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만 바라보지 말고, 아래도 내려다보고 살자 | |
인샬라의 세상사는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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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기자, 2005-05-21오후 9:28: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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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만 바라보지 말고, 아래도 내려다보고 살자.- 밤늦은 시각. 술에 취한 채, 흐느적흐느적 걸어가던 행인 한 사람이 발밑의 하수도 맨홀 뚜껑 밑으로 빠져버렸다. 때는 12월의 아주 쌀쌀한 날씨. 매서운 칼바람 같은 추위가 몰려오고, 시커먼 오물바닥 밑으로 쓰레기와 생활오염이 범벅이 된 물들이 계속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추위를 이겨보려고, 바닥에 굴러다니던 비닐봉지를 온 몸에 칭칭 동여매고, 얼굴과 손바닥, 발바닥까지 감싼 채... 살아 보겠다던 의지하나로 배고픔과 추위를 견딘 8박 9일 동안 하수도 바닥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 난 사람이 있었다. 그분은 연세도 많은 노인이었다. 죽을지 살지 모르는 그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물이 거슬러 흐르는 방향을 따라간다. 한강으로 흐르는 물은 아래로, 사람이 사는 곳으로 역행해서 올라가는 방법을 택한다. 또한 그는 회식을 하던 사람에게서 빼앗은 껌을 씹으며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목욕탕이나 수영장 같은 물이 많이 쏟아져 내리는 곳은 피하고, 맨홀 뚜껑의 구멍 난 곳으로 새어들어 온 해바라기 모양의 불빛을 찾아 고함을 친다. "사람 살려 주세요." 이때, 아파트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던 젊은 남자. 며칠 전, 어떤 도사에게 점을 보던 중, 그가 이르기를... " 밑에 사람들에게 베풀고 사시오. 아랫사람에게 나누고 살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오." 우연히 베란다 아래에서 사람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예사로이 보지 않고, 내려가 확인 해 본 결과. 사람이 안에 갇혀있던 것을 119 구급차를 불러 그들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된다. 그 할아버지가 낙천적인 말투로 남긴 말 한마디. " 위만 바라보지 말고 이젠 아래도 내려다보고 살아야겠다." 자신이 겪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아무렇지도 않게 너털웃음으로 넉넉한 여유를 가지시며 낙천적으로 마무리해주신 그 말씀이 계속 내 머릿속을 각인시켜 놓았다. 엊그제, TV 방송에서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가 전파를 타고 전해준 이야기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 ' 아! 어쩜... 참, 대단하신 분이구나! 슬기로우신 양반이고...' 본받을 만한 이야기, 남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불현 듯 스쳐 이곳에 글을 써본다. 농담처럼 흘러가는 웃음으로 마무리 하면서 그 노인은 '위만 바라보지 말고, 아래도 내려다보고 살자' 고 했다. 사실, 우리가 세상을 사는 동안 ' 남의 떡이 커 보인다.' 고... 상대방이 잘살고 잘되면 질투가 나서 배도 아프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교만하게 되고, 욕심을 부리다 화를 입기도 하고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는 둥 낭비를 하기도 한다. 나보다 못한 사람,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고 아래도 내려다보고 살면 모든 삶에 감사하고 반성하고 겸손하게 살게 된다. 때론 위를 바라보며 내 삶의 척도를 위해 노력하다보면 더 나은 삶을 살수도 있지만, 자칫 욕심이 화를 부를 수 있기에 적당한 선에서 아래도 내려다보면서 베풀고 살다보면 그 도사의 말처럼 좋은 일도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산다는 것. 이젠 나이가 들어서인지 베풀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넉넉한 인심을 베풀며 아량을 보여주는 행위야 말로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인가 말이다. 베푸는 만큼 덕이 쌓여 되돌아오지 않을까? 아마도 그 할아버지는 그 넉넉한 웃음만큼 사람이 낙천적이었기에 죽음에서도 살아날 수 있는 천운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방송에서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이 방송을 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글쓴이: 인샬라-신의 뜻대로, 정원-필명, 실명- 김영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