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기도 좀 챙피한 문제인데 어머니가 좀 폼생폼사 스탈입니다. 장모 말고 제 어머니요. 외식이라도 나가면 옷이 어쩌구, 신발이 어쩌고, 머리가 어쩌고 단 한번도 트집을 안잡은 적이 없습니다. 웃긴건 교회는 열심히 다니십니다. 성경책에 ‘외양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용모나 신장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는데 왜 어머니는 밥먹듯이 외모를 중시하고 외모로 트집을 잡냐고 하면 외모가 현대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러면 어머니나 열심히 치장하라고 하면 소리소리 지르고 난리가 나죠. 누나는 출가 했고, 아버지나 저는 5번 정도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다가 정도가 지나치면 한두번씩 버럭 화를 내죠. 참는 것도 한도가 있죠.
최근에 결혼을 준비하며 한복을 맞추러 한복집에 갔는데 거기는 제 누나 어머니 제 와이프될 사람하고 같이 있었습니다. 제 와이프가 90도로 “안녕하십니까?!!”라고 큰 소리로 인사를 안한다고 누나를 비롯한 어머니가 예전에 몇번핀잔을 준적이 있었기에 하도 신경쓰여서 인사 잘하라고 여러차례 주의를 줬습니다. 여친이 낯을 가려서 인사를 크게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고개만 까닥하고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인사를 하더군요. 시댁을 무시한다고 어머니하고 누나가 생각하는 것 같군요. 제 와이프 될사람 말이 없어서 그렇게 건방진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양복을 맞추는데, 제가 휴가라서 집에서 뒹굴다가 폴로 반팔 남방에 청색 면바지를 입고 나갔습니다. 물론 썩 빠지는 옷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뽀대나는 옷도 아니죠. 제 신조는 깨끗하게 입되 외모를 중시하지 말고 내실을 키우자입니다. 제 머리가 원래 곱슬인지라 자주 안자르면 머리가 좀 지저분해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사일도 바쁘고 개인적으로도 하는 일이 있어서 1달정도 못잘랐더니 약간 지저분해 보이긴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매일 감고 드라이도 합니다.
한복을 맞출려고 자리에 앉으니 어머니가 나를 보고 인상을 쓰더니 왜이렇게 엉망으로 하고 나왔냐고 3-4번 그러는 겁니다. 눈찟으로 저만보게 찡그리는 겁니다. 그 표정은 아무리 어머니라고 해도 완전 복장이 터질 정도로 짜증자는 표정입니다. 그 표정은 너때문에 창피해 죽겠다는 그런 류의 표정이지요.
그러더니 머리를 자르라고 여러차례 말을 했습니다. 그것도 특정 미장원을 지정하더니 거기를 가라는 겁니다.
저는 외모에 너무 치중하는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 그래서 그냥 동네 가서 알아서 자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복집을 나왔는데...
1시간쯤 여친하고 웨딩드레스를 보러 가는데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머리를 특정 미장원에 가서 자르라는 겁니다. 이번까지 합쳐서 오늘만거의 10번은 들은 것 같습니다. 제가 남이 뭐라 그런다고 버럭 화를 내는 편은 아닙니다. 쉽게 말해 어느정도는 잘 참는 편이죠.
그래서 약간의 언성을 높이고 그냥 내가 알아서 한다고 했습니다. 소리를 버럭 지르더니 끊으시더군요. 그 이후에 1시간쯤 있다고 어머니가 시켰는지 누나가 전화를 하더니 머리를 자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누나보고 어느 특정 미장원가서 머리 자르라고 하면 좋겠냐고 그만좀 하라고 했더니 소리를 버럭 지르더니 전화를 탁 끊어버리더군요. 누나도 한성깔 합니다. 누나는 어머니 욕하면서 컸는데 거의 어머니랑 비슷한 히스테리적 성격을 닮은 것 같네요.
완전 기분 우울해져서 집에 들어오니 완전 어머니 결혼식장도 안간다고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절교를 한답니다. 너 결혼식에서 잘보이라고 하는건데 그것도 못들어주냐고 불효자다 모다 완전 히스테리수준이네요. 너 와이프도 보기 싫다라고 하십니다. 인사도 안하고 우습게 안답니다. 그리고 전화에 대놓고 그렇게 말을 하면 와이프가 우리집 무시한다고 난리를 칩니다.
제어머니 폼생폼사입니다. 한복집에서 거의 이상한사람처럼 그러는건당신이 창피해서 그런겁니다. 제가 다른사람한테 잘보였으면 좋겠다는건 도무지 말이 안되는거죠.
창피한건 절대 못참죠. 무슨일이든 다 자신이 잘한거고 남이 잘못한 겁니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은 절대 인정 안하는 사람이죠.
아무리 어머니라고 하지만, 지독한 외모 지상주의 참으로 이해가 안됩니다. 당신이나 매일 미장원에서 살든 화장을 두껍게 칠하던 그건 알바 아닙니다만 왜 자식에게 강요를 합니까? 비싼 시계, 외제차, 보톡스에 맛사지에 60넘은 사람이 평생 외모만 꾸미고 산거 솔직히 저도 어머니 마음에 안들지만 한번도 이 지독한 외양지상주의보고 모라고 한적 없습니다. 도를 지나친 외모 가꾸기가 정말 꼴보기도 싫지만 그건 어머니 인생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고 저고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말 하지 않습니다. 인격대 인격으로 부모를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어떤가요?
아무리 제 자신을 반성하려 해도 납득이 절대 가지가 않습니다. 누구와 트러블이 있더라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자신의 잘못이 생각나는 법인데, 이경우에는 도무지 제가 뭘 잘못한지를 알수가 없군요. 머리를 제가 알아서 자르겠다는 것이 잘못입니까? 하루가 멀다하고 옷에 트집을 잡는것이 비정상 아닌가요? 솔직히 어떨때는 화가 너무 치밀어 뭐라도 부셔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를 둗굽니다. 부모가 내게 그런 화를 돋우는 사람이라는 것이 답답합니다.
평생 단 한번도 우리 어머니에게 어른스럽다. 이점은 배울점이 있다. 존경스럽다라는 느낌을 단한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아버지한테는 많이 배웠죠. 책임감, 절약정신, 배려심, 성실성, 돈에 대한 철학...
아버지도 가끔 배우자 잘못골라서 평생 고생만 했다는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물론 돌려서 말하지만.. 100%긍정이 됩니다.
어머니는 평생 아버지가 벌어오신 돈이 적다고 투덜댔습니다.
지금 아버지 60대 중반이신데 300갖다 주십니다. 각종 세금, 집안 경조사는 아버지가 다 직접 돈을 주십니다. 저는 직딩이라 집에서 돈을 받아 쓰지 않습니다. 결국, 집에 들어가는 아파트 관리비, 먹을 것, 집안 파출부 비용(매주 2회씩 오는데, 저는 집에 파출부 오는거 정말 싫습니다. 3식구 사는데 왜 매주 2회씩 파출부가 와야됩니까?), 전화료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다 어머니가 챙깁니다. 그리고 평생 단 한푼도 저금 못한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아버지 탓만 합니다. 300으로 어찌 사냐, 쥐꼬리만큼 갖고 오면서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냐는 식으로 평생 아버지 욕만 했습니다. 자식들앞에서요...
이제는 아주 저도 지긋지긋 합니다. 결혼날짜만 기다려 집니다.
제가 속이 좁은가요?
이렇게 생각하는 저도 문제가 있나요?
여러분들 생각 좀 적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