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0. 4. 22:17 살아가는 이야기
남편과 잠잔지 오래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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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되면서 제일 많이 변한 것은 몸매가 아니라 말입니다. 예전엔 쑥쓰러워서 말하는 것은 감히 꿈도 못꾸고 듣는 것조차 민망해 했었는데 지금은 누가 운만 떼어 준다면 말 꺼낸 남정네가 민망해 까무라칠 정도로 적나라한 대화도 즐길 줄 알게 되었죠. 뭐 ... 그게 자랑이라고 ? 자랑은 아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죄라면서요. 죄 짓고 살지 않으려 무진장 애쓰는 중이오니 안스러워 해주세요. 살이 많이 찐 친구가 있습니다. 처음에 그녀를 보았을 때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팔뚝이 얼마나 굵은지 개량한복을 입고 있는 줄 알았다니까요. 지금도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녀의 정상적인 몸매는 한참 걸릴 것 같습니다. (화이팅이다 친구 !) 그런 그녀 앞에서 일상의 부부생활 얘기를 하는 것은 좀 어렵습니다. 쑥쓰러움이 아니라 미안한 마음 때문입니다. "얘 ! 너는 남편이랑 한침대에서 자냐 ?" "응. 같이 자다가 걷어 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악착같이 포개져서 자. 그런데 왜 ?" "그냥 궁금해서.." "그럼 남편이랑 한침대에서 자는게 당연하지... 넌 아니야 ?" "난 남편이랑 한 침대에서 자본지 꽤 오래되었어.." "허긴, 요즘 침대 말고도 잠 잘 곳은 많이 있으니.."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우리는 다 알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분위기를 무겁게 끌어 가다간 숨이 턱 막힐 것 같아서 푼수를 떨었지요. "야 ! 새로운 걸 시도해 봐.." "예를 들자면 ?" "벽치기라던가 .. 물구나무서기 라던가 ... 많은데... 앞으로 나란히 버젼도 있고.." "말로는 설명이 안되니까 시범을 보여 봐.." "아휴 지랄.. 내가 다음에 동영상 찍어서 아주 리얼하게 보여줄께.." "안찍어 오면 너 알지 ? 우리 부부생활에 활력소를 넣어줄 아주 화끈한 걸로 만들어 와 ..." "그런데 장비가 없다. 어떻게 찍지 ? 정말 끝내주는 비디오 한편 찍을 수 있는데 ..." 걱정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화끈하게 사는 것은 아닌데...연습을 해봐야 겠습니다. 혼자서는 못하는데 그 남자가 도움을 줄까 모르겠습니다. 예습복습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 학교 다닐때도 숙제를 잘 안했다던 그 남자는 여전히 숙제를 잘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넌 잘했냐 ? 네. 저도 숙제 잘 안했습니다. 됐슈 ?) 오늘같은 주말엔 더더욱 숙제를 안하는 아이들처럼 마흔이 넘은 그남자도 숙제할 생각은 없고 축구만 열심히 봅니다. "여보 ! 언제 잘거야 ?" "먼저 자. 난 축구보고 나면 새벽일테니까 먼저 자.." "어디서 자 ?" "잠잘 곳이 없어 ? 천정에 매달려 자던지 아들을 끌어안고 자던지 ... 모기장 꺼내서 그물을 치고 자던지..아무튼 시끄럽게만 하지마..알았지 ?" "숙제 해야 하는데.." "애들도 자는데 무슨 숙제 ?" (힘이 딸리나 모른척 하기는..) "애들 자면 하는 숙제가 있는데..." "자." "응." 자라네요. 자야겠습니다. 그런데 왜 눈은 부라리고 난리래요 ? 별꼴이야. 미성년자 관람불가에요 ? 낄낄낄. 숙제 얘기만 했는데..(이렇게 자꾸만 숙제가 밀리고 쌓이면 정말 나중에는 곤난한데...곤난해.... 숙제 몰아서 하면 얼마나 피곤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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