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이건 꼭 기억하고 알아야겠기에...
이 전시의 실내에선 사진이 금지되어 있었다. 20세기 초 아시아를 방문했던 독일사람의 사진전.
엊그제에 이어 오늘도 역시 경복궁 스토리에다 그 후의 일화를 소개해야겠다.
경복궁 얘기는 그리 길지 않지만 사진이 워낙 많다보니 이렇게 두 번에 걸쳐
소개할 수 밖에 없었음이니 일단 이해해 주시길 바래보며...
경복궁 내의 '국립민속박물관'엔 볼 것도 많았지만 슬슬 배도 고파지고 또 우리 같은
한국 사람에겐 전혀 생소한 얘긴 아니기에 첨엔 열심히 보다가 결국에 건성건성하게 된 게
솔직한 고백이다. 또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얘기라서보단 외국에 나가봐도 처음의 그 신기
하고 새로운 마음이란 건 기실 그렇게 약발(?)이 오래 간다고 볼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처음 유럽에 가서 멋진 성당의 그 휘황찬란하고 웅장한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약간의 주눅과 감탄과 흥분감이 밀려오다가 시간이 가면서 비슷비슷한 교회의
모습을 계속 보게되면 확실히 감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었던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굳이 나쁘고 좋고를 떠나 어떤타성에 젖다보면 처음의 흥분과 기쁨이 서서히 빛을 거두는,
예정된 슬픔이 존재한다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감과 비애감. 오호 통재라!~
그건 그렇고 암튼 감상 잘 하고 나와선 곧바로 길 하나 건너니 우리가 즐겨찾던 '북촌 칼국수'
가 우릴 반겨준다. 아고 이게 몇 년만이지? 작년 나왔을 때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 곳에 들를 생각조차 못 했었는데 캐쉬어에 앉아있는 그 집 주인장 아드님도 건재(?)하고
잊기엔 너무도 맛 좋았던 마늘 많이 들어간 김치와 백김치도 여전하고 시원한 사골국물 맛의
칼국수와 부드러운 만두국 맛도 변한 게 하나도 없어 여간 기쁜 게 아니었다.
이번에도 역시 남편이 새로운 한국의 주류(酒類)를 맛 보아야 한다면서 처음 보게된 '자청비'
를 주문했다. '산사춘'이 나오는 배상면에서 만든 술인데 흑미로 빚었다나? 어쨌든 맛이
괜찮았다. 도수는 좀 쎈 것 같은데 조금씩 홀짝이니 그런대로 뒷맛이 산사춘과 비슷한 듯도
하면서 정이 간다고나 할까? 예의 '한번 좋으면 다 좋아'하는 나의 삶의 공식(?)이 거기에도
반영되었다고나 할까? ㅎㅎ
만두칼국수를 만든 후
칼국수와 만두국을 시켜 섞은후 3대 2로 나눠 만두칼국수로 맛나게 먹은 다음 부른 배를
일으켜 이번엔 그 옆의 '아트선재 센터'로 향했는데 적당히 물기를 머금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날 또 한번 흥겹게 만들고 거기에 오래 전 추억여행이란 감흥이 역시 더욱 센티멘탈
한 기분을 자아내게한다.아트선재 센터에선 특별히 전시에 관심이 가지 않아 정독 도서관
에 이어지는 좁은 예술의 거리를 이것 저것 기웃거리며 대신하였고 그러다 운 좋게 좀 특이한
전시회를 만날 행운을 누렸다.
첨 들어본 이름의 작가인데 작품이 아주 독특하면서 시간만 허락한다면 몇 시간이고 그림
앞에 서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만큼 재미있는 그림을 발견한 것이다. 가능하다면 이 그림을
그린 작가와 대화를 나누어도 참 재미있겠다 싶은데 역시 혼자 몸도 아니고 그냥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음이었다.
골목길 유명한 라면집. 역시 줄 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찌 풍문여고 앞까지 와서 또 인사동을 빼 놓고 갈 수 있으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다시
인사동 길을 거닐며 지난 주말보단 훨 적어진 인파를 또 다른 측면에서 감상해가며 지난 번에
놓친 인사아트 센터를 비롯 이곳 저곳을 들러가며 눈을 바쁘게 움직였고 남편이 도착 후 쭉
찾았던 한국의 '고유한 술'을 조금은 엉뚱하게도 '광주요'란 도자기로 유명한 곳에서 찾게
되었다. 선물용으로도 그만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남편은 자기 돈으로 자기가 자기에게
선물을 한 셈이란다. 병도 맘에 들고 조그마한 두 개의 잔도 맘에 든다면서...
사직동에서 시작하여 사간동을 거쳐 인사동까지 하루의 여정을 마친 후 조금은 피곤해진
몸으로 우린 버스에 몸을 싣고 '버스전용도로' 덕분에 훨 빨라진 집으로의 귀환을 편안히
앉아 맞이하게 되었다. 역시 돌아다니는 것도 잼 나지만 편히 집에서 냉커피를 마셔가며
'대 짜'로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며 애써 부모님께서 함께 가자시는
'외식'을 사양하고 둘만의 시간을 오랜 만에 가져보았다. 사위가 고요하니 남편은 책을
읽고 난 사진도 정리하고 글도 쓰면서 모처럼의 휴식다운 휴식을 가져봤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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