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30. 14:28 여행,레저
피지,뉴질랜드,호주 여정기
'피지 뉴질랜드 호주 여정기' (10 편)
(2006` 2, 16 ~ 2, 27)
바닷물 한없이 절벽 때리는 갭 파크
푸른 바닷물이 바위절벽에 부딪쳐 허옇게 부셔지는 물거품 등 잊을 수 없는 절경을 펼치는 갭 파크(Gap Park)에 올랐다. 따가운 햇살로 땀이 솟아 온몸을 흥건히 적신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절경을 하나라도 더 보려고, 아니 각인시키려고 바위틈을 힘들게 올라 가장 높은 곳까지 찾아갔다. 바위 절벽은 꾸불꾸불 몇 km나 이어졌다. 물거품은 바위를 때려 절벽 곳곳에 깊은 상체기를 남겼다. 그러나 끊임없이 푸른 바닷물은 절벽을 때려댔다. 건너편 기슭엔 팔각정이 보였다. 그곳 그늘에서 잠시라도 땀을 식혀야했다.
(갭 파크의 표지판. 표지판 뒷쪽 절벽으로 오르면 갭 파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가 바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다.)
(절벽 아랫쪽에는 파도가 몰려와 바위를 때리곤 흰 거품을 토해 낸다. 절벽 위엔 고급주택가가 자리했다. 엄청 좋은 전망을 둔 저택들이다.)
시드니항구를 볼 수 있는 크루즈에 나섰다. 선착장엔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선착순으로 배에 입장해야 하기에 일찍 올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땅히 쉴 곳이 없다. 햇살은 여전했고. 반시간 이상 이곳저곳을 흘깃대다 배에 올랐다. 배가 내항을 출발하면서 바로 선상뷔페가 시작됐다. 점심을 조용히 먹을 수 없다. 양편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어떻게 배만 불릴 수 있을쏘냐. 푸른 바다와 푸른 숲, 그리고 벽돌색의 엎드린 나지막한 주택들, 자연과 잘 조화된 한 폭의 그림이다. 배의 속도에 따라 풍광은 자꾸만 바뀔 수밖엔.
(시드니 내항을 유람시킬 선박이 부두에 정착해있다. 점심을 먹으면서 내항의 아름다운 모습을 관광했다.)
(아름다운 주택들이 엎드려있다. 바다엔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하버브리지 아래를 지났고, 이어 나타난 조개껍질 모양의 오페라 하우스, 내항 복판에 떠있는 조그마한 핀치가트 섬(Pinchgut Island), 하늘을 찌를 듯한 도심의 고층빌딩 숲, ...... 이들 하나하나 풍경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었다. 특히 핀치가트 섬의 성채 포트 데니슨(Fort Denison)이 눈길을 끌었다. 이 성채는 식민지시대 죄수들을 유폐시키기 위해 만든 수용소다. 이 근처에는 상어 떼가 득실거려 감히 탈옥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고 전한다. 그러다가 1857년 포대를 구축하는 등 견고한 요새를 만들어 시드니 항구를 지키는 진지구실을 해왔다.
(내항의 한 복판엔 핀치가트 섬이 그림처럼 떠있다. 이 섬의 성채 포트 데니슨은 영국식민시대 죄수들의 감옥으로 사용했다. 주변엔 식인상어들이 우글거려 탈출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단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전경. 그림같은 아름다운 건물이다. '현대건축의 기념비'란 수식어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크루즈가 끝나면서 바로 그 유명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를 찾았다. 무슨 말로 이 건물을 얘기할 수 있을까? 이 건물을 두고 ‘근대건축의 기념비’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을 정도다. 건축기간 14년 동안 말도 많았다. 1956년 뉴 사우서 웨일스(New South Wales) 주(州) 정부는 세계적인 건축설계경연대회를 열었다. 공모된 32개국 233점의 작품 중 덴마크 출신 Jorn Utzon의 작품이 선정됐다.
오페라 하우스, 복권까지 팔아 건설
1959년 3월 3단계 공사 기공식이 열렸다. 1963년까지 기초공사와 하부 벽 토목공사 등 1단계 공사, 1967년까지 아치형 지붕공사 ․ 유리벽 공사 ․ 내외 벽 공사 ․ 주변산책로 공사 등 2단계 공사, 3단계는 내부공사 등의 순으로 진행시켰다.
설계자 Jorn Utzon은 2단계공사 중 과다 계상된 건축비용문제와 정치적인 문제가 겹쳐 사임하고 덴마크로 돌아갔다. 당초 건축예산은 시민들이 모금한 700만 달러 정도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엄청난 공사비가 들어갔던 것이다. 그 후 4명으로 구성된 호주 건축 팀이 설계도를 일부 수정해 완공했다. 총 건축비는 1억 200만 달러가 들어갔다.
(이 아름다운 건물을 배경으로또 한 컷 찍었다. 염치 없음은 물론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건물을 배경으로 했기에 그나마 늙음도 감춰진듯 했다.)
주정부는 이 초과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오페라하우스 복권’을 판매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1973년 9월 완공했다. 첫 공연작품 오페라 ‘전쟁과 평화’는 성황리에 마쳤다. 그 해 10월 20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가 참석해 개관식을 가졌다. 이 개관식에는 설계자 Jorn Utzon은 초청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물 위에 뜬 오페라 하우스. 아무리 수식어를 동원해도 그 아름다움을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오페라하우스에는 콘서트홀, 오페라 극장, 드라마 극장, 연극관 등 4개의 주공연장과 부장실, 도서관, 연습실, 휴게실, 식당 등 1.000여개의 방이 있다. 가장 큰 콘서트홀은 2.690석을 좌석을 가졌으며, 교향곡과 대중민속음악 등을 공연한다. 또 1.600석의 오페라 극장엔 오페라를, 544석의 드라마 극장은 드라마와 댄스공연을, 398석의 연극관은 연극이나 강의 세미나 영화공연 등이 열린다.
콘서트홀은 음향효과를 높이기 위해 위쪽 벽과 천정에는 호주산 백색 자작나무 합판을 붙였다. 또 아래 벽과 계단 무대 관람석에는 갈색 회양목을 깔았다. 음향효과는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게 됐다. 무대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검은 색을 칠했고, 무대 위쪽에는 18개의 도넛 모양의 아크릴 음향 반사판을 달아 악기소리를 무대 위로 반사시키도록 만들었다. 홀 중앙에는 10.500개의 파이프와 5단짜리 건반이 있는 세계최대의 파이프 오르간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 3대 美港, 한몫 거들어
이 건물의 전체길이는 185m이며, 가장 넓은 곳이 120m, 가장 높은 곳은 콘서트홀로 해발 67m에 이른다. 지붕은 4.253개의 틀 위에 스웨덴에서 수입한 무광택 타일 1.056.000개를 붙여 완성했다. 햇볕의 반사로 사진이 잘 나오지 않을 것을 피하기 위해 무광택 타일을 붙였다. 조가비 모양의 지붕 안 한쪽에는 보통유리를, 다른 한쪽엔 황 홍색 코팅을 한 프랑스제 2중 유리 2.000여장이 들어갔다.
이 건물의 독특한 디자인은 설계자 Jorn Utzon이 부인이 들고 있는 쟁반위의 오렌지 조각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설, 바람은 받은 요트 또는 조가비의 모양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설 등이 있다. 그러나 조가비 모양이 정설로 굳어져가고 있는 분위기다.
우린 오페라하우스 내부를 둘러봤다. 공연은 없었지만 직원들이 나와 분주히 움직인다. 외부를 돌기도 했다. 이른 시간 탓인지 공연은 그 시간에 없다. 이 건물은 시드니의 상징물답게 멀리서 봐도 독특하면서 그 아름다움이 확 눈에 들어왔었다. 가까이서도 마찬가지다. 너무 아름다웠다. 건물 내부도 마찬가지로 미적 감감이 넘쳤다.
('미시즈 매쿼리 포인트'. 메쿼리 총독 부인인 매쿼리여사가 항해에 나선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앉았던 '매쿼리 부인의 의자'라는 바위의자가 있는 곳이다.)
일행은 하버브리지를 찾아가지 않고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Mrs. Macquarie`s Point)'로 옮겨 그곳에서 시드니항구의 상징인 하버브리지를 감상했다. 다리 위에는 관광객들이 올라가 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가 유명해진 것은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이곳에서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는 점 때문이다. 왕립식물원에서 뻗어 나온 잭슨 만(Port Jackson)에서 튀어 나온 곶(Point)에 자리했다.
이곳에는 ‘매쿼리 부인의 의자(Lady Macquarie`s Chair)'라는 바위의자가 있다. 매쿼리 총독 부인이 항해에 나선 남편이 돌아오기를 이 바위에 앉아 기다렸기에 붙어진 이름이다. 바위엔 이 같은 내력을 적어놓았다. 여기서 서쪽은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동쪽에는 호주해군의 선착장이, 끝자락엔 포트 데니슨이 자리한다. 오페라하우스나 하버브리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상당시간 기다려야했다. 신혼부부 두 쌍과 그 가족들이 몰려와 촬영하면서 부산을 떨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진촬영장소의 명소로 이름이 난 곳이다. 바다를 끼고 산책하기에도 참 좋은 코스라고 느꼈다.
‘건강’, ‘제일’ 축배로 피날레장식
어느 듯 해가 설핏했다. 시드니의 관광도 이로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저녁을 먹곤 이곳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그렇다고 호텔이 교외에 있으니 도심으로 다시 나가 야경을 즐길 수도 없다. 이 여행을 청산하는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 순 없었다. 남은 양주를 가지고 호텔 바로 내려갔다. 맥주를 시켜놓고 폭탄주로 짧지 않은 여정의 무사함에 감사하는 축배를 들었다. 이 여행에서 서울 팀에게 축배제의의 독특한 방법을 배웠다. 축배를 제의하는 사람이 먼저 “건강”이라고 선창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제일!”이라고 큰소리로 복창한다. 또 “오늘도~”라고 선창하면 “건강하게~”라며 복창을 하는 방식이다. 우린 이 방식으로 폭탄주를 연거푸 마셨다. 술이 떨어질 때까지. 바 종업원들도 우리의 술자리를 보곤 혀를 내둘렀다. 맥주병이 가득 쌓인 데다, 양주병까지 놓여있었으니깐.
(우리 일행은 하버브리지를 배경으로 단체촬영했다. 뒷줄 네 번째 분과 앞줄 왼쪽 첫 번째 부인이 태백에서 온 칠순 부부다.)
새벽이 찾아왔다. 서둘렀다. 아침 7시 10분까지 공항에 도착해 출국수속을 밟아야했다. 인천공항 발 대한항공 KE 812편을 탄 시간은 오전 9시 10분. 인천공항엔 이튿날 오후 5시 40분 닿았다. 우린 대구행 비행기를 탔다. 대구도착은 저녁 8시. 집사람이 마중 나왔다. 함께 식당으로 옮겨 해단 식을 가지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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