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0. 22. 01:15 살아가는 이야기
어느어머니의 소중한 아들
<어느 어머니의 소중한 아들> -주아무개(서울 은평구)-
날마다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시내버스 운전사입니다.
며칠 전 운전기사 대기실에 예순이 넘어 뵈는
아주머니 한 분이 오셨습니다.
어떻게 오셨는지 여쭈니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며칠 전 이곳에 사람 찾는 글을 써서 붙였던 사람이라오.
가만 생각해 보니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서른 다섯 살 난 아들이
이틀 전부터 돌아오지 않는다며 우리 대기실에 전단을 붙인 일이
떠올랐습니다.
아드님이 아직도 안 돌아왔어요?
아니요. 그날 저녁 때 돌아왔다우.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이세요.
제 아들아이가 신도초등학교 앞에서 가끔 제일여객버스를 타거든요.
혹 타고 내릴 때 갑갑하셔도 너무 나무라지 말아 주세요.
부탁합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음료수 몇 병이 든 검은 비닐봉지를 내놓으셨습니다.
마침 그 아들이라는 분을 본 적이 있는 동료가 말했습니다.
아, 그 젊은 친구요?
그 청년 늘 요금도 잘 내는데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이건 다시 가져가세요.
아주머니는 굳이 음료수를 놓고 나가면서
아들을 잘 봐 달라고 두 번 세 번 고개 숙여 부탁하셨습니다.
사실 교통체증 때문에 늘 시간에 쫓기는 우리로서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타고 내리면 자신도 모르게 답답증이 입니다.
하지만 오늘 그 아주머니를 뵙고 난 뒤,
그들도 한 어머니에게는 소중한 자식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서른 다섯 해 동안 불편한 아들을 돌보느라
몸 고생, 맘 고생이 얼마나 크셨을까요
어머니의 사랑에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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