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16. 23:18 여행,레저
실크로드(silk road),신비로운 비단길이 부활한다.)
중국 서안에서 시작되어 멀리 터키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 혹은 로마까지 이어졌다고 하는 비단길. 가족의 생계, 가문의 부흥 그리고 부를 위해 등짐을 지고 낙타를 탔던 이들로 새로운 길, 새로운 문화와 역사가 만들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오간 덕에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었던 이 길 위에 지금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지나고 있다. 위대한 유산이 잠든 곳, 돈황의 막고굴 실크로드라고 불리는 길은 단순히 중국의 내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천산 산맥을 중심으로 천산 북로와 천산 남로로 구분되고, 또 바다를 이용한 항로 역시 비단길이라고 불린다. 돈황의 가장 큰 볼거리는 막고굴이다. 1900년에 발견된 막고굴은 절벽 약 1.8km에 걸쳐 조성된 석굴군으로 석굴은 약 1천 개가 넘는데 그 중 500여 개가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내부에는 섬세하게 그려진 벽화로 빼곡하지만 내부의 사진 촬영이 금지되고 있어 마음에만 담아와야만 한다.
사막과 오아시스, 명사산과 월아천 군사 요지였던 돈황을 지나 서쪽으로는 본격적으로 사막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곳은 마지막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모래바람과 열기를 참고 사막을 건너온 사람에겐 가장 먼저 접하는 오아시스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아시스 월아천은 반드시 사수해야 했지만, 침략자에게는 탈취해야만 했던 곳이다.
주변을 온통 모래 산이 둘러싸고 있는데도 모래가 월아천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도 불가사의 중 하나다. 월아천을 둘러싼 모래 산들은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에게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준다. 양말까지 훌훌 벗어 던지고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는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산에 오르면 준비는 끝이다. 모래 썰매를 타고 쏜살같이 내려오며 어릴 적 추억에 젖는다.
더위와 열기를 이겨내다 돈황을 지나 서쪽으로 갈수록 이슬람의 문화가 조금씩 드러난다. 그 중 투루판은 해수면 보다 낮은 땅, 가장 더운 곳 중에 하나다. 이러한 열기는 화염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붉은 색의 화염산은 지표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불에 타는 듯한 모습을 보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서유기의 손오공이 이 산을 넘고, 필요한 부채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던 무대가 되었다. 화염산은 더울 때 지표의 온도가 70℃까지 올라가기도 하는데 계란을 바닥에 묻어 놓으면 삶아질 정도이다.
타클라마칸 사막 일대에서 이 카레즈의 길이가 총 5천km가 된다고 하니 인간의 생명력은 강인하고도 끈질긴 것이다. 이런 지하수로는 지역에 따라 카레즈, 카나트 등으로 불린다. 서쪽으로 올수록 좋아지는 또 한 가지는 과일이 맛있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포도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건조한 기후로 인해 당도가 높아 건포도도 유명하다.
뒤쪽으로 화염산을 등지고 선 고창고성은 방대한 크기는 걸어서 둘러보기에는 조금은 무리이기 때문에 당나귀 수레를 타고 둘러보면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499년 고창국이 세워지면서 만들어진 성벽과 성문, 사원과 불탑 등을 볼 수 있다. 서역으로 가는 길에 서다 오랫동안 몽골과 투루크계의 쟁탈의 대상이 되었던 우루무치는 중국 실크로드의 가장 서쪽 지점중의 한 곳이다. 행정 구역상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주도인 만큼 중국보다는 이슬람의 문화와 종교, 인종을 볼 수 있다. 우루무치는 천산산맥에서 흘러내린 물과 초원지대의 비옥한 목초지로 지금까지의 사막지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또한 급변하는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거리의 수많은 자동차, 즐비한 PC방, 활기 넘치는 사람들로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는 실크로드를 상상하기는 힘들 정도이다.
천산산맥 북쪽의 남산 목장은 우루무치에서 대략 10여분 거리에 있는데 주로 카자흐족이 살고 있어 이들의 색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이들의 전통 가옥인 파오가 푸른 초원 위에 흩어져 있고 한가로이 풀밭을 거니는 가축들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원한다면 파오에서 묵을 수 있으며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려 볼 수 도 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