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만난 농촌 아가씨, 에이미





2층기차가 달리기 시작했을 때, 옆자리엔
버지니아에 사는 농촌 아가씨가 찾아와 앉았다.
이름이 ‘에이미’(Amy)라고 했다. 닉네임은 ‘에플’이라고.
“먹으면 맛있는 사과 말이냐?”
“네, 하하하…”
영어에 무슨 고하가 있나?
그렇다고 놓고 하는 대화체로 말하기도 또 받들어 모시기도 그렇다.
그래 젊은 아가씨가 나이께나 먹은 내게 존대하는 걸로 했다.하하


볕에 검게 그을린 피부에다 팔다리가 아주 튼튼해 보였다.
농촌에서 산다면 아무래도 육체노동을 피할 수 없을 테지…



키가 훤칠하게 크고 골상이 반듯한 아가씨가 책은 펴들었으나
나와의 대화에만 열중했다.
기차가 시카고에 도착할 때까지 에이미는 내게 끝없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 많은 얘기를 여기에 다 재생할 수가 없다.
“아직 미혼이냐?”
“조그만 마을에 살면서 한마을에 사는 남자랑 깊이 사랑을 했어요.
그가 딴 여자랑 결혼을 했어요.
그후 난 결혼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을 정리했어요..”

난 슬슬 장난기가 발동했다.
미소의 연막을 쳐놓고 물었다.
“그것이 열등감,배신, 패배감 같은 일종의 심리적인 속박 때문이냐?
아님, 에이미 자신의 미모와 능력같은 긍지나 만족 때문이냐?,
어느 쪽이냐?”
에이미는 당황의 기색을 감추려 했다.


에이미는 물었다 이 사진 엘범에 넣어두고 보실 게에요? 출판하실 거에요?
“만족해요. 현실에 충실하며 사는 거죠 뭐.”
“신념이나 가족애는 미덕이야.
열등감은 이 나라에선 악덕이야.”
“하하 난 열등감 없어요.돈이 없다는 걸 빼곤.”
난 여기서 만유재산과 사유재산에 관해 설명하고
"너와 난 부자다.
모두가 부자다.
하늘 땅, 공기. 빛, 문명된 사회와 교육,
공공시설과 건강이 모두 만유재산이다.
진정한 부자는 만유재산을 향유하는 사람들다.
사유재산은 감옥이다.
세상의 부자는 그 감옥의 죄수들이야."
라고 평소의 지론을 얘기해주었다.

에이미는 박장대소를 하며
“3백% 찬성, 동의해요,”
하고 떠들었다.


“비만은 미국의 사회문제인데. 넌 날씬하다.
육체적으로 아주 이상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다.
너에게 필요한 것은 야망이야.”
“현재 내가 행복한 데두요?”
“내일이나 모래, 10년, 20년뒤의 너는 지금의 너가 아니지?
모든 형태는 가변적이니까.
몸도 마음도 그리고 사회적인 환경도 달라져."
“전 변화를 좋아해요.”
"진정으로 널 사랑하는 분들의 소망은, 에이미가
좋은 남편의 아내로서 성공하기를.
그리고 귀여운 자녀들의
어머니로서 성공하는 걸 바라는 거야.”


“아마, 하하하 꼭 우리 아빠 같다. 하하하”
“그 분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봐.
아마도 넌, 지금 좋아하는 걸 말하고 싶겠지? “
“네, 우리 아빠, 엄마는 요?”
양친은, 자녀가 해야 할 걸 말씀하실 게다.
요즘의 젊은 세대는 개인주의, 자기중심주의, 이기심의 늪에
깊이 빠져있다."
“하하하 저에겐, 여동생이 셋 있어요. 다들 이기적이에요.
그런데 잘 생겼어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하하”
에이미는 웃음을 섞어,
“당신이 아빠라면 절 자랑스럽게 생각하겠지요?”
하고 물었다.
“물론이야, 내가 아빠라면, 우애라는 걸 가르쳤을 거야.”



“미국의 개인주의와 자립정신은 상호모순되고 있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 백번 추도의 눈물을 흘리는것 보다
생전에 한 번 순종하는 게 열배 낫다.”

“너머 멋있는 말씀이에요. 그래도 내가 행복하면 양친은
그게 좋대요.”
“넌 결혼열차를 타지 않을 사람이 아니다. 야망을 가져라.”
“하하하 야망? 그걸 좀 가져 볼까요?”

난 클린턴 힐러리와 부시 로라가 도서관에서 남자의
눈길을 받자, 재빨리 걸어가 반응함으로써 연결의 고리를 만든
사례를 말했다.

모나코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케리얘기랑 요르단의 왕비가 된
미국여인, 리사의 사례를 말해 주었다..
“가장 훌륭한 점원의 태도는, 먼저 자기 상품에 대해 프라이드를
갖는 것이다.

넌 자신의 육체와 잠재력에 대해 프라이드를 가져도 좋아.”

그리고 이나라에 살고 있는 약 3백만의 독신여성중,
1백만이 부적합한 방식의 사생활을 하고 있다
는 통계를
알려주었다.


“세상엔 내가 아니어도 너무나 훌륭한 여성들이 후세를 많이
생산하잖아요? 결혼 하지 않고 살아도 말이에요.”
“예언자들이 번성하라고 외쳤다.
선량한 부모의 집단에게 더 강조했다.
넌 우량품이다. 생각해봐! “
“네 맞아요, 난 우량품이에요. 하하하"

미국인들이 코리안과 확실히 다른 점이 이것이다.
이사람들은 칭찬해주면, 거의 다 그걸 인정하고 들어간다.
우린, ‘아닙니다. 별 과찬의 말씀을’ 뭐 이런식으로 사양하나,
이쪽 사람들은 '예스'라고 말해버린다. 하하…

“에이미가 애기를 셋을 낳았다고 하자,
그 애기 하나의 존재가치가
에이미의 존재가치랑 비교해 볼때 누가 더 클까?
적어도 나보다 못하다곤 말 할 수 없는 게 아닐까?”
“햐! 그야 나 보단 애들이 더 귀중할 테죠, 뭐”
“그러니까 에이미가 결혼을 안 하면 세 아이는 철저히
그 존재가치를 무시당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눈에 안보이니까 무시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소중한가? “
“아뇨, 그렇진 않아요.”
“미래에 소망이 있고 영광이 있다는 게 인류의 공통된
확신이며 꿈이야.
결혼기피란 따져보면, 그 반드시 존재할
귀여운 자녀들을 사전에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는 행위나
다를 게 없잖아?"

"어머! 틀린 말은 아니네요? 하하하"
차가 네이퍼빌에 가까워졌다.
"에이미의 미래를 건설하는 사업이,
에이미에겐 제일 중요한 사업이야, 하하하”


에이미는, 내가 먼저 차에서 내릴 때, 내게 속삭여주었다.
“당신은 제게 너무 좋은 분이세요.
집에 가면 일기에다 해주신 말씀 다 기록할 게요.
언젠간 코리아엘 찾아가보고 싶어요.”

악수를 한 에이미의 손이 천천히 풀렸다.
하긴 뭐 결혼 열차를 타지 않고 사는 사람들을 도맷금에 넘길 수도
없을 게다.
개인의 특성과 생활 배경. 신조가 다 다르니까…
다만 난 부모의 간절한 소망을 대변해주고 싶었다.

자연이 제일 좋은 관광의 목적물이다.
거기에 인간의 손으로 만든 가공물이 좋을 때가 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과 마음이 흥미진진한 볼 꺼리다.
정보와 지식, 그리고 의견을 교환하고 미소와 감정을
함께 나누고 지역의 생활방식과 사고의 유형을 들어보는 일이
여행중에 맛볼 수 있는 '싱싱한 사과맛'이다.
우린 어딜 가나 또 어느 때나 거북이에게서 털을 구하거나
고양이에게서 뿔을 찾지 않는다.
사막에서 사과열매를 찾을 수도 없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알지 못했던 것을 알고는 감동과 환희를
맛볼 수가 있다.


이번 여행은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하고,
그리고 다시 기차를 타고, 햇빛 찬란한 대지를 누비는 기쁭을 주었다..
200년전의 개척과 자유, 그리고 번영의 꿈이 화려하게 꽃핀 절정의
능선을 타고, 광활한 대지위에 활짝 열린 미래를 바라보는
환희를 맛보게 했다.

우리 한반도에도 언제 평화통일과 번영의 물결이 일어나 세계의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때가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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