 소위 ‘드럼통’ 으로 변해가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경제사정이 좋아지면서 기혼여성들도 몸 가꾸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시족처럼 기혼녀인지 미혼녀인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늘씬하고 잘 꾸민 여성들이 적지 않습니다.
시장경제 이행과정에서 떼돈을 번 신흥부자들은 먼저 벤츠, BMW 같은 좋은 자동차를 사고, 그 다음 낡은 아파트를 유럽식으로 확 뜯어 고치고, 그 다음엔 마누라 치장하는데 돈을 쏟아 붓는 것이 유행처럼 됐습니다. 기본 바탕이 있으니 조금만 신경써도 모델 뺨치는 미인들로 되살아 나는 거죠.
최근들어 러시아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불평이 생겼습니다.빼어난 미녀들이 길거리에서 사라졌다는 겁니다.제대로 된 관찰입니다.미모로 한다하는 여자들이 걸어 다니거나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거의 없어졌기 때문입니다.모두들선팅이 된 고급 자동차안에 타고 있으니눈에띌리가 없죠.미모 덕에 개방 이후 성공한기업인이나 '마선생'(마피아)들의 배우자가 되거나 적어도 애인자리는차지한 겁니다.
러시아 여성들에겐 유부남의 애인이 된다는게 우리처럼 죽을 죄 정도로도덕적 지탄을 받지 않습니다.동시에 결혼한 여자가 남자 애인을 만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됩니다. 기본적으로 부부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 문제지 주위에서 나서서 참견할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죠. 이테마는 언제 또 시간이 있으면 한번 얘기하기로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