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스트립 쇼... 조회(351) / 추천(3) /  퍼가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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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06-18 18:39:38

변호사 구좌에 계약금 50만불을 입금 시켰다.

캐나다에서는 집이든 호텔이든 매매계약을 할 때 변호사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한다.

변호사는 이 돈을 IN TRUST라고 불리는 신탁구좌에 예치하고 소유권 이전과 관련한 모든 법적 절차가 완료되면 상대방 변호사 구좌로 이체 한다. 상대방 Lawyer는 모든 비용과 세금을 공제하고 매도인 측에 잔금을 지불함으로 거래가 종료된다.

이번 거래는 절차상 일반거래와 다른 특이한 상황이었다. 호텔의 법적 소유권는 여전히 원 주인에게 있고 계약권한은 중간 브로커에게 있으며 계약금 지불과 동시에 소유권과 운영권이 우리측에 넘어 온다. 또 전체 거래금액 540만불 중 400만불은 원 주인이 우리측에게 융자해 주어야 하는 복잡한 조건이 되어 버렸다.

원 소유권자는 당연히 잔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요구할 것이고 중간 브로커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차익만 실현하고 빠지면 그만 일 것이다. 변호사는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는 하지만 일단 계약금이 지급된 이상 나머지 조치가 빨리 진행되지 않으면 나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변호사에게 2시간 단위로 재촉 전화를 했다.

아니 어떻게 된거요? 저쪽에서 왜 빨리 액션을 취하지 않는거야?

아 참, 좀 기다려 보라니까. 동양인들은 성격이 너무 급해…”

변호사는 나의 쉴 새 없는 재촉에 짜증스러워 했다. 상대방 변호사측이 세밀한 검토를 하고 있다는 답변이다.

뭘 더 검토해이미 계약을 했고 절차대로 진행하면 되는 거지…’

5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약속대로라면 이미 소유권 이전 절차가 변호사간에 진행되고 있어야 한다.

분명 문제가 생긴 거야혹시?

상황은 이랬다.

톰이 나와 계약한 조건 중 계약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운영권을 넘겨 주는 조항을 원 주인이 반대한다는 것이다. 애초의 계약은 톰과 호텔 주인이 체결한 것이므로 사실 잔금 지급에 대한 의무는 톰에게 있다. 만약 내가 잔금지급을 이행하지 않으면 거래의 모든 책임은 톰에게 돌아가고 전체 계약자체가 무효가 되며 복잡한 법적소송이 뒤따르게 된다. 호텔의 원 주인은 톰에게 잔금지급에 대한 연대보증을 원했고 톰은 그것을 거부했다.

, 그러면 내가 할머니를 직접 만나보지, 그쪽에서 원하면 잔금지불을 내가 보증하면 되지 않겠어?

그건 안될 말이야, 이건 내가 해결할 문제야.

나중에 안 일이지만 톰은 주인 측이 자신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내가 주인과 직거래를 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었다. 나를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주인 측의 의도를 의심했다.

톰과 주인이 계약한 매매가는 480만불, 나와 톰 간의 거래금액은 540만불. 톰과 주인의 계약만료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만약 호텔 소유주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만료 시한을 넘기면 톰은 계약금 20만불을 날리게 된다.

나는 그동안 최초 거래가를 알아내기 위해 이런저런 경로를 추적했고 그 과정에서 주인 측에도 나의 존재가 노출되었다. 내가 구매자라는 것이 밝혀진 이상 주인은 당연히 나와 직거래를 시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인은 480만불 보다 높은 가격에 호텔을 팔 수 있는 것이다.
주인이 내게 매매가를 40만불 낮추어 500만불을 제시하면 나는 당연히 그 제의를 받을 것이고 주인은 톰에게서 뺏은 위약금 20만불에 또 내가 낼 20만불을 더하면 주인은 480만불 보다 40만불이나 더 받고 나는 40만불이나 싸게 사는, 그야말로 '할머니 좋고 마이클 좋은'환상적인 거래가 되는 것이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톰을 무시하고 일단 계약을 철회한 다음, 2주만 기다리면 호텔을 20만불 이나 싸게 살수 있다. 14일만에 20만불, 18천만원을 버는 것이다. 어쩌면 10만불 정도 더 후려칠 수도 있다. 그래도 주인은 30만불을 더 받는 것이니 손해 보는 것이 없다.

계약금은 우리측 변호사가 가지고 있고 톰은 일단 약속한 날짜를 넘겨버린 상태였다.

2주에 30만불이라그러면 하루에 2000만원 버는 셈이네

그동안 우리측도 많은 비용을 지출 했다. 항공료며 변호사비며 눈길에 미끌어 질까봐 새로 산 빙벽등반용 신발이며.

직원들과 회의를 거듭했다. 그리고 단호히 결론을 내렸다.

첫째. 주인과 직거래를 한다.


팀원들의 눈빛이 묘했다.

나는 지금까지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비즈니스를 하라고 저들을 가르친 적이 결코 없다.

사장부터 말단 까지 우리 팀은 서로를 무한히 신뢰하는 사이다.

송지사장,박차장,김팀장,이대리,김대리,용상,선미,한나……

눈빛에 가득한 씁쓸한 표정.세상이 그런거지 뭐돈 앞에 성인군자가 있겠나

둘째, 거래가는 원래대로 540만불로 한다.

? 주인한테 540만불을 준다구요? 팀장이 화들짝 놀란다.

아니야, 주인한테 500만불, 톰에게 40만불을 지급한다.

다들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이다.

이번 거래는 북부 유전지역의 호텔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이후 첫 번째 거래이다.
이번 한 번으로 비즈니스를 끝낼 것 같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영하30도에서 기름 떡이 된 오일필드 노동자들 잠이나 재워주고 밥이나 챙겨주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분명 유전에서 할 일이 있을 것이다.

2008년부터 시작하여 10년에 걸쳐 알래스카에서 미국까지 건설되는 파이프라인 공사에도 분명 우리가 할 일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부터 모든 사람에게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하는 것이다.

, 나 마이클이야…”

그래 주인은 만나 봤겠지?

만났지.

전화기 저 편에서 실망한 기색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이렇게 하기로 했어..

내가 설명을 마쳤을 때 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 정말!

앞으로 잘 부탁해나도 돈 좀 벌게 도와 달라고…”

나이가 들수록 올바르게 살고 싶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돈은 저절로 벌린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돈 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했다. 돈을 쫓아가면 돈도 멀리 도망가고 사람도 도망간다고 했다. 일을 쫓아가다 보면 돈도 따라오고 사람도 따라온다고 했다.

돈만을 쫓아가며 아무 생각 없이 살던 30대 초반, 나는 그것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이제 또 그것을 반복 할 수는 없다.

겨울장마가 정말 지겨운 날이었다.

밴쿠버 겨울은 오후 4만 되면 완전히 어두워 진다. 이민 초기, 바깥이 어두워져서 저녁인줄 알고 밥 먹고 시계를 보니 겨우 5 밖에 안된 적도 있었다.

내일이면 상대방 변호사로부터 소유권 이전서류가 우리측에 건네진다.
그동안 자신있게 밀어 붙여 왔지만 누구보다 내가 걱정이 앞선다.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포트 넬슨에서 현지 직원 30명을 데리고 호텔을 운영한다.가슴이 답답했다.

빗 줄기가 창문을 때리는 소리에 진동으로 해둔 핸드폰 소리를 듣지 못했다.

Missed call 리스트에 톰의 번호가 찍혀있다. 10시 32.

이 밤에 무슨 전화를?

가끔 나의 예감은 정확히 맞을 때가 있다. 주로 나쁜 일이 생길 때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
무슨 일이 있다.....

마이클.나 내일 첫 비행기로 포트넬슨으로 간다.

결국 그렇게 된건가?

이럴 땐 놀랄 필요도 없다. 이 밤중에 급하게 전화하는 사람이 좋은 일로 전화 할 리가 없다. 어차피 결과가 정해진 일이라면 고래고래 소리질러 봐야 사람만 우습게 된다.

할머니가 복잡한 상황이 싫다는 군. 원래 계약대로 우리 보고 인수 하라는 거지. 그 다음에 팔던지 말던지.

그렇겠지, 머리가 아프겠지..그 나이에 무슨 영화를 더 누리겠다고그런데 잔금은 어쩌고?

, 나도 웃긴다. 이런 상황에서 남의 걱정을 하다니.

돈은 급한 대로 어떻게 해 봐야지. 마이클, 정말 미안하네, 일단 우리측에서 운영을 시작 할테니 그 다음에 다시 의논하면서 기회를 보자고..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톰이 말하는 다음 기회는 없다는 것을.

부동산 거래는 참 묘한 구석이 있다. 부동산은 주인이 따로 있다는 말이 그대로 들어 맞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가지고 싶어도, 아무리 팔고 싶어도 한 번 인연이 안되면 거래는 영원히 무산된다. 이번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이미 계약금은 지불되었고 변호사들은 열심히 일했으며 톰은 팔고 싶어했고 나는 사고 싶어했다. 계획대로 라면 다음 주부터 내가 호텔을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결국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빗 소리를 들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뭐가 잘못된 거지?

순간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바로 그거였다.

스트립 쇼 !

어린 여자 애들 옷을 벗겨 돈을 버는 일..

그건 내가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인간은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것을 성공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렇지만 우리가 계획한 일은 원하는 대로 안될 때가 대부분이다. 계획은 우리가 세우되 그것을 주관하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 분이 원하지 않는 일은 언제나 결말이 좋지 못하다.

언제나 선하디 선한표정으로 교회를 다니며 착하게 살겠다고 1주일 마다 맹세하는 자가 스트립 쇼로 번 돈을 헌금으로 내는 일은 하나님이 원하는 일이 아닌 것이다.

그동안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전 직원이 매달렸다. 비행기로 영하30도의 포트넬슨을 수도 없이 다녀왔고 밤낮없이 100페이지가 넘는 영문 계약서를 검토하고 또 검토했다.

꿈에 부풀었던 첫 호텔 인수계약 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이제 날아가 버렸다.

겉잡을 수 없이 허탈해야 했다. 그런데 마음에 조용한 평화가 찾아왔다.

그래, 이 길은 아니야. 아무리 돈이 좋아도 나를 아는 모든 교회사람들을 속여가며 스트립 쇼 장사를 할 생각을 하다니.

물론 스트립 쇼 바는 호텔의 일부분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그리 크지는 않다.

하지만 북부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 모든 사람에게 나는 거짓말을 해야 할 것이며 행여라도 내가 아는 사람이 호텔을 찾아올까 이리저리 둘러대며 그들을 막아야 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준영이 조차도 속여야 할 것이다.

호텔에 스트립 쇼 바가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나는 마음이 내내 불편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동안 계산기 두드리는 데만 정신이 팔려 그것을 잊고 있었는데 모든 거래가 마지막 순간에 무산이 된 이 때 하나님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 임마 ! 이제 정신이 제대로 드냐?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면 슬픈 일에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죽음 앞에서 조차 그렇다.

생명은 정말 소중하다. 누구나 살기 위해 몸부림 친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죽으면서도 기뻐할 수 있는 사람들은 크리스찬 밖에 없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갈 시간이 오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군인들은 제대가 며칠 남지 않았을 때 세상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하다. 왜냐하면 길고

긴 군생활을 마치고 사랑하는 가족이 기다리는 행복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찬들은 죽음 다음에 어두운 지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천국으로 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 번민과 고통과 시련이 가득한 이 괴로운 세상을 떠나 오로지 행복만이 가득한 천국으로 가는데 슬플 것이 무엇인가 !
이렇게 믿는 것이 바로 천국인 것이다.

호텔을 인수 했으면확실히 돈을 벌었을 것이다. 포트 모터 호텔은 톰의 말대로 분명 가치가

저 평가되어 있었다.회계사가 매우 공정하게 평가한 호텔의 가치도 정상적인 매니지먼트만
도입되면 최소한 700만불 이상 이라고 했다.

나는 호텔을 잘 운영할 자신이 있었고 4월 말까지 예약은 Full 이었다. 약삭빠르게 주인 측과

잘 협상 했으면 몇 십만불을 더 싸게 사고 거래는 훨씬 쉽게 이루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톰과의 신의를 저버리지 않았다. 의리를 지켰다. 잔 재주를 부리지 않고 착하게도수십만 불을 더 지불할것을 감수하면서 이 거래를 진행 시켜왔다. 그런데도 하늘은 내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무척 괴로와 해야 했다. 누군가를 원망해야 했다.
러나 이상하게도 그렇지가 않았다. 무거운 짐을 벗어버린 기분이었다.

'아...하나님이 막으셨구나. 나를 구해 주셨구나 ! '

다음 날 아침, 오랫만에 날씨가 활짝 개었다. 밴쿠버 겨울로는 정말 드문 날이다.
출근길에 좋아하는 CD를 틀었다. SES,변진섭,이수만 등 유명 가수들이 녹음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음반이다.

변진섭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 나의 가는 길~ 주님인도 하시네.그는 보이지 않아도 날 위해 일 하시네~♪♪

나는 자동차 창문을 완전히 올린 것을 확인하고 볼륨을 잔뜩 높인후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진섭이와 합창을 했다.

♪♪ 하늘과 땅 변해도 주의 말씀 영원히~
내 삷에 새 일 행하리~~
♪♪’


[ 7] 북부 유전의 호텔왕 Bob Pomeroy 만나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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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g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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