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30. 13:33 여행,레저

엘로우 스톤

 

[스크랩]옐로스톤 (2) 2006/06/09 06:57

추천0스크랩0
원문출처 : Duke로부터의 엽서

12. Norris Geyser Basin이라는 곳을 구경한다. 근처에 이르자 마치 산불연기가일어나듯 이곳 저곳에서 진한 연기가 솟아 오른다. 숲에서 나는 연기는 진짜 산불난 것 같고, 들판에서 나는 연기는 전쟁터처럼 보인다. 이곳에는 크고 작은 간헐천과 온천이 지천이다. 겨울여행 온 것 처럼 간간히 눈과 우박이 내리는데 뜨거운 열기가 흐르는 이곳 분지를 구경한다. 들판의 나무 길 위를 걷는데 완전 노천에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인지 찬바람이 너무 심해서 아주 춥다.

여행60-1.jpg

그래도 이리 보고 저리 보며 구경을 한다. 신기하다. 가이저나 온천 옆으로 개천이 흐르는데 물이 따뜻해서인지 이끼가 끼었고 그래서 흐르는 물이 녹색으로 보인다. 물이 마른 곳은 녹슨 것처럼 붉은 색으로 변해 있다. 국 끓듯 부글거리는 크고 작은 온천들과 증기기관차처럼 하얀 연기를 쉴 새 없이 뿜어대는 간헐천을 본다. 분출(eruption)을 보고 싶었으나 Old faithful처럼 규칙적이지 않아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 없는 우리는 내일 올드 페이스펄에서 분출을 보기로 하고 잠시 기다리다 옮기기를 반복한다.

여행60-2.jpg

한2-3미터의 작은 분출을 보았는데 참 신기하였다. 옐로스톤에 오니 멋지다,고 말하기 보다는 신기하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우리가 제법 오랫동안 분출을 기다린 간헐천중에 steam 가이저가 있는데 이 놈이 올드 페이스펄보다 2-3배 높이 치솟는다고 한다. 세계에서 제일 높이 솟구치는 간헐천이라는데 불규칙적이라서 올드 페이스펄보다 덜 유명한 것 같다. 최근의 메이저 분출이 5월 23일인 것을 보니 최소한 몇 주동안은 높이 솟구치지 않나 보다. 하여튼 이곳에서는 스팀이 특히 많이 나왔는데 스팀이 멀리 날아와 기체가 액화되면서 작은 물방울이 되어 우리에게 떨어진다.

여행60-3.jpg

여행60-4.jpg

옆에는 아주 예쁜 크리스틴 스프링이라는 것이 있다. 스팀가이저에서 한 100미터 떨어진 것 같은데 스팀 가이저가 메이저 분출을 할 때는 크리스틴 스프링의 물이 쫘악 다 빨려 들어가 이곳은 빈 구멍만 남는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저 지하는 어떻게 생겨먹었을까? 어떤 압력이 물을 끌어모아서 위로 솟구치게 하는 걸텐데 어디서 어떤 압력이 나와서 어떻게 작용할까?

13. 이런 지형이 우리나라에 있으면 국립공원이 되었을까? 아니면 뜨거운 흙으로 하는 찜질이 비싸게 팔리는 온천단지가 되었을까? 우리가 이네들보다 좀 더 각박하고 자연을 모르고 산다면 그것은 민족성의 차이가 아니라 자연환경의 차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14. 아까 스팀이 나오는 작은 구멍 곁에서 다리에 스팀을 한참 쐬었는데 지금 다리가 미끈거린다. 유황온천을 한 것인가? 피부에 좋을 지 모르겠다. 지은이에게 다리 이야기를 하며 얼굴을 한 번 대어볼까 했더니 한심한 듯 쳐다본다. 내 같은 사람들 때문에 한국에서는 옐로스톤의 부글거리는 진흙이 국립공원이 안되고 찜질이나 팩용으로 될 우려가 생기는 것이라고 자아비판을 한다.

15. 캐년 빌리지에서 핫초코와 스프를 시켜 가져온 김밥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는다. 밖에서는 우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담배 피려고 나오니 우박에서 함박눈으로 변한다. 6월중순에 이게 무슨 일이람. 조지아주에서 왔다는 무지하게 예쁜 여학생이 듀크잠바를 입고 있으니까 내게 NC에서 왔냐며 말을 건다. 그녀는 탱크탑 입고 여행왔는데 추워서 여기서 긴 옷을 두벌이나 샀다고 한다. 그러더니 핸드폰 카메라로 눈을 찍어서 연방 조지아주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고 있다.

여행60-5.jpg

16. 옐로스톤에서 캠핑할까 고민하다 7월말쯤에 어디 놀러가서 해보기로 하고 텐트를 안가져왔는데 오늘 날씨보니 안가져오길 잘했다. 쏟아지는 별을 보며 캠핑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번주 흐린 날씨에는 별도 보기 힘들 것 같고, 애 데리고 텐트쳤으면 가혹한 추억이 되었을 것 같다.

17. Grand Canyon of Yellowstone을 구경하고 있다. 눈 맞으며 보는 캐년의 색다른 맛을 즐긴다. 애리조나에서 봤던 그랜드캐년이 옆으로 단층이 진 절벽을 가졌다면 이곳의 그랜드캐년은 위에서 흘러내리는 선을 가졌다.수묵담채. 붉지 않고 검은 색이 많다. 조금 더 가서 다른 곳을 보니 검은 색과 함께 노란색의 절벽이 나타난다. 노란색?…가만 그래서 이곳이 yellow stone인가? 이곳이 왜 옐로스톤인지는 책자나 안내문에서 보지를 못했는데 캐년의 노란색 절벽을 보니 그 이름이 여기서 온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행60-6.jpg

이곳 캐년은 그 규모면에서 보면 그랜드캐년에 비할 바 못되지만 그랜드캐년과는 또 다른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의 좁은 계곡을 통해 힘차게 내려가는 시퍼런 물과 그 시퍼런 물이 바위에 부딪쳐 만드는 하얀색 줄 무늬가 위에서 한눈에 보이면서 정말로 장관을 연출한다. 동양화를 보는 느낌도 든다.

여행60-8.jpg

여행60-7.jpg

이곳의 폭포를 보기 위해 오랫동안 트레일을 한다. 한참을 내려가니 폭포의 상단에 이른다. 가는 길에 Ospree라는 물수리가 캐년의 우뚝 솟은 돌기둥 위에 나뭇가지를 얼기 설기 엮어 커다란 집을 만들고 그곳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장면을 본다. 옐로스톤의 자연 그대로의 동물들 보는 재미는 이곳의 독특한 매력인 것 같다.

여행60-9.jpg

여행60-10.jpg

폭포의 강력한 물줄기와 폭포에 다다르면서 속도가 빨라지는 물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고 이제 위로 올라가려는데 부성이가 안아달라고 한다. 그래 한참을 내려올 때 너 고생했지. 올라갈 때는 아빠가 안아줘야지. 녀석을 안고 목마 태우고 계단을 밟고 올라오는데 힘이 든다. 내려서 가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을 안재봐서 모르겠는데 20분 이상 그렇게 온 것 같다. 녀석은 내가 힘들어하니까 괜히 미안한지 내린다는 말은 안하고 안겨서 내 팔을 주무른다.

18. 디카 밧데리가 죽었다. 보통 하루는 가는데 오늘 너무 많이 조작했나보다. 마침 충전장치도 숙소에 두고 왔는데…우리는 숙소가 멀지 않으니 가서 가져오기로 한다. 사진 없이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데 우리는 사진을 못 찍는 상황이 되니까 여행의 재미가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진다. 북쪽으로 올라가려면 어차피 서쪽으로 가야되니 금방 다녀오자고 의견을 모으고 서문을 향해 간다.

가는 길에 드디어 버팔로떼를 만난다. 이십여 마리가 도로를 건너가고 있다. 차들 몇대가 길가에 그냥 선다. Bison 무리가 차들 사이를 지나다닌다. 우리 차 옆으로도 지나간다. 창을 열고 보니 녀석들의 눈망울이 너무 착하게 보인다. 우리 황소만하다. 색깔은 검고 얼굴이 좀 더 큰 것 같다. 새끼들 2마리도 보는데 새끼는 어미들과 달리 색깔에 좀 황색기운이 있다. 천천히 지나가는 이 놈들을 보면서 사진을 찍지 못한다. 안타깝다. 내일 다시 만나면 좋겠다.

'여행,레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 관광명소 찾기  (0) 2006.09.30
티벳의절경  (0) 2006.09.30
이스탄불  (0) 2006.09.30
월출산  (0) 2006.09.30
인도  (0) 2006.09.30
Posted by ogfriend

블로그 이미지
오래된 그리고 좋은 친구들이 가끔들러 쉬다 가는곳..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 중 게재됨을 원치 않으시거나,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으면 즉시 게재한 내용을 삭제하겠으니 삭제요청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모닥불 올림. Any copyrighted material on these pages is used in noncomercial fair use only, and will be removed at the request of copyright owner.
ogfriend

태그목록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1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