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간이부은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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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 다니기를 죽어라 싫어하는 초등학교 3학년 박준호를 감당하기
어려워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준호야 !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학원에 가면 친구들이 모두
거기 있으니까 놀다 와. 공부도 조금 하면 좋고.."
"싫어. 난 학원 다니는 것 싫다고 했잖아요.."
"그럼 학원 말고 방과후 학교는 어때 ?"
"그거 ? 글쎄요.. 그거는 좀 생각해 볼께요.."

어휴 정말 더럽고 치사해서 ... 에미가 10살 된 아들놈하고 이런 협상을
해야 합니까 ?

일찌감치 집에 돌아와 봤자 뻔하게 하는 짓이 컴퓨터게임이나 텔레비젼
만화 보는 일 ... 물론 말로는 그럽니다.

"엄마 ! 제가요 집에 일찍와서 공부 다 하고 놀께요."
"믿어줘 말아 ?"
"한번만 믿어주세요. 헤헤. 학원은 정말 싫거든요.."
"그래. 그럼 .."


결과는 실패. 어쩔 수 없이 그놈은 방과후 학교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몇달을 다녔습니다.

얼마전, 박준호는 갑자기 뭔가가 생각난 듯 눈물을 글썽이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엄마 ! 방과후 돈 안냈어요 ?"
"아니 ? 네 통장에 들어가 있잖아.."
"다시 확인해 주세요. 선생님이 나만 돈 안냈다고 그랬어요.."
"그래 ? 미안해 정말 미안해. 친구들 다 있는데서 그런 말씀을 하셨어 ?"
"네. 그런데요 많이 속상하지는 않았어요. 괜찮아요 엄마."


정말 미안했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쪽팔렸을까 ...

통장을 확인했습니다.

흠... 보험료가 먼저 빠졌군요.

도대체가 보험회사 시키들은 날짜도 안지키고 돈만 들어가 있으면 무조건
빼가는 짓을 언제까지 할것인지 ... 어흥. 정말 물어 뜯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학부모는 약자입니다. 애한테 한번 상처 남기고 그냥 수그렸죠.

학교에서 날아오는 종이쪽지는 정말 엄청나게 많습니다.
읽어봐서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그냥 재활용 봉투로 쏙 집어
넣어 버립니다.

그중에 하나 눈에 뜨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현재 방과후 학습에 대한 학부모의 의견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좋다, 좋다, 보통이다, .......... 체크야 열심히 해주었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말을 쓰라는 공간에 죄다 썼습니다.

미흡한 점 : 숙제 지도를 좀 더 철저히 해주세요.

바라는 점 : 수강료가 미납되었을 때 아이에게 먼저 말씀하지 마시고
선생님 노트에 적혀 있는 학부모 핸드폰으로 연락을 주세요.

더 있었으면 하는 것 : 사물놀이나 기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세요. (돈들어가나.. 들어가겠군)

신나게 써서 학교에 보낸 후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에미가 이렇게 써보냈다고 우리 아들 구박 받으면 어떡하지 ?
그럼, 구박하지 말라고 또 써보내야지 뭐.

정말 간이 부었습니다.

이런 제 간도 리모델링을 해야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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