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내가 암 투병 생활한지 10개월. 기약없는, 현대 의학으로 완쾌가 안되는 아내의 병상을 지켜오고 있다. 삼십오년을 함께하며, 항상 웃음을 선사하든 그녀가 집을 떠나 암병동에 머물면서 웃음을 잃었고, 하루에 수없이 되내이는 묵주 기도는 산소 호홉기에 가려 보는 가족들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하는 막내, 하나뿐인 아들은 직장을 관두고 어머니를 누나와 함께 간호하고, 출가한 딸은 주말마다 사위와 함께 서울로 가 병상을 지키다 간다. 오랜 해외 근무로, 부부의 정을 신혼처럼 여기며 한번도 부부 싸움을 못해본 영감은, 사업장을 못비워, 일주일에 두번씩 아내를 보러 KTX를 탄다. 나날이 야위어진 아내를 볼때마다,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은 아내와, 병상을 지키는 애들 모두를 울게 만들어, 다시는 울지 말자고 다짐을 해도 그게 안된다. 살아 오면서, 너무나 사랑했기에 선택한 아내를 현대 의학으로 치유 될수 없는 과정으로 만든 자신을 한없이 채찍질하며 아내에게 내가 해줄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몰라 괴로워 한다 공장을 팔고, 집을 팔아서라도 그녀를 구할 나라에 가고 싶다는 내말에, 김박사는 우리 의술도 세계에 버금가는 의술이라며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기다리란다. 기다림. 완쾌를 기약할수 없는 기다림. 병상에 누워만 있는, 많은 항암 치료로 앙상한 아내 손목을 감싸 안으면 그녀는 홀로 집 지키는 영감 생각 한다고 제때 식사 잘하고, 건강 잘 지키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평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베풀고 살아온 아내의 생활 신조로 많은 친구와 이웃, 성당 교우들이 먼 서울을 마다않고 수없이 찿아와 울고가는 모습을 볼때마다 나는 신께 메달린 마음으로 기도만 한다. 지난 밤, 아내곁에 이틀을 머물고 밤차를 탔다. 영감 마음처럼 비가 내리고, 차창넘어 어둠뿐인 배경에 , 몇달새 허옇게 변한 머리를 한 영감이 보였다. 아무것도 아내한테 해주지 못한..... 아무것도 아내한테 해줄수 없는..... 그냥 힘없는 영감의 얼굴만 보였다. 오래도록 함께한 아내의 빈자리가 집안을 어둡게하고, 그리고 내마음의 행복도 앗아가고. 나는 산에 한그루 나무가 되어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쉬게 해줄거야. 힘없는 아내 목소리를 떠올리며. 다음 주도 아내를 찿는 영감은 밤차를 탈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