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20. 02:28 건강,생활상식
대장암 얘기 한번만 더하겠습니다.
대장암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암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2년 한 해 동안 9만9025건의 암 발생이 등록되었는데, 이 중 11.2%인 1만1097건이 대장암이었습니다. 위암(20.2%), 폐암(11.9%), 간암(11.3%)에 이어 암 발생 순위 4위를 기록했으며, 전년도인 2001년에 비해 14.5% 증가해 유방암(13.1%)과 함께 가장 급속한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1995년을 기준으로 암 발생의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2002년도에 위암은 남자 115%, 여자 123% 증가했으나, 대장암은 남자 184%, 여자 164% 증가해 여러 암 중 가장 증가 폭이 컸습니다. 위암은 점차 감소하고 대장암은 갈수록 증가해, 머지 않아 위암과 대장암의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것이 암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그러나 대장암은 위암이나 간암, 폐암만큼 공포스럽지 않습니다.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암 세포로 변하기 때문에 충분히 대처가 가능합니다. 대장의 정상 점막 세포가 변해서 암이 되기 까지는 약 10~15년 걸리고, 폴립 또는 용종이라고 하는 작은 혹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도 약 3~7년 정도 걸립니다. 가끔씩 재작년에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땐 괜찮았는데 올해 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이 발견됐다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대장암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 입니다. 정상 점막 세포가 용종 단계를 거쳐 암이 되는 십 수년 동안 한번만 검사를 받으면 됩니다. 용종을 떼어내도 다시 생길 가능성이 약 30%에 달하지만 다시 용종이 생겨 그것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또 수년이 걸리므로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결국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대장암의 공포에서 거의 100% 해방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위 내시경 검사처럼 일찍부터 받거나, 자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장암 전문의들은 일반적으로 40대에 처음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고,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그 다음부턴 5년에 한번씩 대장 또는 직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합니다. 위 내시경처럼 매년 검사를 받지 않더라도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30대가 아닌 40대에 첫 대장 내시경을 받으라는 이유는 대장암의 성장 기간이 그만큼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30대에 검사를 받는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대장암의 발생 과정을 고려한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깁니다.
이 얼마나 손 쉬운 방법입니까. 그런데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대장 내시경 검사를 회피하는 사람을 볼 때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위 내시경 검사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대장 내시경 검사는 아프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엔 수면 내시경이 개발돼 아무런 통증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다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마취가 아닌 수면 상태에선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설혹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보다 크지 않습니다. 검사를 받기 전 장을 비우기 전에 3~4리터의 하제를 먹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분도 많은데, 요즘엔 간편하게 장을 비우는 약들도 많이 개발돼 있습니다. 지금껏 한번도 대장 내시경을 받지 않은 40대 중후반 이후의 분들은 당장 검사를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도망갈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 구태여 대장암을 만나 보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사람을 도대체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요.
한편 대장암 환자가 많거나 유전적 성향이 있는 가계(家系)의 사람들은 더 일찍부터, 더 자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전체 대장암의 5~15%가 가족력 또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모 중 한 사람이 대장암 환자인 경우 자식에게 대장암이 발병할 확률은 일반인의 3~4배 정도며, 형제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본인에게 대장암이 발병할 확률은 일반인의 3~7배나 됩니다. 이러한 경우엔 적어도 40세 이전에, 또는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최초 발병했던 연령보다 10년 일찍, 예를 들어 아버지가 45세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아들은 35세에 대장 내시경을 받아봐야 합니다.
만약 직계 가족 내에 3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예를 들어 아버지가 대장암이고 삼촌이나 고모 중 한 사람이 대장암이며, 자신이 대장암이라면 자신의 자녀에게 대장암이 발생할 확률이 50%에 달합니다. 이를 ‘가족성 비용종증 대장암’이라 합니다. 이런 가계(家系)에서는 20세부터 1~2년 간격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는 게 좋습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가족성 용종증 대장암’ 환자가 있는 가계의 사람들은 12세 쯤부터 에스결장경 검사를 시작해야 하며, 가족성 용종증이 발견됐다면 20세 이전에 대장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는 게 안전합니다. 대장을 잘라내지 않으면 100% 대장암이 생긴다고 보고돼 있습니다. ‘가족성 용종증’이란 대개 20세를 전후해서 대장에 수 백~수 천개의 용종이 생기기 시작해서 10~20년 뒤 암으로 발전하는 병입니다. 전체 대장암 환자의 1% 정도가 가족성 용종증 대장암 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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