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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저런, 빌어먹다 뒈질년 !" 10여년 전까지, 아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할머니께서 수시로 우리에게 하시던 말씀입니다. 절대 욕이 아닙니다. 걸레질을 해도 그년이고, 마당을 쓸어도 그년입니다. 그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입에서 베어 나오는 언년이 부르듯 하는 말씀이셨습니다. 할머니가 지팡이로 등짝을 후려치시면서 하시던 그 욕을 잊고 살았는데, 벌써 세월자락에 묻어 버렸는데, 우리 아파트에서 그 욕을 다시 들었습니다. 역시 그런 욕을 하시는 분은 할머니셨습니다. 절대로 젊은 처자들은 할 수 없는 그 쌍욕을 들으면서, 저 할머니는 누구에게 저런 욕을 하실까 궁금해졌습니다. 아파트 베란다 너머 놀이터에서 들려오는 소리였습니다. 그 욕을 고스란히 귓속에 담는 아이는 10살이 조금 넘을듯한 소녀였습니다. 할머니의 손녀딸 이겠지요 ? 그 소녀도 할머니의 그런 욕설이 어색하지 않은 듯 제 볼일을 보면서 빙긋이 웃기만 하더군요. 남들이 들으면 정말 험악한 욕인데, 그 욕을 밥 먹듯이 들으면서 자라온 저는 정겹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저 할머니도 우리 할머니처럼, 손녀가 정말 빌어 먹다가 뒈지기를 바라고서 그런 말슴을 하시지는 않을텐데 ,,, 그런 욕은 어디서 누가 만드는 것일까 ? 요즘 인터넷에는 없는 주민등록번호를 만들어 주는 기똥찬 프로그램도 있다는데, 아주 멋지고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욕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어느님의 뇌 속에 박혀 있을까 ? 전 가끔씩 불러오기 기능이 마비 (치매 초기) 되어 좀 전에 한일도 기억이 안날 때가 있는데요, 그럴때는 제 입에서 무슨 욕이 튀어 나올까요 ? 우라질 ? ... 이런 우라질,,, 염병할 ? 예전에 우리 할머니는 우라질이라고는 절대 안하셨습니다. 그 흔한 욕을 안하고 어떻게 사셨을까 궁금하시죠 ? 그렇죠. 아주 안하실리는 없었습니다. 단지 그 단어 모양새가 조금 바뀌었을 뿐이죠. “오라질년 !” 이라고 하시더군요. 약간의 사투리가 가미된 투박한 말투. 입을 꼭 주댕이라고 말씀하시던 할머니 !! 배랑뱅이는 또 뭔 뜻이래요 ? 그 욕도 엄청 먹고 자랐는데, 배 고팠던 시절에 욕이 끼니가 되었다면 나는 배가 터져서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 어릴적에 옆집에 살던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그친구 엄마가 일주일 먹을 요량으로 사 온 보리쌀을 한꺼번에 씻어서 가마솥에 밥을 했다던 그 친구 ! 칭찬을 받고 싶어서 밥을 했는데 결과는 싸리 빗자루가 다 끊어지도록 두둘겨 맞았습니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습니다. 모처럼만에 온식구가 배터지게 밥을 먹었다고 하니, 웃어봄직 하지 않나요 ? 슬프기는 하지만요.. 꽁보리밥에 얽힌 추억이 어디 한두가지 겠습니까 ? 그 친구는 어디서 사는지 진짜 궁금하네요. 별식으로 먹는 꽁보리밥을 먹으러 청계산 자락을 훑어 볼까나 .. 울서방은 데려가지 말아야지 ... 쌀밥 먹고도 피리 부는데 보리밥 먹여 놓으면 ? 답이 안나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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