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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적당한 날 야유회 겸 쑥뜯으러 가는날이 따로있다. 삼겹살 서너근.이슬이 서너병. 된장찌게거리.과일 야채 커피 등.. 완벽하게 준비하여 세 집 부부 여섯명이 떠난다. 쑥뜯는 시간은 한 시간 정도이고 개울가에 자리펴고 담소나누며 이슬이와 친구하노라면 싱그러운 연두빛 새싹들이 저마다의 향내음을 풍기며 찌든 도시생활에 한껏 활력을 넣어준다. 그런 야유회를 올해는 이런저런일들과 작년에 뜯어다 냉동실에 보관한 쑥이 발목을 잡아버렸네, 오늘은 쑥개떡과 쑥송편이나 해볼까? 아침부터 쌀 담그고 냉동실 무게 좀 덜고 일 거리를만들었다. 떡이 먹고 싶으면 사다 먹으면 되지. 집에서 번거롭게 부산떠는 모습을 이해 못하는 친구들도많다. 만들어도 얼마 먹지도 못하지만 나누어먹는 재미도 솔솔하기에 연례행사처럼 꼭 하게된다 여럿이 산에 갈때도 간식으로 가져가면 인기만점이다. 이런 촌스러운 서울 살림은 언제나 벗어나려나... 담가놓았던 쌀을건져쑥과같이 가지고 방앗간을 향한다. 여러가지 떡들이 주인을 찿기위해 즐비하게 놓여있다. 예전에어렸을땐 떡이 제일가는 간식이었건만 지금은 먹고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 입맛도 세월따라 변하는건 사실인거 같다. 방앗간 한켠에선 김이 무럭무럭 나는 가래떡을 뽑고 있었다. 주인 왈 "아줌마 뭐하실거예요?" 네~이것좀 갈아주세요~ "거기 놔 두세요" 침묵이 흐르고 아저씬 열심히 가래떡을 뽑고있다. 옆에 서있는 아줌씨도 아마 떡을 기다리는듯 했다. 김이 무럭무럭나는 가래떡이먹음직 스러워 보였다. 아저씨가 가지런히 그릇에 담으면서도 먹어보란 말이없다. 아마팔려고 만든떡이라 그런가보다. 조금후에 서 있던 아줌씨 떡이 기계에서 나오기 시작. "아저씨 조금 짧게 잘라주세요" 한마디 던지고 그릇에 담아 촘촘히 사라진다. 아 어찌 떡방앗간 인심이 이렇담. 시골에선 보이는 사람마다 맛을 보여주는게 인지상정인데~ 내가알고있는 인간미는 그런게 아닌데 아무리 각박한 서울살이라지만사라져가는 우리네 미덕에 씁쓸한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