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0. 4. 15:42 건강,생활상식

인류학과

 
인류학과-일류학과, 기업의 경쟁력 2006/06/09 14:31추천0스크랩2





저와 같이 근무하는 동료 중에 인류학 전공자가
몇명 있습니다. 이들은 종종 대한민국에서 최고
좋은 학과인 일류학과를 나와서 좋겠다는 농담
을 종종 듣습니다.




'인류'학과의 발음이 '일류'로 나오기 때문에 생긴 농담이기도 합니다만, 기업에서 활용도가 낮아 취업률이 낮은데도 일류냐는 비아냥도 섞여 있는 농담입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인류학이 기업쪽에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한 숫자적인 통계에 기초한 마케팅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보이지 않은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화와 풍습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인류학적 아이디어가 '이노베이션(Innovation)의 원천'이라는 시각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류학과 들이 나름대로 어깨를 으쓱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종족지학',' 문화기술지' 등으로 해석되는 Ethnography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이슬람 국가 신도들을 상대로 메카 인디케이터 폰(Mecca Indicator phone)을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하루에 다섯번 메카의 카아바라는 신전을 향해 예배를 드리는 살라트(Salat)를 수행해야 하는데 이때 정확하게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기능을 핸드폰이 갖고 있으면 이슬람 교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입니다. 면도기 회사인 질레트는 중동 남자들이 성기 주변을 털을 깨끗이 면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성능이 뛰어난 면도기를 중동지역에서 집중 판매했다고 합니다. 결국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팔고, '사막지역에 에어컨을 파는 것'도 이같은 문화기술지의 방법론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기업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모토롤라는 A732라는 핸드폰 모델을 만들면서 중국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어떻게 문자를 보내는지를 관찰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한자를 우선 로마자로 친 뒤 다시 한자로 변환해서 보내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번거롭기 짝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토롤라는 상하이에서 중국사람들이 문자를 보내는 방법을 관찰한 후 핸드폰의 키 패드 위에 손으로 한자를 쓰면 곧바로 한자가 입력이 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씨티 은행은 뉴욕 사람들 대부분이 열쇠고리를 들고 다닌다는 점에 착안해 PayPass라는 열쇠고리 지불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PayPass라는 열쇠고리는 사람들이 지하철을 탈 때 자동으로 승객의 계좌에서 요금이 지불되도록 한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이 PayPass는 올 여름부터 사용될 예정입니다.

인텔의 경우 인터넷 무선기술을 응용한 센트리노를 개발한 것은 알래스카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를 인류학자인 토니 살바도르와 존 설리가 관찰한 것이 계기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어부들이 그들이 잡은 고기의 숫자를 알라스카 낚시 및 사냥 관리국에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고기 숫자를 무선으로 보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이를 센트리노 기술로 구체화했다는 것입니다. 2004년 매리어트 호텔은 호텔 로비를 전면 개편했다고 합니다. 개편의 핵심은 호텔 로비의 일부를 밝게하고 작은 테이블을 두고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개편은 대부분의 호텔 로비가 시간을 적당히 때우기 위한 장소로만 사용되고 있어서 소수의 비즈니스 여행자에게는 매우 불편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즈니스 여행자를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는 것입니다. 이 개편에는 세계 제일의 산업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IDEO가 배경에 있었다는 군요.

사실 기업이 인류학적 지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부터입니다. 다만, 당시는 어떻게 하면 종업원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라는 것이 관심의 촛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60년 경영학의 촛점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넘어오면서 Ethnogrphy가 조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 이후 소비자의 욕구를 정확하게 읽고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면서 새롭게 각광을 받게된 것입니다. 기업쪽에서는 '소비자의 욕구나 속내를 이해하기 위해서 포커스 그룹 인터뷰나 서베이, 인구학적 분석을 여전히 사용하지만 사람들이 일하는 장소나 행동양식 등을 제대로 관찰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물을 얻어 낼 수가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제잡지인 비즈니스 위크는 특히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는데 있어서는 Ethnography(문화기술지)가 꼭 필요하다 합니다.

IBM같은 기업도 불과 몇년전까지는 인류학자 몇명만을 고용했으나, 이제는 인류학자만 12명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컨설팅 업계에서도 세계 최고의 산업디자인 컨설팅회사로 알려진 IDEO를 비롯해 Doblin Group 등 Ethnography를 적극 활용하는 업체들이 뜨고 있다고 합니다. 인텔 등 세계 유수의 기업체들도 Ethonograpy에 관심을 갖고 관련분야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인류학과 졸업생들이 기업체의 채용랭킹 상위에 올라 있다고 합니다. 이제 경쟁력이 단순하게 경영학적 지식이나 제품개발 기술에서 결정되지 않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그 보다는 인류학, 문학, 철학 등 인간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이해에 따라 판가름 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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