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게 다... 조회(478) / 추천(2) /  퍼가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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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09-01 16:38:03

산다는 게 다...



지난 일요일, 또 신경질이 도졌다.

할머니와 한바탕 했다.


그날은 친구와 관악산 등산가기로 약속하고 전날 미리 특전미사에 갔다 왔다.

일찍 집을 나서려는데 그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일이 있어 못 가게 되었으니 다음으로 미루잔다. 배낭을 메고 나서든 참이라 그냥 밖에 나오니 비가 오고 있다.

도로 집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는데 채현이가 와서 비켜 달라 한다.

또 쥬니버다.


거실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데 할머니는 찬장속의 그릇들을 끄집어 낸다.

왜 그러느냐 하니까 옆집에서 찬장을 하나 맞추었는데(삼십오만원)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십만원 주고 샀단다. 우리 것은 한 이십년쯤 썼고 시꺼먼 색이라 보기도 그래서 버리고 흰색으로 바꾸잔다.

그리고는 조금 있으니까 인부 두 명이 찬장을 들고 들어오는데 내가 열이 올랐다. 크기도 모양도 내가 보기에는 영 마음에 안 든다.

전에 쓰던 것이 훨씬 고급이고 좋은데 왜 바꾸느냐고 따졌다. 그리고 바꾸고 싶으면 벽면 전체를 바꾸어 재배치하자 고 했다.


“살림을 살아도 내가살고 집에 있어도 내가 훨씬 오래 있는데 웬 남자가 여자 하는 일에 간섭이냐”고 하는 할머니 말에 시비가 붙었다.

다른 사람이 있는데 서도 고함소리가 나온다.

기분이 그래도 내가 질수 밖에.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참고 있는데, 며느리(숙모) 딸(엄마)한테까지 이른다. 여자는 여자끼리 한통속이라 그런지, 두 사람 다 내가 잘못이라 한다.

나는 새 찬장이 마음에 도저히 들지 않아 기분이 그랬는데, 아이들 앞에 그게 뭐람. 어른의 권위를 세워주지 않고 뭉개는데 이게 무슨 꼴인가 해서 속이 부글부글 한다.

그래도 여자들이 합동해서 공격해오는데, 또 반격해봤자 나만 손해다 싶어 참고 있었다.

말도 하기 싫고, 딸-며느리도 보기 싫고 그냥 신문이나 보고 다행히 티비에서는 월드컵 축구나 하니까 그거나 보고 있었다. 모두가 귀찮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현이는 할애비 어깨를 타고 치대며, 디비디 (엘리스,피노키오)를틀어 달라고 조른다.

이자식도 여자라고 할머니 편인가?

우현아! 나랑 놀자.

그런데 이놈은 요즘(9개월 안됨) 뭐든지 잡고 설려고 하는데 몸이 흔들흔들 하면서 서니까 잘 잡아 주지 않으면 넘어진다. 이것도 신경 써야하니까 이놈도 귀찮다.


에이 아무도 없는 시골이나 내려가 혼자 살까?

거기가 천국일거다

아침이면 먼데서 퀑 이랑 뻐꾸기 소리 들리고 배부른 암소의 새끼 찾는 울음소리 들으며 하루가 시작되고 낮이면 나무그늘 밑에서 책이나 읽고 잠 오면 오수를 즐기고 저녁이면 어릴 적 친구 만나 술이나 한잔 하며 지나온 삶에 대한 이야기나 나누고...



이백(李白) 우인회숙 (友人會宿)


척탕천고수 (滌蕩千古愁) 천고의 시름을 잊고저

유연백아음 (留連百아飮) 자리에 앉아 백동이의 술을마신다

양소의차담 (良宵宜且談) 좋은밤 이야기는 끝이 없고

호월미능침 (晧月未能寢) 달은 밝아 잠못 이루는데

취래와공산 (醉來臥空山) 취해서 공산에 누으니

천지즉금침 (天地卽衾枕) 천지가 즉 이부자리인 것을


아 그리운 고향이여 친구여 보고 싶은 산야여

내 어쩌다 얼마나 출세한다고 여기서 고생하고 있는가?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세상의 멍에를 벗고

친척과 정겨운 이야기 나누며 농사 짖고

채소 가꾸고 나무 키우며

시냇물 흐르는

내 고향으로 돌아 가리라.


-도연명(陶淵明)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나?

채현이 좋아하는 이상한나라 엘리스라도 되었나?


사는 것이 다 이런 건데

늙어가며 손자 재롱 보며 그놈들 커가는 것 보며 사는 것이 행복인데 예서 또 뭘 바라는가? 괜한 욕심은 과욕이고 심신을 망치는 불행의 씨앗이야.

자꾸 짜증내면 노년에 제일 무서운 우울증에 걸리는 거야


인생이란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attitute for life)

여유를 가지고 살자. 조그만 일에 너무 신경 쓰지

말자.



흔들리며 피는 꽃 _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우나니

흔들리면서줄기를 곧게 세우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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