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01 10:41] | ![]() ![]() | ![]() |
얼마 전 경동교회 원로목사이신 강원용 목사님께서 별세하셨다. 한국교회에 큰 역할을 하신 분으로 목회적인 목자보다는 사회적 역할을 많이 강조하셨던 분이시다. 그 분이 쓰신 자서전에 목사님 자신을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종교인도, 사회개혁자도, 정치가도 아니요 한국이라는 빈들에서 외치는 소리”라고 하셨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보면서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강목사님의 죽음을 슬퍼하던 목사님 한 분이 이렇게 한마디 하셨다. “왔다 가는 거지” “안 갈 수 있나” 인생의 큰 틀에서 보면 인생은 이 세상에 한 번 왔다 정한대로 살다가 가는 것이 아닌가. 안 갈 사람이 없는데 우리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사는 어리석음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땅에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나그네 같은 인생길이지만 왔다가 안 갈 사람 없고, 가긴 가되 거듭난 생명으로 하늘의 소망을 가지고 갈 수 있다면 복 있는 삶의 모습 일 수 있다. 우리의 인생길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나 왔다 가는 것이다. 필자는 목회자이기에 장례식을 집례 할 때가 많은데 그 때 마다 인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유족과 모인 사람들에게 던질 때가 있다. 인생은 역시 풀과 같고, 풀의 꽃과 같은 것이 인생의 모습이 아닌가. 그러나 풀의 푸르름이 있고 꽃의 아름다움이 있어도 그것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풀은 마르게 되어 있고 꽃은 시들어서 떨어지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은 풀의 마름과 꽃의 시듦을 잊고 살 때가 많다. 이 땅에서 영원히 살 것 같은 삶에 집착하고 허무한 것에 생명을 거는 어리석음이 많다. 막상 풀이 마르고 꽃이 떨어지는 마지막 순간이 가까울수록 인생의 허무를 느끼고 인생무상을 외치는 우울함은 인생의 생명 됨을 모르기 때문이다. 풀과 같고 풀의 꽃과 같이 시들고 떨어지는 인생, 거기에 우리의 실존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과연 허무한 것일까 이번에 별세하신 강원용 목사님의 인생이 허무하지 않고 웃으면서 가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듭남의 생명이 있는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강목사님의 마지막 저서가 된 “내가 믿는 그리스도”라는 책에서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진실한 소망을 고백하셨는데 “모든 것이 변하고 새로워지고 상대화 되었으나 신비롭게도 항상 제 삶의 중심, 마음 저 깊은 곳에는 열네 살 청소년 시기에 믿기로 작정하고 나의 주님으로 받아 모신 예수님이 늘 떠나지 않고 계셨습니다.” 라고 고백하고 있다. 내가 믿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이 강목사님 곁에 계셔서 허무하지 않고 헛되지 않은 거듭난 생명을 살게 하셨고, 복 있는 죽음을 얻게 하셨다. 비록 한 번 왔다가 누구나 가는 것이지만 허무한 죽음과 허무하지 않는 복 있는 죽음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예수그리스도를 나의 그리스도로 믿고 그 믿음 안에서 영생을 살뿐 아니라 죽는 거듭난 자로 죽는 모습이 오늘 우리의 모습이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어느 가수가 자신이 죽으면 묘비에다 웃다 죽다로 써달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땅에서 웃으며 살다가 죽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묘비명이었다. 이 세상의 사람들의 삶에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섞여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살다가 간다는 것은 울면서 살다가 죽는 것 보다 더 소중한 삶의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웃다가 죽건, 울다가 죽건 죽는 것은 사실인데 안타깝게도 그 가수는 죽음 후를 말하지 않았다. 죽음 이후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행복한 삶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복 있는 죽음도 있다. 똑같이 사는 것 같아도 똑같지 않은 삶의 이야기가 있듯이 죽음도 마찬가지다. 죽음으로 모든 것을 끝내는 인생과 죽어도 돌아갈 곳이 있는 인생은 그 본질이 다르고 목적이 다르다. 강목사님은 “나의 삶은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늘 출렁이며 흘러 왔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하고 있지만 그의 죽음은 그리스도로 인해 다시 사는 죽음이기에 복 있는 죽음이다. 비록 이 땅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이 함께한 날들이었지만 다시 돌아갈 곳이 있는 죽음이기에 그 분의 죽음은 복 있는 죽음이다. 복있는 죽음으로.... 왔다 가는 거지. 최의수 목사(샘물침례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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