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제된 사진들은 내용과 무관한 곳들임)
며칠 전인 목요일, 잠시 필요한 물건들이 있어 퇴근 후에 딸을 픽업해서 쇼핑몰로 향했는데..
상가건물 내로 들어서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스타벅스가 한쪽에 오픈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대형서점들이 내부에 유명커피 메이커들을 들어앉혔단 것은 알아도 그 특정 상가도 내부에 스타벅스를
들여앉혔을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내심 반가움이 앞서던 차에..
차에서 미리 내려 필요한 것을 찾아 헤매는 딸녀석을 생각해 차가운 녹차 스무티와 함께 나도 뜨거운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딸녀석 것만 미리 줄 뿐 내 것은 나올 생각도 하지 않는다.
나보다 뒤에 주문한 사람도 찾아서 돌아가는 판국에.. 혹시나 하여 종업원 누군가가 내가 주문한
핫커피를 만들고 있진 않나 싶은 마음에 내부를 휙 둘러보니 핫커피 담당하는 아가씨는 그 기계 앞에
대기하듯 서있는 상태다. 이만 하면 내 커피를 기다리고 있노라 말을 해도 될 법 싶은 생각이 들어
조심스레 다가가서 말을 꺼냈다.
저, 아직도 내 커피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러자 안에 있던 네 명의 여자들이 잠시 서로 얼굴을 마주치더니, 저 여자가 커피를 오더했어, 어쨌어?
말을 나누더니 그 중 젊은 백인 여자가 내게 질문을 툭 던진다.
영수증 갖고 있어요?
엉... 이건 또 무슨 질문이 이런가. 실수했을지도 모른다는 겸손한 마음은 커녕 마치 영수증을
확인해야 내 말을 믿겠다는, 분명불쾌한 어조로 묻고있질 않는가. 만일 내게 그 쪽도 조심스럽게
영수증을 보여줄 수 있겠냐고 물었더라면 나도 기꺼이 보여줄 수도 있었을 터인데 마치 내가
주문하지도 않는 커피를 자신들의 실수로 몰아부치며 거저 한 잔 챙기려는 의도로 받아들였단
말인가. 그렇잖아도 딸녀석의 냉음료에 휘핑그림을 넣지 말아달라는 부탁에도 불구하고
수북하게 넣었길래 오더가 다르다 했더니 내 보는 자리에서 휩크림을 빼고 턱 주는 바람에
간신히 참고 있던 차에 이런 일을 연속 당하고 보니 심히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스타벅스를 종종 이용하면서 종업원들이 바빠 간혹 주문한 것을 잊기도 하는 경험을 했지만
이렇게 불친절하게 대해준 적은 없었다. 주문이 조금이라도 잘못 되면 묻지 않고
미소띠며 곧바로 다시 만들어주던가, 실수로 늦게 서빙하면 무료 큐폰을 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 곳에서 황당하게 겪고보니 불쾌하기 짝이 없더란 말이다.
다른 곳에선 맛을 보고 조금 밖에 달지 않다는 딸녀석의 말에종업원이 웃는 얼굴로,
어머! 그래요? 이리 주세요. 다시 금방 하나 만들어줄게요!
하고 선뜻 제안하면 녀석은 손을 내저으며, 아! 괜찮아요. 그냥 마실게요!
하면서 웃고 돌아서기도 했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내 커피를 받아들고 한마디
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신들 지금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알기나 하나?
주문을 하다보면 바빠 실수할 수도 있다. 얼마든 이해한다.
그러나 난 지금 그런실수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실수를 했을 적에 나를향해
보여준 불손한 태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스타벅스를 오래 애용해왔지만 이런 불친절한
서비스는 처음이다.'
그러자 핫커피 담당의 여자가 내게 사과하는 사이, 그 뒤에서내게영수증을 갖고 있기나 하냐는듯
건방지게 처음에 물었던 백인 여자가 고개를 흔들며 돌아서는 모습이 보인다.
절대적으로, 더구나 스타벅스처럼 종업원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서비스를 강조하는 업체의 직원이라면
절대적으로 보여선 안될 불손한 태도를 노골적으로 손님 앞에서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나 내 커피를 확인하는나의 모습이 조급한 행동은 아닐까 싶은생각에 미리 그 내부까지 한번
훑어본 후에야 그것도 조심스레 묻지 않았던가 말이다.
스타벅스라고 하여 모두연계가 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이름을 따다가
장사하는 만큼 본사와 어느 정도 연관성이야 있지만 운영 체계가 조금은 다르다.
서점 내의 커피점은 그런 점에선바깥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커피샵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그래서 서점에 소속된 커피샵이므로 서점 계산대가 복잡하면 그 책을 들고 커피샵 계산대로 가서
책값을 지불해도 되며 밖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큐폰이 이런 특정 곳에 소속되어 운영되는 곳에선
통용이 되지 않기도한다.
그 남다른 운영체계가떠올라 혹시나 하여 나가는 길에 쇼핑백화점의 메니저를 만났다.
예상대로 자신이 그 곳까지 책임지고 있다고 하길래 자초지종 말을 꺼냈다.
그런 오만한 태도는 즉각 시정되어야할 것이며 이후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희생자?는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말하자 연신 메니저가 사과를 대신하며 자신이 책임지고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찝찝한 하루...
여전히 스타벅스 커피샵을 사랑하지만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 곳 커피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