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22건

  1. 2006.09.20 나는 간절히 이혼을 원한다.
  2. 2006.09.20 왜 멋진 남자는 다 유부남이야?
  3. 2006.09.20 남자고르는비법 1
  4. 2006.09.20 내남편은
나는 간절히 이혼을 원한다!!! [31]글쓴이불량 주부(lspxxxx)

나는 몇번이나 이혼할려고 했다
하지만 여기 들어와 글을 읽다보면 다시한번 살아보자고 결심하고
힘내서 살아왔다
세상에 우리 남편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울 시모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했는데 남편이나 시모같은 분들이 넘 많아서 놀랬다
나와넘 비슷한 사정에 마치 날 보는 것 같은 사실에 또 한번 놀라고
더 저질인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세번 놀란다
그러나 이제 나같은 사람도 있구나 하는 위로로 더 이상 날 내버려 두질
못하겠다
넘 힘들어서 죽을것 같다
벌써 알주일 째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남편이랑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어쩜 나보다 덩치가 작앗음 때려줬을지도 모르지만 현재는 남편이 부셔놓은 의자와 방문만이 날 대신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대모님의 소개로 선을 보았고 서로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어느새 결혼해 잇었다
남편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다
결혼해 4년동안 몇마디 듣질 못햇다
누가 과묵한 사람이행동이 믿음직스럽다고 했는가?
결혼전 살림이며 육아를 같이 책임지겠다던 남편은 시부모랑 같이산다는 핑계로 한달에 아홉번 놀고 네시에 퇴근하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9시에 퇴근하는 내가 저녁이며 뒷치닥 꺼리를 다해야 했다
물론 임신해서도 마찬가지다
남편말을 빌려서 보통남자인 그는 임신중에도 한달에 네번노는 날 본체만체 도와주지도 먹을꺼 하나 사다 준적이 없었다
시어른들에 대해선 말도하기싫다
날 돈 벌어오는 기계이외에는 사람취급도 하지 않으셨다
내가 퇴근하기전 최상급 쇠고기를 구워먹고 난 또다시 그,제사 내 늦은 저녁을 해서 먹는다
난 임신열달을 임부복 하나에 한달에 5만원으로 버티고 신랑은 택시타고 다니고 철마다 새옷을 샀다
그 귀하게 키우셧다는 그는 십년이 넘어 목이 늘어지고 구멍난 옷밖에
없어서 다시 옷을 사야했다 남편은 언봉1000만원을 받앗고 보너스는 없다
집에 돈버는 사람이라곤 둘 뿐인데 그가 벌어온 돈은 40만원이 넘는 용돈에 시댁 생활비에그 명의로 된 아파트 대출금 이자와 보험금 핸드폰비 내면 없다
난 시어른들 경조사비로 눈치보며 30만원씩 드렷고 내 병원비와 부식비 남편 옷이나 사주고 나면 남는게 없다
나도 남편보다 잘 벌지 못하는 관계로...
게임중독인 그이와 시모의 구박에 친정엄마가 집을 사주어서 분가했다
나와살면그이가 달라질 줄 알았다
만석군의 장녀로 태어나 고생한번 해 본적이 없다는 시모는
과부로 딸셌을 키어오신 엄말 부끄러워 하신다
내가 어릴적 아빠가 갖고싶다는 우리들 등쌀에 당시 가게에 화장품을 대어주던 아저씨랑 재혼한 적이 있으시다
난 그 사람이 진짜 아빠인 줄 알았다
여섯살 때 아빠가 아닌걸 알고 참 좋아라 했었다
소문난 바람둥이에 첩이 한동네에 일곱이나 있었고 울 엄마가 하루도 쉬지않고 뼈빠지게 벌어온 돈 사업한다고 몇번이나 날리고 그 많은 첩들에게 갖다주고 심지어 엄마..외할머니도 때렸다
내 어랄때 기억은 엄마가 없다
항상 새벽부터 새벽까지 일만 하시느라 우린 집안에서 뛰어본 적이 없다
주무시는 엄말 깨우면 안되니까
결국 그 아저씨는 우리들한테까지 몹씁짓을 할려고 해서 내가 중학교때
이혼시켰다
네게 할려는 몹쓸짓을 현장에서 고함을 쳐서 자고있는 식구들을 다 깨워
문책을 햇다
엄마는 믿지 않았지만 내가 설득해서 이혼시켰다
어떻게 했는지 말하고 싶지않다
지금 생각해도 엄말 지켜야 되겟다는 생각에 좀 무서운 행동을 했었다
그 깡패아저시도 질렸늕지 순순히 나가버리더라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말은 니 같이 독하아이는 첨 봤다고 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어두운 골목길 조심해라..내 앞에 나타나면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했었던 거 같다
그리고 여태껏 엄마는 그 사람이 남겨논 빛 갚는라 고생많이 하셨다
엄마는 우리때문에 죽어도 이혼을 안할려고 하셨단다
그 땐 그 말뜻을 몰랐다
시모가 말씀하시기 전까진..
엄만 지나가는 불쌍헌 사람이 있으면 전쟁통에 고아원에 있었던 지난날 때문인지 옷도 벗어주고 아무의심 없이 몇백만원 하는 돈도 그냥 주곤 하셨다
고아원을 40년째 다니고 계신다
울 어릴적 생일상 한번 차려본 적이 별로없고 고기나 생선은 구경도 못했다
난 우리집이 정말 가난한 줄 알았다...왜냐하면 울 자매들은 초딩때부터 신문배달이나 엄마 가게에서 일하며 자라왔다
엄마는 우리가 아빠가 없기 때문에 강하게 자라야 한다고 하셨다
여자는 남자없이도 혼자살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하셨다
항상 엄마가 돌아가시면 우리밖에 없다고 노동의 소중함을..위대함을 알려주려 하셨고 우리에게 해주지 못한 맛난 음식 옷들을 항상 고아원 아이들에게 갔다주시고 개네들과 쉬는날을 보내샸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우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가족이 있기때문에
고길 먹질 않아도 새옷을 입지 않아도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나 고아원의 아이들은 아무리 사랑을 주어도 새옷을 줘도 부족하다고 했다
엄마가 없기때문이라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기에 개네들은 맘이 많이 아프다고 하셧다
어린맘에 뜻은 몰라도 그 순간 엄마가 넘 크게 보였고 그날 이후로 존경하는 사람은 엄마가 되었다
울 엄마가 글도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은 엄말 더 위대하게 만들 뿐이었는데...
시모는 초등학교도 못나오고 재혼한 엄말 부끄럽다며 시부에게도 ㅅ남편에게도 말하지 말란다...결혼전에 그 사실을 알았으면 결혼시키지 않앗다며 우리같이 좋은집에 시집와서 영광인줄 알란다...아들하나 믿고 보험하나 들여놓으신 게 없으신 시모는 나보고 평생 책임지란다
그 귀한 아들 겨우 100만원 버는데..남편은 색맹이다..나도 결혼전에 알았슴 결혼안했다..시모막내동생 부인이 바람펴서 집나가 재혼했다더라
나도 부끄러워 이집에 서 못살겠다..분가한다고 막달인 임산부인내게 시모 친척들이 못된년이라고 달려들엇다 남편이 나보고 호주영주권 따잔다..호즈가면 내게 잘하겟단다..내가가면 거기ㅣ선 유망한 직종이라고 쳐다보지도 않는 아이를 자기가 키우고 나보고 돈벌어 오란다..한국에선 남들 눈 땜에 백수생활 못하겠단다
울 엄마한테 여태껏 인사한마디도 제대로 해본적이 없다..그도 울 엄마가 수준이 낮아서 말하고 싶지 않은가 보다..날 투명인간 취급하는 건 참을 수 잇지만 엄말 나 대하듯 하는거 더는 못 보겠다
여기잇는 거 전부 울 엄마돈이다..신랑밥 먹어본지 얼마안됏고 그거가지곤 아이까지 먹여살릴수 없어 엄마 환갑잔치 할려고 내가 초딩때부터 모은돈 다 썻다
게임과 결혼한 남자..난 게임속의 반라의 여자들과 4년째 동거중이다
귀하게 자란 시모 험한일 못해서 아이키워 주실 수 없단다
그이도 허약하니 떠받들고 살란다..힘든일은 내가 하고 남편 귀찮게 하지말란다
울 시부..정년퇴직 하시고 집에 게시다가 시모의 잔소리에 야간 경비 서신다..집에와서 시모힘들다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안마해 주시고 집안일 다 거들어 주신다.신혼때부터 그러셨단다..가난한 시부한테 시빕와서 고생한다고 저금하지 말고 먹는 거 만큼은 잘 챙겨먹으라 하셨단다
지금도 시댁은 구첩반상..
지금의 내 남편은 돈 잘버는 의사인가 //아님 대기업 회계사?..아님 증권 투자가?
왜 우리집이 무시당하면서 돈을 갖다 바치고 있는가?
오직 아이하나때문에 살아야 하는가?
남편은 내가 자기한테는 봉이라 죽어도 이혼안해준단다..내가 바람을 핀다해도 안해준단다,,
우린 같이 잠을 자지 않는다..얼굴도 보기 힘들고 사랑하지도 않는데...둘 다 원한적이 없다
난 요구할까봐 두려운데 그는 혼자해결 다 한다고 자기한테 신경끄란다
그는 정말 내 성질을 모른다..내가 끝까지 화가나면 얼마나 독해지는지.....
ㄴㅏㄹ 봉으로 아는 족속들을 어닿게 하면 정신차리게 할지 고민중이다
그와 똑같이 생긴 아들녀석만 아니면 야밤도주라도 할텐데..
지금 내 서랍속에는 이혼서류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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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여자후배를 만났는데요.

서른이 살짝 넘은 나이인데 아직 싱글이죠.
집안 직업 외모 다 괜찮고 눈만 좀 높은 케이스...
알아서 시집 잘 가겠지 했는데 어젠 그러는거에요.

"언니 왜 괜찮은 남자는 다 유부남인거야..."

일 관계로 아는 유부남이 외관이나 매너도 괜찮고 이 후배한테도 굉장히 잘해주는 모양입니다. 유부남만 아니면 딱인데... 이런식으로 얘기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유부남이라서 멋진 거지... 똑같은 남자가 노총각이면 매력 있을줄아냐... 와이프가 옷 골라주고 다려서 입히고 밥 잘 먹여서 내보낸 남자자너... 와이프 꼬셔서 결혼하느라 매너도 좋아진거고... 총각보다 멋진건 당연한거 아냐?"

후배왈 "오래 살다보면 와이프한테 정이 없어지기도 하자나"

"그래도 밤이 되면 집에가서 와이프 만지고 그옆에서 잠드는 남잔데 그런 남자가 좋아?

난 유부남이나 유부녀 한눈을 파는 경우는 이해는 못하지만 있을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런 남자랑 붙는 처녀들이 정말 이상하다...좀 비참하지 않나? 그 좋은 나이에 환경에... 너하나한테만 잘해줄 총각도 이세상에 많은데... 왜 남의 남자가 눈에 들어오니?

"휴우...."

회사 남자후배중에도 좀 일찍 장가간 넘이 하나 있는데 여자동기들이 멋지다고, 유부남만 아니면... 이런소리 많이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넘이 일찍 장가갔으니 옷도 잘입고 깔끔하고 매너있는거지... 노총각이면 니넨 걔 쳐다보지도 않을걸..." 해 줬죠.

정말 여기서도 본 얘기지만 후줄근한 총각 결혼해서 기껏 인간 만들어놨더니 회사 처녀 여직원들이 왜 괜찮은 남자는 다 유부남이냐며 멋지다고 쫓아다녔다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진짜 처녀들 유부남이 아무리 꼬시더라도 관심좀 끊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여자와 살맞대고 사는 남자... 뭐가 그리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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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만난지 100일 째 되던 94년 어느날
당시로선 눈 튀어나오는 가격의 청바지를 선물하면서 이렇게 약속했다.
"다음엔 더 비싸고 좋은걸 사줄께"

약속은 이어지고 이어져
"결혼하고 3년안에 중형차를 사주고
5년안에 집을 사주고9년안에 .."
하는 식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혼당시 내 월급은
"세금떼고 일백" 수준 이었으니
그야말로 空約 에 가까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난 그 약속을 모두 지켰다.

지금 내 아내가 타고 있는 2001년 식 SM5는
약속대로 결혼후 3년이 되기전에 사준 선물이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은행빚도 얻고
몇년간 장기 할부금도 내야했다.

5년 째인 지난해 말,
아직 채 완공되지도 않은 집을 사 주면서 두번째 약속도 지켰다.

이미 내 약속을 잊은 지 오래인 아내는
그 집이 내가 준 선물이 아니라
그저 함께 살집을 산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그집에서 내가 함께 살수 없을 만한 이유가 있던 때였고
무엇보다나는 자동차를 산 다음날 부터
두번째 약속의 만기인 5년의 도래를 의식하고 있었다.

오로지 약속때문에 산 탓에
나는 그집에 관심도 없고
사실 오늘까지도 그 집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아내는 새로 지은 집임에도
한달동안 대대적인 인테리어를 한다고
벌써부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테리어는 또 돈이 들어가는 것이고
나는 그인테리어 비용이
집을 사주겠다는 약속에 포함이 되는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오늘 아내의 미니홈피 사진첩에
이런 사진과 편지를 올리는 것으로 두번째 약속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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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대로 해줘

 


여보
돈 아까우니
웬만하면 인테리어 하지 말고 입주합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인테리어 공사를 해야 직성이 풀리겠다면
이왕 하는거
위와 같이 해주시요.
돈 걱정 하지 말고.

from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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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좋은 남편이 아니다
천기 누설을 하자면 지금도 "굿바이 솔로"의 천정명 커플을 보면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고
섹시한 여자 보면 자고 싶고
사랑스러운 여자만 보면 바람필 생각 머리가득 담고 사는 저질 유부남이다.
(안그런 남자 별로 없지 않나)
그런데 아내를 아는 대부분의 친구들은 나를 좋은 남편으로 생각하고 있다.

결국 내가 사람 구실 하는 걸로 보이는 비결은
내가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가족을 위해 사는 건실한 가장이 아니라.
그저 내입으로 뱉은 공약을지키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약속의 부담은 결혼생활에만 있던게 아니다

짧은 인생동안 내가 이룬게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모두 내가 누군가에게 혹은 내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과 그 약속을 지키는 과정의 반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난 내가 아는 모든 젊은 여성들에게
늘 이렇게 충고하곤 한다. (그들이 내 충고를 받아들이는 것 같진 않지만)

"남자를 고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것은
집안도, 돈도,외모도, 자상한 성격도 아니다.
결혼할 남자를 잘 고르고 행복해지려면 딱 두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첫째 책임감이 강한 사람을 만날것.
둘째 그 남자의 입에서 책임질 말을 많이 끌어낼 것.
즉 그 남자가 당신에게 많은 약속을 하게 유도할 것
"

남자가 착한지 착하지 않은지, 결혼해서 바람필지 피지 않을지는 연애하면서 절대로 체크할 수가 없다.
70%의 기혼여성이 결혼을 후회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하지만 남자가 책임감이 있는지 없는지를 테스트 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니저 충고는 믿어볼 필요가 있다

남자의 강한 책임감은 죽은 사람 살리는 것 빼고 뭐든 이룰 수 있다


@ 내가 아내에게 한 마지막 약속은 " 혹시 이혼하게 되면 월 700만원을 생활비로 주겠다" 였고
그래서 한때는 내 월수입이 700만원 이상 되게 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한적도 있다.
그 마저도 나에게 해로 작용한 건 아니니 책임감은 강하고 볼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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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gfriend
본 글은 경남도청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있는 내남편이란 제목의 글입니다.

월급은 많지 않아도
너무 늦지 않게 퇴근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퇴근 길에 동네 슈퍼 야채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 하고 웃으며
저녁거리와 수박 한통을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 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 날 있었던 열받는 사건이나 신나는 일들부터
오늘 저녁엔 뭘 해 먹을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 갈아입고 손만 씻고,
한사람은 아침에 먹고 난 설겆이를 덜그럭덜그럭 하고
또 한사람은 쌀을 씻고 양파를 까고
"배고파~" 해가며 찌게 간도 보는
싱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 먹고나선 둘 다 퍼져서 서로 설겆이를 미루며
왜 니가 오늘은 설겆이를 해야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 나면 가위바위보로
가끔은 일부러, 그러나 내가 모르게 져주는..
너그러운 남자였으면 좋겠다.


주말 저녁이면 늦게까지 티브이 채널 싸움을 하다가
오 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은 서늘한 밤 바람을 맞으며
같이 비디오 빌리러 가다가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가
떡볶이에 오뎅국물을 후룩후룩~
"너 더 먹어~" "나 배불러~" 해가며 게걸스레 먹고나서는
비디오 빌리러 나온 것도 잊어버린 채
도로 집으로 들어가는
가끔은 나처럼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땐 귀찮게 부지런하기도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일요일 아침..
아침잠에 쥐약인 나를 깨워 반바지 입혀서
눈도 안 떠지는 나를 끌고 공원으로 조깅하러가는
자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오는 길에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피스타치오 아몬드나.. 체리 쥬빌레나..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콘을 두 개 사들고
"두 개 중에 너 뭐 먹을래?"
묻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구식이거나 촌스러워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어머님의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친엄마한테 하듯 농담도 하고 장난쳐도
버릇없다 안 하시고, 당신 아들때문에 속상해하면
흉을 봐도 맞장구치며 들어주는
그런 시원시원한 어머니를 가진 사람.
피붙이같이 느껴져 내가 살갑게 정 붙일 수 있는
그런 어머니를 가진 사람.


나 처럼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를 닮은 듯 나를 닮고, 날 닮은 듯 그를 닮은 아이를
같이 기다리고픈 그럼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의견을 끝까지 참고 들어주는
인내심 많은 아빠가 될 수 있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어른이 보기엔 분명 잘못된 선택이어도
미리 단정지어 말하기 보다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

가끔씩 약해지기도 하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아이들이 잠든 새벽, 아내와 둘이 동네 포장마차에서
꼼장어에 소주 따라놓고 앉아
아직껏 품고있는 자기의 꿈 얘기라든지
그리움 담긴 어릴적 이야기라든지
십 몇년을 같이 살면서도 몰랐던
저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이젠 눈가에 주름잡힌 아내와 두런두런 나누는
그런 소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던져버리지 않는
고지식한 사람이었음 좋겠다.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가는 사람.
술자리가 이어지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 줄 아는 사람.

내가 그의 아내임을 의식하며 살 듯,
그도 나의 남편임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사는 사람,
내가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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