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22건

  1. 2006.10.22 어느어머니의 소중한 아들
  2. 2006.10.22 사이버에서 만난사람
  3. 2006.10.20 친정엄마가 식모입니까?
  4. 2006.10.09 댄스파티


<어느 어머니의 소중한 아들> -주아무개(서울 은평구)-

날마다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시내버스 운전사입니다.

며칠 전 운전기사 대기실에 예순이 넘어 뵈는
아주머니 한 분이 오셨습니다.

어떻게 오셨는지 여쭈니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며칠 전 이곳에 사람 찾는 글을 써서 붙였던 사람이라오.

가만 생각해 보니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서른 다섯 살 난 아들이
이틀 전부터 돌아오지 않는다며
우리 대기실에 전단을 붙인 일이
떠올랐습니다.

아드님이 아직도 안 돌아왔어요?

아니요. 그날 저녁 때 돌아왔다우.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이세요.

제 아들아이가 신도초등학교 앞에서 가끔 제일여객버스를 타거든요.
혹 타고 내릴 때 갑갑하셔도 너무 나무라지 말아 주세요.
부탁합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음료수 몇 병이 든 검은 비닐봉지를 내놓으셨습니다.

마침 그 아들이라는 분을 본 적이 있는 동료가 말했습니다.

아, 그 젊은 친구요?
그 청년 늘 요금도 잘 내는데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이건 다시 가져가세요.

아주머니는 굳이 음료수를 놓고 나가면서

아들을 잘 봐 달라고 두 번 세 번 고개 숙여 부탁하셨습니다.

사실 교통체증 때문에 늘 시간에 쫓기는 우리로서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타고 내리면 자신도 모르게 답답증이 입니다.

하지만 오늘 그 아주머니를 뵙고 난 뒤,
그들도 한 어머니에게는 소중한 자식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서른 다섯 해 동안 불편한 아들을 돌보느라
몸 고생, 맘 고생이 얼마나 크셨을까요
어머니의 사랑에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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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gfriend

좀 길지만 끝까지 읽어 보세요~~

삼년전 난생 처음으로 가입했던 카페에
간간히 잡다리한 글을 올렸었는데
그 글 밑에 꼭 꼬랑지 한자락 잡아당기는 이가 있었다.

"킬리만쟈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노래에서 따온 닉네임인지
아님 외로운척 개폼잡는 닉네임인진 몰라도
그는 그렇게 내 글 주변에서 늘 맴돌았다.

긴 글이든 짧은 글이든
답글의 주인공은 킬리만자로다.

하두 열성으로 꼬리를 잡아당겨

님의 리플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요 단 두줄의 감사 메일을 보냈더니
답장은...
오분 읽어도 모자를 만한 분량의 메일 답장이 들어와
숨차했는데
문젠 킬리만의 문장실력이다.

구구절절 표현이
문학평론가도 그리 표현했겠으며
내노라 하는 글쟁인들 그런 문장력을 구사하지는 못했으리라...

그 e-메일을 시작으로 근 일년동안
하루를 안빠지고 메일이 날라든다.

어떤땐 일곱통까지 날라든적이 있다.

전화번호 적어온 메일에
두세달은 망설였나보다. 통화하기까진...

남편에게까지 숨기며
은밀한 밀어(?)의 대화 바닥을 보일무렵

" 여보세요...저....직녀......"
(닉이 왜그냐고요..?...내도 그라고 잡플때도 있응께..)
"아..안녕하세요...킬리만자로..."
헉 ~목소리 쥑인다....가심 콩당콩당
절대 평범한 내도 아니다.

약간
비음을 섞고 최대한 가늘고 여린 목소리를 내야한다.

직녀 의 명예를 안고....
"반가워요...어떤 분이신지 궁금했어요..."

"직녀 님은 사람의 기준을 볼 때 무엇으로 평가하나요..?
님도 외모를 중요시하나요..?"

"전요...외모는 그리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아요...
그 사람의 인간성과 성실함 내지는...."

입술에 침은 발랐꼬..? (암만)

사십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살아숨쉬는 감성.
군더더기 없는 말 솜씨와 깍뜻한 매너..거기다 성우기질 다분한 쥑이는
목소리까지...분명...
그는 중후한 멋이 다분히 풍기는 사람이리라...

목깐통 에서 금방 쏙 빠저나온거 맹크로 깔끔하지 않아도 좋다.
기지 양복 네꾸다이 단정히 메지 않아도 좋다.

스포티한 티, 랜드로바 단화에
청바지 입고 나온들 어떠하리....

그는 이미 내 머리 속에 그려놓은 젠틀맨 인 것을....

뭘 입고 나갈까....있지도 않은옷 방안가득 펼쳐놓고
유난 떠는 날 언니가

"야..네 옷은 다 거기서 거기여..변화 주어봤자
야전쟘바냐 그냥 쟘바냐고,
청바지 색깔 푸르냐 푸르딩딩 하냐 그거 아니니..??"

사람을 축소시키고 제일 무난한게 검정.
"그래..오늘 컨셉은 깜장이다."

강남역 삼번출구 골목에서 접선(?)하기로 했다.
약속시간 보다
오분정도 늦께 도착했는데도 그는 보이지 않는다.

북적대는 강남골에 서 있으니
꼭!
영화 접속 주인공이 된듯하여 영화속의 장면을 그리며 그 속에 나왔던 멜로디를
흥얼거리면서 긴장한 마음을 달래볼무렵....
무렵....

"미훤 " (브랜드 특성상 가 상표)

이라고 커다랗게 쓴 트럭하나가
골목길을 비지며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편의점 앞에 주차된 미훤차를 처다보며
설마 저기에서 내리진 않겠지..? 후훗

아무리 둘래둘래 처다보아도
그 중후한 냄새풍기는 남정네는 보이지 않고
이십대 쪼무래기들만 왔다리갔다리 해 승질급한 놈이 우물판다고
전화를 건다..

근디......왜 동시에 미훤차에서
내리는 아자씨 핸폰이 울리는겨.....재수읍게.....

"저...직녀 인데요...."
헉~~ 켁~ @@@@@@@

핸폰이 땅에 떨어지고 마라따.......

걸어오면서
"아 네 지금 방금 도착했습니다..."

그 미훤차의 아자씨.....
키는 백육십될까말까....

똥똥한 체격...(굴러온다고 해야 할런지..)
강남골 전체가 빤짝인다..
머리...머리..... 머리...흑흑흑

곤색쟘바 가슴에 하얀 바탕의 빨간글씨...."미훤"
선명한 빛깔로 내 눈에 꼿힌다.

"이건 아냐...이건 아니랑께...꿈이여...낸 꿈을 꾸고 있는겨..."

오십 먹은 사람 얼굴이
초년고생을 하였는지 족히 육십은 묵어보이고
악수로 잡은 손이 내 손안으로 쏙 들어온다.
내두 큰손은 아니다.

머리속이
갑자기 어지럽고 오만가지 생각에 마음속 주문을 외운다.

"그래...내가 머 이 사람과 연애할 사이도 아니고,
눈감고, 귀막고, 입만 열어놓는겨...."
"차 가지고 오셨으니 술은 안되고...커피라도..."

"아~ 맥주 한잔정돈 괜찮습니다."
그동안 주고받은 근사한 사연들을 보아서라도
이쁜곳 한군데라도 찾아 대화를 해야 할낀데
호프집에 마주앉아
아무리 뜯어보아도 이쁜구석이 증말이지 항군데도 없다.

시선을 어디다 두고 말을 할꼬나...
성우 뺨치는 음성이
어찌 닥공예 인형속의 주인공처럼 점하나 콕 찍어논듯
입이 작을꼬...

요즘
가발기술도 좋은데 가발쓸 행편이 않되면 빵떡 모자라도 하나덮어쓰고 나오지......

모야 모야
난 왜 이렇게 남자복(?)이 없는고야.. 흑흑

찰나
"편의점 앞에 "미훤" 차 세워놓으신분
계시면 차 좀 빼주십시요.."

호프집 알바이트 학생의 외침에
이때다 싶어
"오늘 즐거웠고 반가웠습니다.. "

"아 ~ 직녀 님 잠깐 제가 차 좀 빼고 오겠습니다..
제가 분위기 좋은곳을 봐 두었거든요.. "

"오마나 ~~ 그러세요 ? 근데..제가 비행길 좀 오래 타고 왔더니
피곤해서... 다음에... "
그가 내게 씨디 한장을 선물했다.

"외롭고 고향생각나면 들으십시요."
흔히들 말하길
외적인 모습보다 내면의 숨겨진 진실을 보라고...

솔직한 야그로
도 닦은 사람들이나 하는 이야기지
나 같은 속물들은 어쩔 수 없다.

우선 한번에 먼가 찌르르 해야 내면도 보이는 거지
내가 무신 투시경 달은 사람도 아니고
첫눈에 맴속 들어있는 진실을 알겠으며
사람이 제아무리 잘난 박사라 해도 보이는게 백수면 백수다.

자기 눈에 안경이란 말도 있듯
내가 쓴 안경은
킬리만과 돋수가 맞지 않았던 게다.

"나오늘 늦을지두 모르닌까 현관문 잠그지마로..."

그러고 나왔는데 초저녁 집에 들어가니 언니왈

"폭탄..?? "
"아니....핵폭탄......"
허탈한 맘에
성의로 마련했을 씨디 오디오에 집어넣고 쇼파에 몸을 던진다.

"찔레 찔레 찔레꽃....찔레 찔레 찔레꽃....
찔레 찔레 찔레꽃 ~~~~~~~~~~~~ "

도대채가 찔레꽃이 우쨌다는겨 시방....
리모콘 작동 이번.
남쪽나라 바다멀리 물새 물새 물새.........

동시에 온 집안 사람들의 폭소가 터진다.

울딸
"엄마..이거 길 구루마에서 삼천원주고 산건가봐.. "

고상한 쇼팽이든 슈베르트든
그런 판이 퇸다면 덜 화가날끼고 조카들 앞에서도
이처럼 참담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다음날 아침
킬리만쟈로부터 들어온 e-메일
제목 읽어보곤 기절초풍 까물어칠뻔했다.

사랑과 정렬을 그대에게~!
난 그후로 내 팔짜려니 하고
하루하루를 그저 그렇게 방바닥을 뒹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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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gfriend
지난 주말에 남편과 싸웠습니다.
아니, 한바탕 퍼부었죠.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밖에 음식, 사먹는 음식 안좋아하는데
맞벌이 생활 2년쯤 되니 그런게 어딨나요..
안좋아해도 간편하고 깨끗하고 괜찮으면 사먹는 반찬도 먹을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시장에서 반찬을 조금씩 사다 먹었거든요.

지난 토욜에 시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어디 모임 가셨다가 들르셨네요.
마침 저녁시간도 되어 가길래 저녁을 해드렸죠.
갑자기 오셨기 때문이기도 했고, 맞벌이라 주말에도 반찬 한두가지만 해서
먹기 때문에 상차림이 풍성하지 않았죠.
찌개 끓이고 사다놓은 반찬도 맛이 괜찮은지라 한두개 꺼내어놓구요.

어머니 잡수시다가 반찬 맛있다며 네가 한거냐 물으시대요.
제 음식솜씨가 별로 없는거 아시는지라 둘러대지 못하고
그냥 파는거 사놓은거라 했는데 실수였네요.

어머니 : OO는(울 남편) 파는 반찬 싫어한다. 파는 반찬 뭐가 좋으냐. 비싸기는 또 얼마나 비싼대
나 : 그래도 여긴 맛도 괜찮고 깨끗하더라구요. 동네 아주머니들이 많이 사가시던데요.
어머니 : 그래도 집에서 만든 반찬만 하냐. 솜씨 없더라도 해먹지 않고.
아님 친정에서 좀 갖다 먹거나. 친정어머니는 니네 냉장고 좀 안들여다봐주시냐.
반찬 사먹는거는 아시냐. 쯧쯧.. 딸네 살림 좀 살펴보시지 않고...
나 : (여기서 발끈했지만 꾹꾹 참으며) 요즘 엄마 허리가 안좋으셔서 병원 다니시거든요.
제가 하지말랬어요. 결혼했으면 제가 알아서 해먹어야죠.


정말 울컥 했습니다.
울 엄마가 무슨 반찬 해다주는 식모도 아니고..
시집 보낸 딸 반찬 걱정까지 해야된다니..
엄마가 원래 허리가 안좋으셔서 일을 오래 못하시거든요..
그런데도 몇달전까지는 저 일다니면 피곤한데 음식하지말고 잠 좀 더 자라고
반찬에 고추장 된장 심지어 마늘도 손수 껍질까서 찧어 주셨어요..
그렇다고 우리집이 시골도 아니고 엄마도 고추장 된장 다 사서 드시는데 말이죠..
근데 이제 허리 아픈게 심해지셔서 친정집 반찬도 제대로 못해드세요..
제가 오히려 해드려도 모자랄판에..

어머니 말씀 들으니 기가 확 막히더라구요.
당신 아들들은 얼마나 잘 키웠는지 달마다 아들며느리한테 용돈 받는 시어머니는
집에서 하시는 일도 없는데 아들 입맛에 맞는 반찬이나 해서 주시지..라고 하고싶은거
꾹꾹 참았네요.
이게 아들 딸 가진 부모의 차이인지..
하긴..어머니도 김장철 되면 며느리 둘이서(!) 돈들여 힘들여 김장 해놓으면
시누 셋 다 퍼주고 어쩔땐 우리집은 모자라서 친정서 가지고 온답니다.

속에서 울컥울컥 하는거 어머니 가신 뒤에 남편한테 실컷 퍼주었네요.
우씨.. 지금도 화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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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파티 조회(760) / 추천(3) / 퍼가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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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10-01 19:33:23
11학년 엄마에겐 가슴 설레는 큰 숙제 하나가 있다.
6월에 있는 아이들의 댄스파티이다.


아이들에게도 졸업을 앞두고가장 설레이는게 있다면
바로 11학년과 12학년에 한 번씩 있는 댄스파티 일 것이다.

특히나 여자애들은 어찌나기다림으로들뜨고
기대로 마음을 졸이는지...

학교 헤드 마스터는 한 달 전에 부모들에게 편지를 한 장씩 보냈다.
작년에 머리와 화장을 하기 위해 브리스번에서 멜번까지 비행기를
타고 갔다온 학생을 예로 들며, 부디 필요 이상의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댄스파티에 오픈 미니쿠퍼를 몰고 온 11학년 학생들

몇 달 전 부터 파트너를 정했다. 5개월 이라는 긴 시간동안 커플들이
깨질 수도 있고 친구들끼리 사이가 나빠져서 파트너를 바꿔버리는
일이있을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선생님들의 주의를 들어가며,
일주일에 한 시간씩 댄스 연습을 했다.

겨우 세 곡의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의 잛은 댄스이기 때문에 고작
15분 밖에 안되는 이시간을위해 두 텀 동안 연습을 하는것이다.

댄스나잇 직전에는 파트너의 팔짱을 끼고 입장하는 자세부터
높은 사람에게 인사하는 방법까지도연습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고2, 고3 수험생 나이인데 그 시간에 공부를 해야지
무슨 짓들인가---
싶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파티를 즐기는 서양문화에서는
이것이 더 중요한 필수 교양수업인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학교의 12학년 댄스파티는 시티에 있는 멋진 파티장이나
호텔 클럽을 빌려 하지만,

11학년의 파티는 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파티가 열리는 강당은 선생님들의 정성으로 아주 멋진 연회장이
되어있었다.
각각의 테이블엔 학생 하나 하나의 이름표도 만들어 놓고,
아름다운 촛불과 조명과 꽃장식까지...
예비 신사숙녀들을 맞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었다.

엄마들의 노고도 못지 않았다.
딸애는 미리 마련했던 드레스가 좀 미흡했는지 며칠 전에 새로
천을 떠서 드레스를 고쳐 입겠다고 했다.
천뜨러 쇼핑몰 헤매고, 재봉틀도 없는데 손바느질로
생전 처음 해보는
드레스 수선까지 하고, 색맞춘 악세서리에 숄에
핸드백까지...

시험치느라 바쁜 애 대신 엄마가 발로 뛰며 모든걸 준비
해야했다.
그래도 마냥 고마왔다. 파티는 잊어버리고
시험공부에만 신경 쓰는 아이가.

서양애들은 이미 너무나 익숙한지도 모르겠지만 놀 줄 모르는
순진한 한국학생들에게는 이 댄스파티가 너무나 새롭고 즐거운
경험임에 틀림없다.
젊어서 댄스파티는 커녕 그냥 파티도 파티답게 해 본 적이 없는
엄마에겐 더 가슴 두근거리는 큰 행사다.


호주의 남자 파트너들은 여자파트너의 드레스 색에 맞춰
넥타이와 양복도 골라 입고, 꽃다발을 준비해서 파티전에
여학생을 모시러간다.
11학년엔 이미 운전면허를 받은 아이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는 부모가 태우고 간다.
여자 아이의 부모는 이 때 남자아이 차에 딸을 태워보내며
꼭 시집 보내는것 같은 이상야릇한 심정을 느끼게 되는데,
벌써 아이들 결혼시키기 연습이라도 하는것 같다.
신부화장 처럼 꽃 단장을 한 아이가 내 딸 맞아? 어찌나 예쁜지...

문 앞에라도 서서 엿보고 싶은 3시간이 훌딱 지나가고,
밤 11시, 그렇게 기대하고 준비했던 댄스파티도 끝이났다.

주차장 가득 아이들을 데릴러 온 부모의 차들이 즐비하고
정장을 차려입은고운 아이들이 손에 손에 꽃이며 풍선들을
들고 나왔다.

하이힐을 신어서 더 훌쩍 큰 키에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단정한 남학생과 함께 걸어 나오는 딸 아이를 보니,
정말 시집 보내도 되겠네...

내가 못해 본 이 아름다운 경험을 딸아이가 해봤다는 것 만으로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다.
남편도 저 아이들의 예쁜 장면을 함께 볼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1년 후에 다시 드레스 구하고 한바탕 법썩을 떨 댄스파티 준비가
벌써 부터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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