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눈맛과 손맛' 조회(820) / 추천(3) /  퍼가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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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08-29 15:02:47

여행은 '눈 맛'입니다. 눈이 즐겁자고 하는 짓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나서면 여기에 '손 맛'이 더해집니다. 셔터를 누르는 손 끝의 감촉까지 즐길수 있습니다.

우연히 또는 오랜 기다림 끝에 정말 찍고 싶었던 장면이 나타납니다. 자연이 빛어 내는 황홀경일 수도 있고, 사람의 표정이나 몸짓일 수도 있습니다. 셔터를 누릅니다. 아름다운 순간의 장면들이 렌즈로 빨려 듭니다. 그 느낌이 손끝에서 감지됩니다. 낚시의 손맛과도 비슷합니다. 기가 막힌 순간을 잡았을 때 셔터를 누르는 감촉이란.... 사랑하는 여인의 젖꼭지를 애무하는 듯한,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는 사진에 미쳐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손 맛입니다.

사진은 인간의 소유욕이 만들어 낸 도구입니다. 아름다운 경치, 사랑하는 사람, 멈추고 싶은 순간을 영원히 갖고 싶은 거지요. 그래서 사진을 합법적인 도둑질이라고도 합니다.
 

일몰 뒤의 지리산 천왕봉. 바람이 불자 낮게 깔린 구름이 산을 타고 넘는다. 지리산의 선은 부드럽다. 어머니 같은 산이다. 천왕봉 아래 눈섭같은 구름이 눈길을 끈다.

 
조금만 더 일찍 도착했어도 장엄한 일몰을 즐길수 있었을 텐데....하지만 짙은 구름아래 도열한 지리산의 능선이 아름답다.

사진여행은 '보는 맛'에다 '갖는 맛' 을 덤으로 가질수 있습니다. 물론 공짜는 없습니다. 참 성가십니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녀야 합니다. 남들이 지친 다리를 쉬고, 땀을 식힐 때도 부지런히 움직여 다녀야 합니다.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빠른 길을 두고 돌아가야 합니다. 기다림도 필요합니다. 여행만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비능률적이지요.

참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업으로 하다보니 그동안 쉬러 갈 때는 카메라를 두고 다녔습니다. 잠시나마 일에서 해방이 되고 싶었던 거지요. 필드를 떠나 책상물림이 된지 3년 반이 넘었습니다. 문득문득 사진을 찍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 지겹던 사진이 말입니다. 지리산이 보고 싶었습니다.

혼잣몸이 가볍고 좋았습니다. 노고단을 택한 것은 힘들이지 않고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성삼재를 올라 노고단 휴게소에 도착한 것은 해 질 무렵 이었습니다. 노고단까지 약 40분이 넘게 걸립니다. 올라가면 해가 떨어질것 같았어요. 게다가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습니다. 갈까 말까 망설였어요. 준비가 덜 된 탓입니다. 야간산행까지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해 떨어진 후의 산도 좋을 것 같아 그냥 올라갔습니다. 랜턴까지 준비한 길동무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올라가기를 잘했습니다. 해가 진 뒤의 지리산 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다음날 새벽 한치앞도 안보이는 산길을 따라 노고단에 다시 올랐다.시커먼 먹구름이 온통 하늘을 덮었다. 비를 맞으며 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이내 한줄기 바람이 불며 먹구름이 걷히자 지리산이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비가 걷히자 지리산 계곡에 구름바다가 펼쳐진다. 저 구름이 다 걷히면 섬진강이 보일텐데...하지만 하늘은 여기까지만 보여주었다. 10분뒤 산은 다시 희뿌연 안개에 덮였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과 골짜기 사이에 내려앉은 구름이 무릉도원같다.

 

 

노고단을 뒤로 하고 돌아서려는 순간이다. 한치 앞을 볼 수 없었던 안개가 걷히고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민다. 하지만 잠깐 뿐이다. 다시 안개가 산을 덮었다.

산에서 내려와 보성과 땅끝마을을 거쳐 3박4일간의 '눈맛, 손맛, 입맛'여행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모처럼 혼자만 오롯이 즐긴 꿀맛같은 휴가 였습니다.

다시 가고 싶은 지리산입니다.여러분 어때요. 우리 지리산 같이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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