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앙코르 왓에서 온 엽서 2006/09/05 08:02추천0스크랩0
원문출처 : 이지연의 블로그

postcard002[2].jpg

여행을 떠난 한국어반 학생으로부터 엽서를 받았다.

참으로 뜻밖이였다.

그 문명의 오지에서 누군가 내게 엽서 한 장을 보내오리라곤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었으며

어떤 값비싼 선물을 받는 것 이상으로 기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비가 오는 궃은 날씨에도 멀리 산 속의 지방으로부터 스쿠터를 타고 오는 무척이나 성실한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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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캄보디아의 우표는 이렇게 생겼구나...특이하고 예쁘단 생각이 든다>

Dear 선생님.

안녕! 저는 지금 앙코르를 여행 중입니다. 단체 여행 왔어요. 이곳에는 많은 여행객들로 붐비는군요,

중국인, 대만인,한국인 유럽인들,,, 길에서 한국어 간판을 많이 볼 수 있어요.

대부분 읽을 줄은 알지만 뜻을 아는 것은 아주 적네요. ^^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겠어요.

앙코르의 날씨는 너무나 더워요. 햇볕이 아주 뜨거워요.

지금느끼는거지만 대만도 그만하면 시원한거에 속하는거 같아요. 좋은 시간 되세요.

'앙코르왓'이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바로 홍콩 영화 "화양연화"에서 였다.

늘 비껴나고 지나치기만 하는 양조위와 장만옥의 어긋나는 인연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

사원의 흙벽에 비밀을 묻어 두는 장면으로 엔딩이 된다.

영화처럼 너도 사연을 백년 묻은 사원의 흙벽 틈에 놓아두고 왔느냐고, 아니 아니

좋은 사진 많이 찍었느냐고 미리 미리 안부를 묻고 싶어진다.

나의 이 기특한 학생은 자신이 쓸 수 있는 몇개의 문장은 한국어로 써 주었다.

이런 엽서나 카드를 받을때 내가 그닥 헛 수고는 하지 않은거 같아 마음이 즐거워진다.

외국어 배우는 것이 한두달 수업받고 마음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데

성실하고 열성적인 학생들이 잘 따라주니 내가 가진 행운이 고맙기까지 하다.

ankor.jpg

< 사진 출처: Naver 검색>

엽서,,,,,

얼마나 오랫만에 받아 보는 것인지.

학생시절, 강의를 땡땡이 치고 멀리 바다로 여행을 떠난 과의 그닥 친하지 않았던 친구 하나가 엽서를

보내온 일이 있었다. 내내 감격을 하고 또 해서 무슨 말인가를 해주고 싶었는데 그 친구가 앓던 고민거리에

대해 아는 척을 하는 것이 나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 망설이다 말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엽서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가을날의 해운대 바다를 찾아 들었었고, 그 언덕 위의 작은 우체국에서 내가 방금 떠나 온

서울의 그 누구에게 엽서를 보냈었다.

오로지 엽서 한 장 보내자고 그 먼 길을 나선 것이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실없는 행동을 한 것에

후회는 없다.

여행을 다니며 누군가에게 엽서를 보내는 것은 무척 아름다운 일이다.

마음보다 글이 나서서 달려가주는 일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

보내는 사람 , 받는 사람, 모두 작은 온기를 주고 받아서 설령 상처를 받아 지금 앓고 있는 중일지라도

그 따뜻한 마음 하나로 금새 치유될 수 있을것만 같다.

나는 여행지에서 누구에게엽서를 보내고 싶을까?

그런 사람 하나, 마음에 간직하고 떠나는 여행, 그 이상의 행복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살아있는 날의 행복이고, 함께 나누는 정이 있어 용기가 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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