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25. 15:07 감동적인 세상

사회 환원

워런 버핏 “재산 35조원 기부”
전재산의 85%인 370억달러… 300억달러는 게이츠 재단으로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 나이차를 극복하고 자선사업의 동료로서 절친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한 행사에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문화일보 자료사진
세계 2위 부자인 미국의 투자전문가 워런 버핏(75)이 재산 대부분을 자선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세계1위 부자 빌 게이츠(41)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떠나 자선사업에 매진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버핏도 부(富)의 사회 환원을 선언함으로써, 세계 1, 2위 갑부들이 힘들여 번 돈을 자선에 내놓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투자전문회사 버크셔 헤더웨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버핏은 25일 성명을 내고 재산의 85%에 이르는 370억달러(약 35조원) 어치의 주식을 자선사업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대부분 주식으로 이뤄져 있는 버핏의 재산을 이날 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44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포천지는 25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버핏이 B급 주식 60만2500주 약 18억달러 어치를 우선 자선단체들에 기부하고,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버크셔 헤더웨이 지분 31%가 5%로 축소될 때까지 기부를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버크셔 헤더웨이 측은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버핏이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비롯한 5개 재단에 향후 5년간 주식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전체 기부액의 83%인 300억달러 상당을 게이츠재단에 내놓고, 나머지는 작고한 아내를 기려 만든 수전 톰슨 버핏 재단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 미국 최대 자선재단인 게이츠재단은 에이즈 퇴치와 아동교육 등에 많은 액수를 내놓고 있으며 수전 톰슨 버핏 재단은 낙태권 옹호단체들과 교사단체, 병원 등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투자의 마술사’로 불렸던 버핏은 평소 재산의 사회 환원을 공언해왔지만, 이번 결정에는 주변에서도 ‘놀랍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370억달러의 기부는 부자들의 사회기여가 많은 미국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재산 대부분을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게이츠 재단은 현재 291억달러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달부터 버핏의 기부금이 들어오면 재원이 두 배 이상으로 늘게 된다.

게이츠는 버핏의 발표가 있은 뒤 성명을 내고 “그의 결정에 존경을 보낸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30여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오랫동안 우정을 나눠왔다. 2004년에는 워싱턴대학 비즈니스스쿨에서 가진 대담을 묶어 ‘버핏과 게이츠, 성공을 말하다(Buffett & Gates on Success)’라는 제목으로 공동 저서와 비디오까지 낸 바 있다. 지난 22일 게이츠가 “향후 2년 동안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재단 일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지 며칠만에 버핏이 재산 기부 선언을 한 것에 대해, 두 ‘박애주의자들’ 간에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포천은 버핏이 게이츠 재단에 기부를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자기가 만든 재단을 키우기보다는 이미 훌륭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재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핏은 이 잡지 인터뷰에서 “골프 게임으로 내기를 한다면 타이거 우즈에 돈을 거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며 “그것이 내 돈을 게이츠 재단에 보내기로 한 이유”라고 설명했었다. 버핏의 전기 ‘영원한 가치, 워런 버핏 스토리(Of Permanent Value, the Story of Warren Buffett)’를 썼던 앤디 킬패트릭은 AP통신 인터뷰에서 “버핏과 게이츠의 우정을 생각해보면 놀랄 일도 아니다”면서 두 거물이 “자선사업에서는 합병을 시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 세일즈맨의 아들로 태어난 버핏은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을 나와 1956년 단돈 100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오로지 주식투자로 거부가 된 그는 기업 경영자의 ‘사람됨’을 경기나 환율 같은 ‘수치’보다 우선시하는 독특한 투자방식으로 유명하다. 버핏의 이같은 ‘가치투자’ 방법을 분석한 책들만 10여종에 이른다. 그가 미국에서 ‘존경경할만한 경제인’ 1순위로 꼽히는 것은 이런 투자방식과 박애주의 정신 때문. 버핏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고향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세상의 흐름을 읽어낸다 해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기도 한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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