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30. 14:40 여행,레저

모로코 기행 3

 
모로코 기행 3, 고도 오아시스 페스 2006/07/18 08:59추천0스크랩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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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죽 제조공장

고도 오아시스 페스



차가 밀밭과 초원으로 된 산들을 요리조리 넘어 다니더니 드디어 옛 도시 페스에 닿는다. 라바트에서 동쪽으로 160km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페스는 상주인구가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이다. 801년 이드리스왕조의 제2대 이드리스 2세가 수도로 삼은 후 마그레브에서의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1276년에 마리니드 왕조가 새로운 페스를 건설하였으며 오른쪽 강가의 옛 도시가 페스알발리, 왼쪽의 새로운 도시가 페스알제디드이다. 이 도시는 대서양 연안의 카사불랑카나 라바트에서 지중해 연안의 알제로 통하는 대상로의 요지로 상공업이 발달했다.

먼저 찾은 페스 왕궁은 넓이가 42헥타르로 여의도만한 크기이다. 12세기에 건립한 이 왕궁은 오랜 세월에 파괴된 것을 16세기에 다시 지었다. 주위에는 담장을 높이 쌓아 놓고 정문은 군인들이 보초를 서서 출입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들어가 보기는커녕 겨우 정문 앞 광장에서 황금빛 정문을 바라보았을 뿐이다.

정문은 황금빛 장식을 해놓고 담장에도 갖가지 색깔의 타일을 붙여놓은 것이 호화롭기 그지없다. 이 왕궁은 왕이 거주하지 않고 단지 일이 있을 때에만 행차하는 이궁인데도 1년 내내 왕을 맞을 준비를 해두고 있다니 국왕은 역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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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정문

먼 길을 달려와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식당에 들려서 점심식사를 한다. 식당 건물은 회교사원을 모방하여 지은 것으로 내부에는 작은 타일을 붙여서 화려하게 장식을 해놓았다.

점심식사는 양고기 요리에 빵이다. 원주민들이 평상시에 먹는 식사란다. 그런데 먹어보니 배가 고파서 그런지 먹을 만 했다. 이곳 모로코 사람들은 양고기가 주식이란다.

오후에는 이곳 재래시장을 구경했다. 9세기 초에 형성된 이곳 재래시장은 무려 7.000여개의 미로가 있는데 그것은 300개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단다. 1천년 전에 형성된 시장의 골목길은 겨우 2명이 스쳐 지나갈 정도로 좁다.

그래서 모든 물건은 어깨 메고 운반하거나 당나귀 등에 싣고 운반을 한다. 더구나 오래된 건물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길 위의 양쪽 건물 사이에다 버팀목을 받혀놓았으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그래서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한번 들어가면 못 찾아 나온다고 한다. 아니, 내가 들어가 보니 이 시장에서 찾아 나오기는 아예 불가능 했다.


길가에 늘어선 상점에는 가죽상품점이 가장 많고 은 세공품과 의류점, 잡화점, 기념품점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기념품상점에 들려서 세 번째 아프리카에 온 기념으로 은 세공품 하나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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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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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세공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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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세공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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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상점


시장을 구경하다가 앞사람을 따라서 겨우 한 사람이 오를 수 있는 좁다란 계단 길을 올라보니 온천지가 가죽제품이었다. 그런데 가죽냄새가 얼마나 지독하든지 허브 잎을 코에 대고 있는데도 숨을 쉴 수가 없다. 그곳이 바로 가죽제품 전시장이다.

그런데 저만치 내려다보이는 가죽 가공공장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모습이다. 100여개나 되는 커다란 통속에 도축한 양가죽을 담아놓고 무슨 약품을 넣은 후 사람이 들어가서 발로 가죽을 밟아서 가공을 하고 있다.

어떤 통은 붉은 피가 가득하고 또 어떤 통은 푸르고 희고 누른 약품이 담겨져서 거기서 가공을 하는 사람 역시 푸르고 희고 노란 물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냄새 또한 지독하다.

가까이 다가가서 한번 자세히 보고 싶었으나 지독한 냄새 때문에 다가설 수가 없다.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이런데 작업을 하는 사람이야 오죽할라고. 지옥도 아마 저를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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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죽 제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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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죽 제품 상점


거기에도 회교사원은 있었다. 하지만 보수공사를 하는 중이어서 들어가 보지 못했다. 857년에 창립된 이슬람신학대학과 아랍문예 중심의 알 카라윈대학 그리고 2,0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사원 창시자인 물라이디스의 묘 있다고 하지만 사정의 여의치 않아서 그대로 지나치고 말았다.

이러한 메디나(Medina)는‘도시’라는 뜻으로 모로코가 프랑스에 의해 식민지가 되기 전까지 도시적인 삶의 중심지를 의미했다. 미로처럼 복잡한 골목길과 노천 시장들, 공동체의 공간들로 구성된 메디나에는 모로코 특유의 독특한 냄새가 배어 있다.

모로코의 메디나 가운데서 현재 약 백만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페스 메디나는 역사적인 가치가 풍부한 종교와 문화, 예술, 그리고 상업의 중심지이다. 모로코에서 가장 경이로운 메디나로 알려진 이곳은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중세 도시를 대표하며 스페인과 아랍 문명의 진수를 이루고 있다.

북서 아프리카의 이슬람교 발상지인 이곳은 주민들 모두가 회교도들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살라마니코[신의 가호가 있기를!(안녕!)” 이라는 인사말을 한다.

‘이슬람’은 복종을 ‘무슬림’은 복종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의 이슬람교도[무슬림]들은 14억 명이나 되는데 그들은 국가가 아닌 종교로 뭉친다. 왼손에는 칼[더러운 것]을 들고 오른 손에는 코란 경전[사랑, 좋은 것]을 들고 생활하는 그들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순박한 사람들이다.

페스 시가지를 조망하기 위해서 언덕을 오른다. 경사지에는 넓고 큰 공동묘지가 있었다. 그들은 사람이 죽으면 관도 없이 시체를 그대로 땅에 묻는다고 한다. 그 위에다 비석을 세워놓았으니 묘지는 크고 작은 비석만 빽빽이 서 있다.

언덕 위에는 옛날에 쌓아놓은 요새가 있었다. 패스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니 옛날에는 대단했을 것 같다.

요새부근에 있는 언덕 위에 올라서니 사원을 중심으로 한 구시가지가 한눈에 든다. 작은 집들이 빽빽이 들어선 주택들, 거기에 둥근 텔레비전 위성안테나가 수없이 달려있는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다. 모로코는 국영방송국 2개국뿐이어서 다양한 프로를 원하는 주민들은 위성안테나를 설치하여 유럽의 방송을 시청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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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물건을 나르는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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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이 무너질려고해서 길 위에다 나무로 버팀목을 만들어 놓았다.


신시가지에는 무하메드 5세의 거리가 있었다. 그는 프랑스와 스페인으로부터 모로코의 독립을 쟁취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숭앙을 받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딴 이 거리는 넓은 길 양쪽에 찻길이 있고 그 중앙에는 야자나무와 푸라타나스가 늘어섰는데 거기에 벤치가 놓여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페스는 현대거리 보다도 1천년 전에 건설된 메디나가 역시 명물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비좁고 불편하고 지독한 냄새가 나는 메디나를 보려고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온다니 참으로 희한하지 않는가. 페스를 떠나면서 나는 다시 한번 메디나를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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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는 국영방송국 2개 뿐이므로 다른나라 방송을 듣기위해 집집마다 위성안테나를 설치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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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주석 세공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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