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22. 16:06 살아가는 이야기
임종을 앞둔 81세 부크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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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장과 혈관계통 질환으로 한쪽 다리를 자르고 1월 말 병원 치료를 중단한 뒤 호스피스 시설로 들어갔다. 1982년 논평부문 퓰리처상을 받은 그는 1962년부터 40년 넘게 미국의 워싱턴 지도층을 풍자하는 신디케이트 칼럼을 써 왔다. 다음은 칼럼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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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투석치료를 받다 같은 건물에 호스피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번 둘러봤는데 모든 게 좋아 보였습니다. 사실 투석치료를 그동안 너무 많이 받았지요. 그래서 치료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라디오 토크쇼에서 치료 중단 결정을 밝히자 격려 편지가 답지했습니다. 제 결정을 지지하는 내용이라 마음이 편안합니다.
호스피스에 처음 왔을 때 기껏해야 2, 3주 버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6주가 지났습니다. 노인의료보험 혜택을 저만큼 많이 받은 사람이 또 있을까요.
호스피스에서는 환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맥도널드에 밀크셰이크, 햄버거도 사람을 시켜 사올 수 있습니다. 병원이었다면 맘대로 먹지도 못하게 했을 것입니다.
방문객도 끊이지 않습니다. 그중에는 가족도 깜짝 놀라는 유명인도 많습니다. 투석치료를 받았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언제 죽게 될지 의사와 간호사에게 매일 물어봅니다. 정확히 대답해 주지 않습니다. “당신에게 달려 있지요” 하는 의사에게는 “또 그 대답인가요” 하고 몰아붙입니다.
아들 부부가 만들어 온 요리와 하겐다즈 요구르트도 먹고 있습니다. 절 기쁘게 해주려면 역시 음식이 최고랍니다. 어느 날 친구한테 ‘쇠고기 샌드위치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다음 날 무려 10개나 사왔답니다.
어떤 이들은 제가 아직도 살아 있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복을 기원하는 카드를 보내는 사람마저 있습니다. 어떤 답장을 보내야 할지 참 곤란합니다.
전 이곳에서 ‘죽지 않을 사람’(The Man Who Wouldn′t Die·과거 미국 TV 드라마 제목)으로 통합니다. 계속 살아 있다면 언제까지 머물게 해 줄까요. 솔직히 지금 나갈 수 있다 해도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전 지금 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송평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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