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은 딸은 1명, 기른 자식은 22명
2006/05/05 오전 7:22 | 마음이 머무는 자리

낳은 딸은 1명, 기른 자식은 22명


친부모와 헤어진 아이들을 22명이나 맡아 키우고 있는 50대 ‘천사 부부’가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에 사는 김수근(56.실내장식업).이영희(52.여)씨 부부.

이들 부부가 부모와 헤어져 오갈 때 없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기 시작한 것은 15년 전인 91년.

▲ 친부모와 헤어진 아이 22명을 맡아 키워 '천사부부'로 불리는 김수근.이영희씨 부부의 집에서 이씨와 자녀들이 활짝 웃고 있다. /영남일보 제공
집안 형편이 어렵거나 친부모가 키울 형편이 되지 않는 이웃 아이들을 우연히 하나 둘씩 맡게 됐고 이들의 선행이 알려지자 ‘아이를 잠시만 맡아달라’며 김씨 부부를 찾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시간이 갈 수록 가족 수는 점점 늘어나 현재 이들의 자녀는 10남13녀, 모두 23명이다.

이 중 김씨 부부가 직접 낳은 아이는 맏딸인 은정(28.여)씨 한 명, 생후 4개월 된 막내 김하은양을 비롯해 22명은 이들이 가슴으로 키운 아이들이다.

대학생 이미영(19)양을 비롯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12명이나 돼 만만치 않은 학비와 생활비를 김씨와 딸 은정양의 수입으로 감당하고 있어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이들 부부는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상을 타 오거나 저녁에 ‘엄마 아빠 힘들죠’하고 어깨를 주물러 줄 때 ‘행복하다’는 마음이 절로 들어요. 없는 가운데서도 같이 더불어 살고 나눠쓰는 것이 바로 행복이죠.”

나이가 많은 아이들이 어린 아이들을 한 명씩 맡아 돌보는 등 남매들 간에 우애도 좋아 서로 싸우거나 큰 소리 날 일도 없다고 이영희씨는 전한다.

그러나 김씨 부부에게도 요즘 한가지 근심거리가 있다.

지금 살고 있는 한옥집이 낡고 비좁아 달성군 유가면에 큰 마음먹고 새 보금자리를 준비하고 있지만 공사비가 많이 모자라 마무리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태껏도 없는 가운데서 잘 살아왔는데 어떻게 잘 되겠죠”라고 이씨는 말하지만 모자라는 공사비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 부부는 어린이날인 5일 23명의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인근에 있는 달성군 화원유원지로 소풍을 떠날 계획이다.

“저희 생명이 다할 때까지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싶어요. 또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미혼모 쉼터도 만들고 싶고요.”

아이들을 돌보는 것만한 기쁨이 없다는 김씨 부부의 작은 소망이다.

대구=연합뉴스

'감동적인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 환원  (0) 2006.09.25
경주 최부자  (0) 2006.09.23
Life & wellbeing  (0) 2006.09.22
효자의 금강산여행  (0) 2006.09.20
기분좋게 해주시는 분  (0) 2006.09.20
Posted by ogfriend

블로그 이미지
오래된 그리고 좋은 친구들이 가끔들러 쉬다 가는곳..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 중 게재됨을 원치 않으시거나,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으면 즉시 게재한 내용을 삭제하겠으니 삭제요청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모닥불 올림. Any copyrighted material on these pages is used in noncomercial fair use only, and will be removed at the request of copyright owner.
ogfriend

태그목록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1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