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은 행복레이스” 청송교도소 67명 아버지학교 눈물의 수료식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야!”

온종일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린 1일 오후 경북 청송군 진보읍 청송직업훈련원교도소 내 강당에서 청송교도소 수용자 67명의 두란노 아버지학교 수료식이 열렸다.

수용자 김모(32)씨는 “스태프들의 섬김과 봉사에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며 “마치 친형님처럼 편안하고 따뜻하게 대해 줘 매주 아버지학교가 열리는 날이 손꼽아 기다려졌다”고 고백했다.

수용자 오모(43)씨는 “지금 이 순간 맛본 감격을 기억하고 살아간다면 내 인생의 후반전은 틀림없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모(54)씨도 “사랑과 용서가 근간이 된 아버지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물질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수료식 분위기는 세족식(洗足式)에서 절정에 달했다. 일반 아버지학교 세족식은 수료하는 아버지들이 초청한 아내들의 발을 씻어주지만 교도소 아버지학교에는 가족들을 초청할 수 없는 탓에 스태프들이 수용자들의 발을 씻어줬다.

스태프들은 수용자들 앞에 무릎을 꿇고 이들의 닫혀 있는 마음이 열려지기를 기도한 뒤 신발과 양말을 벗기고 정성껏 그들의 발을 씻었다. 이어 수건으로 발을 닦고 양말과 신발을 다시 신기고 마무리 기도를 마친 뒤 뜨겁게 껴안았다. 스태프들의 “사랑합니다”라는 격려 말에 참가한 수용자들 대부분은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수용자 서모(57)씨는 “아내와 자식들도 씻어주지 않았던 나의 냄새나는 발을 정성껏 씻어주는 모습에 눈물이 저절로 솟구쳤다”고 말했다.

수료식 총 진행을 맡은 최해룡(47)씨는 “처음 진행할 당시만 해도 수용자들의 마음 문이 굳게 닫혀 있어 힘들었지만 세족식을 통해 닫힌 문이 열렸다”고 기뻐했다.

청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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