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0. 3. 16:34 건강,생활상식

처용가

처용가, 역사 삐딱하게 쓰기와 망해사지 조회(69) /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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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06-01 09:08:05

 

“동경 밝은 달에 밤새 놀며 다니다가

집에 돌아와 자리를 보니 가랑이가 넷이어라

둘은 내 것인데 둘은 누구 것인고

본디 내 것이지만 빼앗겼음을 어이 할꼬“

때는 통일신라 헌강왕 지방호족의 세력이 날로 커지자 퇴폐와 쾌락을 쫒던 궁궐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지방 호족들의 자제들을 서라벌로 불러 올려 거나한 벼슬자리를 하나씩 마련해 주는 정책을 단행 하였다. 그것도 지방 대학 출신들에게는 언감생심 꿈도 꾸어보지 못할 육두품인 청와대 실 국장의 관직에까지 올라 헌강왕을 최측근에서 보필하게 하였으며 어디 그것뿐이던가 보너스로 시골 허접한 촌티가 팍팍 묻어있는 아낙이 아니라 발라당 까지고 세련 덩어리인 아리따운 서라벌 여자까지 품에 안겨주고 보니 처용은 한동안 권력과 여자의 치마폭에 휩 쌓여 비몽사몽 한 세월을 죽이고 있었다.

술과 여자와 권력과 휘영청 밝은 달밤이라...

그는 그 분위기에 휩쌓여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어느 때 부터인가 문득문득 피폐해지는 자신을 느끼게 되었고, 세월이 갈수록 허망한 심정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말이야 벼슬자리지 기실 지방호족들의 야망을 견제할 목적으로 인질로 잡혀있는 신세인지라 집에 두고 온 부모형제들의 사무치는 그리움도 그리움이지만 내 아리따운 아내는 나를 포섭하기 위한 미끼였으니 아내 또한 진정으로 나를 사모하는 것이 아님에야 무슨 의심이 있으랴!

처용은 모든 상념을 잊어버리기라도 하듯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벗들을 찾아 그렇게 밤마다 술과 대화와 상념에 취해 있었다. 그러길 몇 년 하고도 몇 달.


모월 모일 하늘엔 휘영청 밝은 달밤. 여느 날처럼 벗들과 달빛에 흠뻑 취해 밤새 노니다가 게슴츠레 한 눈을 하고 늦게서야 집으로 돌아오니 아뿔싸... 감히 누가 내 아내를 범하고 있다.

범한다는 것은 힘이 센 남성이 무력으로 아내의 의지를 꺾어 강제로 욕을 보여 범한다고 하지만 이것들은 합의 쇼당을 보고서 숫제 교교한 음성까지 내 뱉으며 교접하는 꼬락서니를 보자니 피가 꺼꾸러 치솟고 있었다.

속마음이야 ‘이런 쳐죽일 년 놈들!’ 하고 흥분했을지 모를 일이나 가만히 보니 엄마야~ 벗어둔 신발의 크기가 항공모함 같고, 아내에게 용을 써대는 모습을보니 자신이 도저히 따라 갈래야 갈 수 없는 힘이 있어 보이고 발바닥 또한 울퉁불퉁 힘깨나 쓰는 장사 같아 보이는지라 취기가 덜 가신 처용의 눈에서 불빛이 푸르르 돌았으나 그것도 잠시 처용은 곧바로 꼬랑지를 내리고 말았다.

이참에 차라리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어쩌면 지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가슴속에 꿈틀거리고 있었다. 또한 떠나올 때 성황당 나무아래서 눈물을 훔치며 뛰어가던 순박한 정혼녀의 얼굴이 막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순정이 있었고 복사꽃 볼그레한 얼굴빛으로 수줍음을 타던 그녀의 모습이 가슴이 절절히 사무쳐 온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내고,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는 생각이 처용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그냥 모른 척 내벼려 두기엔 처용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 두 년 놈들이 얼마나 남녀상열지사에 심취하였던지 처용이 마당 안으로 들어선 줄도 모르고 문이 열려 있는지도 모른 채 황홀한 밤을 불태우고 있었다.

어차피 방안의 그놈과 한 판 붙어봐야 승패는 불 보듯 뻔 한 노릇이고 또한 제 여자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하는 신생 사대부인 자신의 처신이 되려 부끄러울 것이니 시끄럽게 해 보아야 득 될게 없다는 생각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곤 취기가 덜 가신 몸뚱아리로 달밤을 무대조명삼아 한 바탕 놀기를 자처하였다.

처용은 그렇게 춤추며 노래하였다. 그것이 [처용가]였다.

그 노랫소리에 화들짝 놀란 두 년 놈은 밖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처용을 바라다보며 하던 짖을 멈추고 급하게 옷 가짐을 새로이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밖으로 나온 것은 기골이 장대한 그 사내였다.

처용의 아내는 막 윗옷을 추스르고 이불을 목까지 감아올려 아직 남은 거친 숨을 잠시 고르기에 들어갔다.

밖으로 나온 사내는 역지사지라... 만약 자신의 아내를 범하는 자가 있다면 돌로 쳐 죽일 법하나 이 처용이란 놈은 그 모습을 보며 노래하며 춤을 추고 있다니? 술에 취해도 보통 취한 것이 아니로구나! 하며 생각하였다가 술에 떡 방티가 되어 조용히 넘어 가 주는 처용이 반갑고 고맙고 그랬다. 감히 육두품의 벼슬아치 아내를 범하는 현장에서 들켜 버리고 말았으니 힘으로야 어찌 해볼 도리가 있다지만 어차피 쫒기는 신세가 될 터이고 지금의 나라 안 팍 사정으로 저놈은 정략적인 이용가치가 무한한 나랏님의 전략전술중 하나이니 조용한 것이 되려 안심이 되었다. 한편으론 미미하나마 스스로 자신이 약간 부끄러워지기도 하였으니 처용의 처신에 얼릉 할 말이 생각나질 않아 쭈빗쭈빗 서 있자니 그만민망하여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무엇이 생각난 듯 다시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그리고 나서그 나름대로 특유의 대단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아마도 취기가 무진장 남아 있는 처용의 모습에 용기도 생겨났거니와 처용의 아내를 이렇게까지 만들었던 평소 자신의 달변에 자신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막힘없이 줄줄 엮어내고 있었다.


“선생님 오늘 저의 무례를 용서하여 주소서! 저는 사실 사람이 아니오라 역병을 창궐케 하는 잡귀이옵니다. 선생님의 하해와 같이 넓으신 마음 씀씀이와 대범함과 지략과 애정과 대단한 명성이 지하세계에 까지 닿아있어 잡다한 역병들과 내기를 하였사온 즉, 내 오늘 천연두 마마 홍역 몽달귀신 처녀귀신 할배귀신 할매귀신 한 많은 전쟁귀신 그리고 변소귀신 달걀귀신 저 멀리 수입품인 일본뇌염과 홍콩독감 콜레라와 장티푸스 에볼라 바이러스에 매독 에이즈의 균을 대표해서 님의 명성을 확인코자 감히 들려 선생님을 실험케 하였습니다."

이쯤에서 잠시 숨을 멈추고 침을 꼴까닥 삼키며 처용을 올려다 보았다.

유유히 흐르는 달빛을 등지고 그 아래 게슴츠레 한 눈으로 자신을 굽어보고 있었지만 비틀비틀 가누지 힘든 모습을 재차 확인한 후 다시금 말을 빠르게 이어갔다.

"이로써 확인한바 역시 선생님의 그 명성이 허황된 것이 아님이 드러났습니다. 오늘 이후로 다시는 님의 집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을 터이니 부디 용서를 구합니다!”


하고선 머리를 바닥에 쿵 하고 찍고는 멍청하게 서 있는 처용의 대답도 듣지 않고 쏜살같이 밖으로 도망치듯 나가버렸다.

처용도 속으로 ‘그놈 참 억시기 똑똑하나 말도 많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쯤 이미 그놈은 삽짝 밖으로 사라지고 난 뒤이니 처용은 허허로운 가슴이 되어 한 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이렇게까지 쉽게 풀려버릴 줄은 몰랐으나 너무 쉽게 마무리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현장을 목도했으나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었다는 말이고 나중에 방안으로 들어가 보았으나 이미 어지러진 방은 처용의 아내가 깔끔하게 정리를 한 뒤였고 처용의 아내는 새침한 내숭을 떨며 이미 전부터 그렇게 있었다는 듯 자수 놓기를 계속하고 있다가 방 안으로 들어서는 처용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서방님 반기듯 반갑게 맞이하게 되니 그만 처용도 어안이 벙벙해져 사실인지 꿈인지 취기에 헛것을 보았는지 도저히 감이 오질 않더라!

만약 사실이었대도 별 도리가 없지만 그 놈이 자신의 자존심을 한껏 치켜세우고 도망을 갔으니 그로써 만족할 수밖에 없고 하여간 처용은 점점 기분이 좋아지는 자신이 이상하다이상하다 생각하며 휘감겨 오는 아내를 넘어트리고 아까 그놈이 자신이었던 양 하던 그 짓 꺼리를 이어 계속한다.

처용은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빠게질 듯 아프다. 어젯밤 일이 꿈이었는지 생시였는지 알쏭달쏭 한 마음이 되어 기억을 더듬으려 애를 쓰던 이때, 처용의 아내가 빼시시 묘한 웃음을 흘리며 꿀물을 한 대접 타서 방으로 들고 들어온다.

처용은 평소 안하던 행동의 아내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지만 아내의 얄굿게 짖는 미소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의 갈등과 자존심에 바보처럼 가슴이 막혀온다. 그리고 아내의 물음에 처용은 다시금 머리가 어 벙벙해 진다.


“어제 밤 술에 취해 들어와 마당에서 홀로 춤추고 노래하며 자알~ 놀고 계시던 데예!”

“어... 내가 그랬나? 이히히... 니 그거 봤뿟나?”

처용은 장단 맞추듯 바보처럼 웃고 말았지만 가슴 한 켠에선 쓰라린 가슴이 되었다.

그 이후 그날 밤 처용이 불렀던 그 노래는 누구의 입을 통해 서라벌에 퍼지게 된다.

처용은 얼마가 지난 후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이 모두가 꿈이 아니라 사실이었음을 깨닫게 되지만 이미 자신의 초상이 귀신을 물리치는 부적으로 변한 후였으니 오호라 통제여! 세상 쪽팔려 이를 어이할꼬?

이때부터 처용이 악귀나 질병을 물리치는 신의 반열에 올랐으니 그리 억울해 할 일도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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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역사 삐딱하게 보기의 한 장으로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재미를 가미해 써 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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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처용이 실제 인물인지 나는 알 수가 없으나 동해바다 용의 일곱 아들 중 하나라는 설화를 제외하고는 사료들과 지명과 이름들로 미루어 볼 때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까웠던 인물이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음이다. 한편으로는 처용이 아라비아인이었다는 설도 있으니 이 또한 경주 쾌릉의 무인석상이나 이미 신라는 멀리까지 무역이 성행했었다는 사실로 보아 이것 또한 그냥 무심코 넘기기엔 실로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이것을 역사가들이 말하는 본질을 나 또한 벗어나지 않았음을 밝혀둔다.


처용의 설화가 남아있는 망해사지(望海寺)를 들렀다. 망해사지는 신라 헌강왕이 바다에 뱃놀이 갔다가 만난용을 달래기 위해 지은 절집이다. 그 용의 일곱 아들 중 하나가 바로 처용이라는 설화가 남아 있지만 윗글로써 처용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접는다.

지금 새롭게 올려진 태고종 망해사란 작은 절집 마당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문수산 기슭에 흘러흘러 내려와 무거운 돌로 지탱을 하고 멀리 울산 앞바다를 향해 바라보고 서 있는 부도를 본다. 몸집이 뚱뚱한 쌍둥이 같은 부도 두 기가 저무는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듯 맥을 짚고선 여기 서 있다.

맥이란 혈이 통하는 곳이 모여진 곳이니 그 흐름을 쉬이 빠지는 곳에는 막아서고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는 통하게 하여 자연스레 그 속에 녹아드는 것이니 나 또한 이 세상 미미한 脈이나마 소통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된다.

어느 고승의 부도였는진 알 길이 없으나 그 크기와 몸집에 당대의 고승이였거나 이름을 떨친 스님의 부도가 분명하기도 하다만 흔적없이 무료하다.

두 기 모두 같은 크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높이가 3m는 족히 넘어 보이지만 상륜부의 부재가 남아 있지 않아 전체가 둔한 모습이다. 아마도 상륜부의 볼륨심한 부재들이 남아 있다면 지금의 모습보다 덜 답답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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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 색상이 지붕돌이나 하대석을 제외하고는 풍화의 흔적없이 깨끗한 대리석 같은 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것은 지붕돌이 옆으로 넓어 1000년 넘게 빗물이 몸돌이나 중대석에 닿는 것을 막아주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또한 돌의 특이한 재질과 돋을새김을 한 양감의 볼륨이 그리 크지 않아 깨어질 부분에 힘이 덜 간 덕택이라는 생각과함께 세월의 흔적인 돌이끼 없이 깨끗하며부드러운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를 생각해 본다.그러나 잔잔한 모습이나 한편으론 식탐에 몸집은 비대하지만 편식과 운동부족으로 오는 영양 불균형에서 오는연약한 영양실조에 방치된 모습을 자꾸만 지울 수 없다.

서쪽에 서 있는 부도는 온전하다만 동쪽에 서 있는 부도는 몸돌과 지붕돌 모서리와 상대석의 귀퉁이들이 깨어져 있다. 넘어져 있던 것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니 그나마 온전한 서부도가 덜 외롭겠다. 그동안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는 그 모습이 미소로 바뀌었을 법 하지 않는가?

코끼리 눈의 형상인 안상을 새긴 팔각의 하대석 받침위에 복련과 고사리 모양의 귀꽃이 그나마 양각의 볼륨이 최고로 높이 조각되어 있고 중대석을 받치고 있는 굄대가 4단으로 나 있다. 이것으로 더욱 튼실하게 몸돌을 받치고 있는 힘이 여기서 생겨난 듯 모습이다.

그러나 귀꽃이 그려진 복련의 조각이 이정도의 크기라면 연꽃잎사귀 그 위에 또 하나의 연꽃이 이중으로 조각되어 있는 것을 많이 보아 온 터라 자꾸만 단면으로 처리된 모습이 아쉬워 눈에 아롱거리며지나간 것을 그리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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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련의 상대석과 그 위에 다시 팔각의 몸돌 받침에 작은 안상을 얇게 조각해 놓았으며 팔각기둥 모서리에 작은 기둥을 양각해 놓았다. 몸돌에는 창문모양을 내고 여덟 면 중 네 면에만 문비를 새겨 놓았지만 이것 또한 얇게 조각해 놓아 종이나 선으로 접은 듯 인상을 준다. 그러나 워낙에 깨끗한 질감이라 직선이 눈에 잘 뛰지만 깊이 없이 크기에 비해 정성이 덜 간 모습이다. 신라 하대 양식을 따르자면 크기나 조각의 기법 중 누가 하나를 택하라 윽박지른 것도 아닌데 우리 선조들의 조각 수법의 화려함을 잘 알기에 아쉬워 자꾸만 뇌깔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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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돌의 얇은 처마가 갸날프다만 경쾌한 낙수면과 아랫부분에 홈을 파 놓아 흐르던 빗물이 고여 떨어지게 하였으며 또 한 번 흐르는 빗물이 처마 부분에 다시금 고이게 하여 떨어트리니 몸돌이나 중대석으로 스며들지 않게 하기위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이것으로 이토록 오랜 세월을 견디어 왔다는 생각과 낮은 운동감이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견뎌 왔을 힘이 되었을 것이라 감히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을 해 본다.

지붕돌 아랫부분에 둥근 형태의 부드러운 곡선이 겹처마가 되는 곳이니 두리 뭉실 단순화 된 대칭과 정확한 디자인에 의해 만들어진 모습을 본다. 미술로 치자면 화화가 아니라 도식화 되고 잘 디자인 된 상품이나 상업미술의 취향에 걸맞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지붕돌 모서리에 풍탁의 흔적인 구멍이 나 있으니 멀리서 그 모습을 상상하며 듣는다.

혼자만의 상념 그렇다. 크다. 둔하다. 직선이 눈에 많이 띈다. 대칭이 정확하다. 잘록한 허리에 힘이 쏠린다. 등등.. 내 보는 눈이 이제는 가슴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눈에서 중단되고 마는구나!


그늘에 앉아 부도가 바라보는 그곳 멀리 바다를 조망한다.

그곳에는 우뚝 솟은 굴뚝 들이 바다를 막고 있어 지금 산업도시 울산의 긴장된 힘을 여기서 본다.

과거와 활기찬 현재와 그 두 공간의 가운데 서서 어느 곳에도 동화되지 못한 이방인이 되고 있다. 누구는 중간자라 하지만 중간자는 그 역할이 지대하지만 이방인은 무심히 바라보는 방관자의 눈길을 애써 피할 줄 모르며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그래도 서성이는 것을...


언젠가 이방인인 나는 자유로이 홀로 춤추며 노래할 수 있을까?

 

Posted by og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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