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22. 16:38 살아가는 이야기

한쪽눈

가슴이 찡한 이야기
2006.03.12

   
난 어릴적에 한적한 어촌에서 살았다. 우리집은 쌀 한톨 사지못할 만큼 가 난했다. 우리집의 식구라고는 어머니와 , 나 둘뿐이었다. 난 엄마가 창피했다. 우리 엄마는 눈이 한쪽 밖에 없었다.그 때는 왜 우리 엄마의 눈이 그랬는지 몰랐었다. 어느날 학교에서 부모님을 오시라고 했다. 나는 엄마가 오는게 창피해서 엄 마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그리곤 난 학교로 갔다. 난 당연히 엄마 가 시장에서 고기를 팔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엄마는 어떻게 알았 는지 학교로 오셨다. 반 아이들이 엄마를 보고 수근거렸다. 난 창피했다. 너무나 창피해서 엄마에게 소리쳤다. "어떻게 알고 왔어. 왜 학교에 왔어?" "준혁아! 그래도 엄마가 학교에 와서 선생님을 뵙고 우리 준혁이 잘 부탁드 려야지" "싫어, 나 학교 안다닐래!" "준혁아!" 그리고는 난 며칠동안 학교에 가지 않고 바닷가 선착장에 앉아 엄마를 원망 했다. 그 때 난 가난한 우리집이 싫었고,한 쪽 눈밖에 없는 엄마가 싫었 고, 그런 집에서 살아가야하는 내가 싫었다. 그러다 어른이 되었다. 난 서울로 올라와서 살게 되었다. 남들처럼 대학도 다니고 여자도 사귀고 그리곤 결혼도 했다. 난 엄마가 내 결혼식에 오는것 조차 싫었다. 그래서 결혼식 때에도 알리지 않았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내가 자식을 갖게 되었을때, 어느 한 통의 전화가 왔 다. "네 여보세요" "나다, 에미다. " "누구시죠? 전 어머니 없어요" "준혁아, 에미다, 얘 준혁아" "난 어머니가 없다니까요" 그리고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여보, 누구예요?" "아냐, 잘못 걸려온 전화야"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난 어머니의 존재를 잊은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어느날 또 한통의 전화가 왔다. 삼촌이었다, "준혁아,어머니가 어제 돌아가셨다.!" "내려오도록 해라" 난 내키지 않았지만, 내려갔다. 내가 살던 집이 그대로 있었다, 마루에는 내가 좋아하던 고등어가 쌓여 있 었다. 삼촌이 이야기를 해줬다. 내가 모르던 사실들을...... 원래 난 엄마의 친아들이 아니었다. 아이들 갖지 못해던 엄마가 날 고아원 에서 데려온 것이다. 그 때는 우리집은 부자였다고 했다. 근데 엄마가 데려 온 난 눈이 한쪽 밖에 없는 아이였다. 당연히 집안에서는 엄마와 아빠에게 날 다시 돌려보내라고 했다. 그러나 엄마는 날 버리지 않았다. 아빠와 함 께 집을 나와 이 어촌에 작으마한 집을 갖게 된것이다. 그리고 엄마는 한 쪽 눈으로 세상을 볼수밖에 없는 나에게 당신의 눈을 주셨다. 아무 조건도 없이 그저 ...... 그리곤 어느날 아빠는 내가 고등어가 먹고 싶다고 보채는 바람에, 비바람 이 몰아치는 밤에 고등어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셔서는 다신 돌아오지 않으 셨다고 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후회하셨다고 했다. 내 결혼식에 참석하 지 못한것을... 그리고는 금방 내가 돌아올꺼라면서, 내가 좋아하던 고등어를 시장에서 매 일 한마리씩 사셨다고 했다. "우리 준혁이가" 올꺼라면서..... 난 울지 않았다.아니 울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주신 눈으로는 도저히 울수 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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