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만든 조각공원, Arches 2006/05/30 06:21추천1스크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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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취즈 국립공원 정경(너무나 많은 조각품들이 서있어 어느 것을 찍어야할 지 선택이힘들 지경이었다)

"아마 이곳은 거인들이 살던 성이 파괴되고 성의 주춧돌만 남은 형상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고도의 문명을 가진 우주인들이 머물다가 성채를 불태우고 떠나버린 곳인지도 모른다

그도 아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상항 혹성에 당도했는 지도 모른다

이곳에 당도하기 조금 전 사막에서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면서 계속 우리 차를 따라오는 것같더니

그것에 빨려 들어온 것이나 아니었는지?

이곳은 아무리 보아도 자연의 대 역사에 의해 형성된 곳이 아닌 것같다

분명히 인간이 모르는 대사건이 벌어졌던 곳이거나 지구와는 다른 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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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모양의 붉은 조각들이 서있는 모습

끝없이 펼쳐진 평원의 곳곳에 서있는 크고 작은 붉은 빛 돌기의 아취들이 20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신비 이상의 기운이 흐르고 있는 광막한 벌판에다 누군가가 수많은 조각품들을

숨겨둔 비밀의 장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조각 작품들이 서있는 전시장의 어마어마한 규모와 그 엄청난 작품 수에 놀라버린 나는

작품에 관한 감상에 앞서 끝없는 사색에 몰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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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정오,일몰 시시각각으로 색깔이 변한다는 이곳의 오랜지빛 바위들

이곳 아취즈 국립공원으로오기 위해 콜라라도의 그랜드 정션(Grand Junction)에서

70번프리웨이 서쪽으로 나와 유타(Utah)주로 들어왔었다

날씨는 극히 무덥고 사막은 황량하기 짝이 없었다

콜로라도의 아름다운 경치와 서늘한 기후와는 무척 대조가 되었다

유타주의 Welcome Center에 들어서니 벽마다 유타주의 국립공원 사진과 소개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유타주의 남동쪽 주경계선은 아리조나주에 위치한 그랜드 캐년의 북쪽 가장자리와 만나면서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 캐피털 맆, 아취즈, 그리고캐년 랜드 국립공원들이 연이어 있었다

이곳을 통틀어 Grand Circle 이라고 부르며 거리는 900마일에 이른다고 했다

유타주는 그야말로캐년 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 국립공원들은 다같은 지질과 침식 작용에 의해 형성된 것이지만

각기다른 성격의 웅대하고 장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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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취즈 국립공원 내의 Delicate Arches 의 모습

아취즈 국립공원은 유타주 동남부의 광대한 평원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은 2시간동안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자연이 만든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조각공원이나 다름없었다

작픔의 주제는 아취였다

처음 공원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는 눈 앞에 펼쳐진 환상적인 광경에 압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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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놀라운 추상 조각 예술품을 창조한 조각가는 다름아닌 자연이라고 했다

바람과 물이 인간의 손과 조각도를 대신하여 영겁의 세월을 통해 모래석을 깍아놓은 것들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사실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임의적이고 무의도적이고 자연 발생적인 물과 바람이 어떻게 이렇게 눈을 의심하리만치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조각품들을 창조해낼 수가 있단 말인가?

분명히 어떤 의지가 개재되어 있음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사자가 엎드린 형상, 거북이 머리, 세사람의 동방박사, 거대한 코끼리 얼굴,

산을 넘는 양떼들, 큰 성채의 모습 등을 그토록 실물과 똑같은 감이 들도록 형상화시킬 수 있단 말인가?

자연이 이처럼 기기묘묘한 솜씨를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 속에 어떤 힘이 깃들어 창조를 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힘을 인간은 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은 위대한 예술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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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 나오는 조각 "Three Gossips"

세사람이 수군거리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엄청나게 큰 바위조각상이다

늘상 남의 말을 좋게 하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깨닫게 하려는 형상이다

신이 문자가 아닌 형상으로 준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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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고 Balanced Rock 라고 불리는 듯(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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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Rock

높이 128피트의 Balanced Rock(위사진 왼쪽)는 금방 굴러떨어질 것만 같은 큰 바위 덩어리가

받침대가 되는 바위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어져 있는 것이다

지질학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모양이 형성되기까지 6천만년이 걸렸다고 한다

자연이 이러한 걸작품 하나를 탄생시키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머리처럼 얹힌 바위가 떨어질려면 또 다시 수백만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보기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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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ectacles로 불리우는 North Window와 South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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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불타는 용광로(Fiery Furnace)라는 작품으로 크고 작은 뾰족한 붉은 바위들이 비스듬이

중앙을 향하여 모여있는 것이 불길이 타올라 가는 것같은 형상이다

그야말로 거인들이 모여 불을 쪼이던 곳같다

이곳은 이처럼 거인들이 살던 곳이라는 추측을 가능케하는 곳이었다

이곳 저곳에 거대한 붉은 바위들이 사람이나 짐승의 형상을 하고 서있거나 웅크리고 앉아있다

나무들이 있다고 하지만 겨울에는 영하 수십도가 내려가는 추위와 여름에는화씨110-150도를 상회하는

극심한 더위로 가지들이 기형으로 오그라져 있거나 아예 잎들이 없는 앙상한 죽은 가지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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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s Garden에 서있는 외로운 파수꾼들

자동차로 공원을 천천히 돌아보다가 Devil's Garden 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가든 입구에서 붉은 바위 사이로 뚫린 사잇길이 보여 호기심에 끌려 들어갔다가

생각지도 않게 약 3 킬로미터의거리를걷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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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s Garden의 아취 사이로 보이는 Juniper 나무모습

붉은 모래석의 돌기둥과 암벽 조각들이 서있는 놀라운 광경들에 미혹되어 꿈길을 가듯 걸었다

그 속은 악마의 정원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고 꼭 자연사 박물관같았다

갖가지 붉은 돌기둥은 물론이고 가지가 앙상한 향나무(Juniper),

소나무의 일종인 Pinon Tree, 그리고 땅달막한 나무들이 땅을 뒤덮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 엘리스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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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Arch 모습

3킬로나 되는길을 걷자니 덥고 햇볕이 따가왔지만 한참을 그렇게 사방을 음미하듯 걷고 있는데

도중에 갑자기 누군가의 함성소리가 들렸다

뭔가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니 서쪽 하늘아래 구멍뚫린 아취(위의 사진)가 어슴프레하게 보였다

햇볕이 정면에서 비치니 그 쪽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사진이 흐리게 나와 아취의 붉은 색이 회색빛이 되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그것이 바로 LandscapeArch 라는 것이었다

악마의 정원이라는 말대로 악마에 끌린듯이 길을 따라왔는데 생각지도 않게

월척을 낚은 기분이었다

자연이 영겁의 세월을 통해 깍아만든, 세계에서 제일 긴 우아한 아취를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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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멀리서 찍어보았다

이것 역시 물과 얼음, 기온과 시간이 만들어 놓은 걸작품이었다

그들은 일억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통해 끈기있게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1991년에 높이 60피트, 두께 4피트, 길이 11피트의 돌조각이 다시 떨어져 내리면서

아취를 지금 처럼 얇은 리본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자연의 작업과정은 우리의눈으로는 전혀 감지되지 않지만 내가 서있는 그 순간에도

모래석 표면은 끊임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고 했다

가느다란 바위리본 역시 곧 무너질 것같이 보였다

거인이 드나드는 궁전의 문이었던 것은 아닐까?

또 다시 몰려오는 나의 상상력!

도무지 자연의 변덕이 만들어 놓은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정교했기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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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의 나무들이 우거진 곳에서 잠시 쉴려고 했더니 뭔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암사슴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풀을 정신없이 뜯어먹다가 멀리서 온 손님에게 인심이라도 쓰려는 듯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해주는 선량하기 짝이 없는 사슴의큰 눈망울 속에는

두려움이 전혀 깃들어있지 않았다

이곳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사막이기에 주로 야행성이라고 하는데

이암사슴은관광객에서 특별 서비스라도 하려는 듯 한동안 거기 그렇게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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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아직도 풀리지 않은 신비의 땅을 벗어나자니 붉은 색의 조각들이 계속 나타난다

붉은 바위들에는 가로줄이 생겨있어 올려다보면 마치 앞으로 넘어질 것같다

평원에는 화석화된 모래언덕이 있는가하면 노란빛 둔덕과 연두색 둔덕이 넓게 펼쳐져

형형색색의 조화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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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거대한 우주 공간 속에 한 조그만 먼지에 불과하며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

극히 짧은 순간을 살다가 사라지는 덧없는 존재일 뿐이다

그러한 유한한 존재가 수천만년이 걸려 형성된 자연의 작품 앞에서

무한한 신성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은 자연의 경이 앞에 유신론자가 되고 또 어떤 사람은 범신론자가 된다

여간 무감각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무신론자로 남아있기가 힘들 것이다

아취즈 국립공원에 펼쳐진 신비 앞에서 나는 무소부재하시고 전지전능한 어떤 우주의 힘이

나의 영혼을 뚫고 들어오는 체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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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The Tower of Babel)과 올갠(The Organ) 이라는 불리는 붉은 조각 뒤로 낀 검은 구름

191전 프리웨이에는 강한 사막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자동차가 흔들릴 정도였다

멀리서 작은 회오리 바람이 뱅글뱅글 돌면서 먼지를 일으키고 나무 덤불을 휘날리는 것이 보였다

예측할 수 없는 사막의 기후라 자동차와 집채도 삼키는

무시무시한 트위스트(회오리 바람)라도 만날까봐 겁이 났다

나는 서둘러 신비의 땅을 벗어나야만 했다

허리케인 씨즌이었기 때문이었다

***** 이곳에 올린 사진은 직접 찍은 사진들과 아취즈 국립공원에서 구입한

"Arches"라는 책자에서 스캔한 사진을 올렸다

그런데 그 책자의 맨 뒤에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Created, Designed and Published in the U.S.A

Printred by Dong-A Publishing and Printing , Seoul, Korea

Color Separations by kedia /Kwangyangsa Co., Ltd.

아취즈 국립공원 홍보용 책자가 우리나라의 동아 출판사에서 인쇄된 것이었다

반갑고 자랑스럽고..... 뿌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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