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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종일 하늘에 구멍이, 그것도 아주 큰 구멍이 뚫린 듯 비가 퍼부어 남편은 집에서 책이나

줄곧 읽어대고 있었고 난 그 와중에도 치과에 가서 봉을 다시 금으로 완벽하게 메꾸고 돌아왔다.

다시한번 한국 치과의 확실한 '애프터 서비스'에 경의와 감탄을 마구 보내면서 말이다.

오늘은 아침에 하늘이 꾸물꾸물 좀 의심스러워도 보이지만 일단 비는 잠시 멈춘 듯 하여 부모님과

큰 아이와 함께 친정 근처 전통 한식집을 찾아갔다. 동생과 조카 둘은 동생 친구가 점심 사 준다고

하여 따로 약속을 잡았기에 동행할 수 없었고... 가격이 아주 적당하고 맛은 거기에 비해 '특'인

곳인데 남편이나 나나 그렇게 소박하면서도 맛난 곳은 어디든 대환영이다. ㅎㅎ

감자전을 시작으로 정식을 시켰는데 나오는 반찬을 보면서 남편은 아주 대만족스런 표정을 내

보인다. 한국 사람보다 훨씬 매운 고추를 좋아하기도 하고 잘 먹기도 하는 남편은 나온 고추가

성에 안 찬지 한번 맛 본 후 손도 안 대는데 그 눈치를 알곤 아빠께서 매운 '청양고추'를 부탁했고

그제서야 자기 구미에 맞는 고추를 맛 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뭐든 다 잘 먹는 편이지만 특히 나처럼 요즘은 육식보단 채식을 더 찾는 남편은 거기 나온 모든

반찬을 다 좋아하며 아빠, 어머니를 따라 나물에다 밥을 비벼 고추장 듬뿍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된장찌게도 잘 먹고 입가심으로 식사 후 누룽지까지 자기 몫을 싹 비웠다. 아빠, 어머니

께선 먹는 게 참 이쁘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계속 칭찬하시고 나 역시 많은 단점을 그 밥 먹는 거

하나 넘 이뻐서 참고 산다고 다시한번 농담 반, 진담 반의 공치사를 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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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점심을 마치고 남편과 나는 또 우리끼리 버스를 타고 오늘은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을 찾았고

추억이 어린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다가 둘 다 처음 발견한 '오 설록'이란 찻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앞의 메뉴에서부터 입 맛이 도는 그림을 발견하고 식사 후 차 한잔이 그리웠던 참에

딱이었던 것이다.

실내 분위기하며 나오는 차와 케익하며 보기에도 좋고 맛 역시 좋았는데 남편이 첨 시켜 본 '일로향'

이란 차가 어린 녹차 잎을 따 우려낸 것이기에 기존의 녹차와는 차별화된 은은한 맛이 좀 지나치게(?)

느껴져 남편이 적응을 못 하고 나 역시 그렇게 어린 잎은 첨 마셔보는 것이기에 그저 그런 것인가보다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것도 자꾸 마셔보니 그런대로 은은함이 좋아졌기도 하고...

찻집을 나와 조금 더 걷다 추억의 '낙산가든'과 '스타벅스 커피숍'도 사진 찍고 우린 또 다시 버스에

올라 교보문고로 향했다. 남편이 내가 추천한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읽더니 좋다고 다른 책도 구매

하고 싶다하여 또 들르게 된 것이다. 덕분에 나 역시 읽고 싶었던 책 한 권 구입하고 남편은 두 권

구입하여 포인트로 6,000 원 할인 받고 기분 좋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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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에 또 '종로 복떡방'에 들러 부모님 좋아하시는 화과자를 사 가지고 쏟아지는 빗줄기 속을

걷다보니 조금 질척거리는 번거로움은 싫지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뭐 하는 깨달음도 오면서

기분이 괜찮아졌다. 남편도 무조건 집을 나와 나랑 돌아다니는 것에 의의를 두는 사람이니 비가 오든

눈보라가 치든 당신과 함께라면~ 하면서 즐겁다 하고 말이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선 남편의 예의 그 장난끼가 발동하여 나를 대상으로 '디카 에로영화'(?)를 찍어

대었고 결국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들과 조카들에게 보여주며 자신의 예술혼을 굳이 상기시킨다.

아휴!~ 그 못 말리는 악동심리를 어찌하랴? 개인적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그 동영상은 공개할순

없지만 있었던 사실이나마 공개하므로 궁금증 유발이 아닌 재미난 일화를 공유하려 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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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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