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에 해당되는 글 188건

  1. 2006.09.29 30분 조사를 위한 9시간의 여행
  2. 2006.09.29 곡성 기차마을
  3. 2006.09.29 5만원으로 떠나는 대천여행
  4. 2006.09.29 이과수 폭포입니다.
30분의 조사를 위한 아홉시간의 산행
이름임세권
날짜2006/05/08 09:45:38조회236

왕보는 내가 간다면 함께 가겠다고 했다. 왕린산은 좀 화가 나 있었다. 우리보고 오후 6시에는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며 그 이후는 차를 가지고 돌아갈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그러기로 약속을 하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길은 바위돌은 좀 있어도 짚차가 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였다. 갈수록 운전기사가 야속하게 생각되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조금 가니 말을 탄 카사크족 유목민 하나가 양떼를 몰고 내려오는 것을 만났다. 왕보가 카사크말로 유적지를 설명하니 안다고 했다. 얼마나 가면 되느냐고 물으니 걸어서 두 시간이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왕보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아서 다시 두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저 사람들은 말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걸어서 가는 것은 시간계산이 전혀 서지 않는다고 하고 저 사람이 두 시간이라고 하면 실제로는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아서 어떻게 현지인의 말을 그렇게 믿지 못하느냐고 다시 물었다.

왕보는 카사크족은 어릴 때부터 다리로 걷지 않으며 몇십미터를 가도 말을 탄다고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카사크족은 무릅관절이 매우 약하며 걸어서 간다는 것은 아예 생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걷는 시간은 아예 머릿속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들어보니 그것도 이해가 갔다.

아무튼 우리는 한 발짝씩 걸음을 옮겼다. 가는 중간 중간 유목민들이 세워놓은 작은 집들이 뛰엄뛰엄 보였고 산 등성이 위에 올라서니 오래된 돌무덤인 쿠르간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쿠르간에는 석인상이 있었는데 역시 모두 동향을 하고 있었다. 한 쿠르간 앞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숨을 고르고 있는데 어떤 소년하나가 말을 타고 다가 왔다. 안녕! 하고 인사를 하니 웃으면서 왜 왔느냐고 했다. 왕보가 대답을 하였으나 그 소년은 우리가 지쳐있는 것이 좀 안되어 보였는지 물을 마시지 않겠는가고 물었다. 물이 있느냐고 하니 없지만 떠오면 된다고 했다. 이 근처에 샘이 있는가고 물으니 멀리 산밑을 손으로 가리킨다. 아득히 먼 산 밑에 숲이 보였고 그 숲에 물이 있단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으면서 됐다고 하고 좀더 앉아 쉬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소년이 다시 나타났다. 소년의 손에는 물이 가득 든 물병이 들려 있었다. 내 생각에 10킬로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산 밑까지 소년은 단숨에 달려가 물을 떠 온 것이다. 도대체 유목민들의 하루 행동반경은 얼마나 되는지,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소년을 보니 유목민족들은 말위에서 살다가 말 위에서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모스크바까지 단숨에 쳐들어간 징키스칸이 생각났다. 이런 사람들에게 시베리아의 서쪽끝에서 동쪽끝까지의 엄청난 거리는 실제로 그리 먼 거리가 아닐지도 몰랐다. 중앙아시아에서 한반도까지 전파되었을 청동기문화도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타고 앞서가는 왕보교수. 앞에 걷는 사람이 물을 떠다준 소년

오른쪽은 석인상과 방형 쿠르간.


30분의 조사를 위한 아홉시간의 산행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네시간 반이 지나서 우리는 타터커시쿼나스 암각화 유적의 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안내판 뒤로 바위들이 가득 쌓여있는 산봉우리가 보였다. 암각화 소개책자를 보면 이 곳에는 바퀴 셋 달린 마차그림과 많은 동물 인물암각화들의 사진이 있어서 비교적 기대가 컸던 유적이었다. 그러나 안내판 앞에서 나는 다시 절망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갑자기 왕보가 암각화를 찾는 일은 포기하라고 한 것이다. 그는 지금 시간이 4시인데 왕린산이 돌아오라고 정한 6시까지는 지금 바로 내려가도 불가능하다. 만일 암각화를 찾는다고 왔다갔다 하다보면 한 시간은 훌쩍 지날 것이며 사진 몇장 찍으면 한 시간 반 이상은 잡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요즘 해가 늦게 진다고 해도 어두워진 후 산을 내려갈 수 밖에 없다. 만일 왕린산이 걱정이 되어 군대에 신고라도 한다면 우리 모두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빠질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천신만고 끝에 암각화 유적에 도착했는데 암각화를 보지말고 그냥 내려가자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나는 30분만 허락해주면 나혼자 암각화를 찾아보겠다고 하고 대답을 듣기도 전에 작은 카메라 하나만 들고 산으로 올라갔다. 바위 사이를 여기저기 헤메어도 암각화다운 큰 암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저 밑에 앉아서 쉬고 있는 왕보를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화를 낼 여가도 없었다.


이곳 저곳을 정신없이 뛰어다니니 여기 저기 인물상과 동물상들이 새겨진 작은 바위들이 흩어져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진 몇장 찍고나니 벌써 30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산을 내려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멀리 건너편에 흰 눈이 쌓인 빙산이 보였다. 빙산을 현지인들은 무스토크라고 불렀다. 무스는 얼음, 토크는 산을 뜻한다고 했다. 암각화가 있는 산봉의 서쪽으로 바로 밑에 강이 흐르고 강을 건너면 바로 카자흐스탄이라고 한다.

산을 내려가니 날은 아직 밝았으나 시계는 이미 8시였다. 왕린산이 지키라고 했던 여섯시에서 두시간이 더 지나 있었다. 차는 그가 말한대로 가고 없었다. 왕보는 차는 다시 올것이니 걱정말라고 했다. 풀밭에 지친몸을 누이고 얼마를 있었을까 멀리 차가 오는 것이 보였다. 도착하자마자 왕린산은 왕보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왕보는 실제 현장상황을 이야기하고 이해시키려 하고 있었고 왕린산은 오전부터 하던 얘기를 반복해서 하면서 큰 소리로 화를 냈다. 둘이 다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이 들었고 차가 빈관에 도착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이 유적의 대표적인 그림들을 나는 찾지 못했다. 겨우 이런 작은 그림들만 몇 장 찍고는 내려올 수밖에 없어 지금도 아쉬움이 크다.


적석 쿠르간 뒤로 멀리 눈 덮인 빙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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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gfriend

2006. 9. 29. 22:32 여행,레저

곡성 기차마을

전남 곡성(谷城) 기차마을
2006/05/08 18:09
김신묵 조회1037 추천1

전남 곡성(谷城)...

해마다 이른 봄이면 산수유와 매화, 벚꽃을 찾아 전남 구례와광양, 경남 하동까지 여러번을 오르내리면서도

정작 섬진강의 상류이자 구례와는 이웃인 곡성(谷城)을 찾아가 보질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중 섬진강(蟾津江) 주변의봄꽃이 모두 떨어지고 나서야 곡성 땅을 밟아보았으니 때 늦은 감이 너무 크다.

서울에서 내려가자면 전주를 지나 남원 - 곡성으로 직접 들어 가는것이 정석이지만

기왕 나선 나들이길... 드라이브 삼아 구경도 하자 싶어서 봄꽃 나들이에 익숙한 남원 - 구례를 지나 곡성으로 들어섰다.

구례-곡성은 무주-진안-장수처럼 하나로 이어 부르는 친근한이웃마을 같은 지명(地名)이다.

이렇게 돌아 들어가다보면 구례 산동면 산수유마을이나 지리산 온천단지를 들려 올 수도 있으며

구례에서 전망좋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사성암'을 둘러보고 올 수도 있는 코스이다.

구례군을 지나 18번 국도에서 17번 국도로 이어 달리다 보면 드디어섬진강이 나타나고

조금 지나면왼편으로는 보성강이 보이고 섬진강과 만나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압록'이다.

여기서부터 곡성까지 올라 가노라면왼쪽으로는 전라선 폐구간, 즉 증기기관차가 다니는 기찻길이요

오른쪽은 유유히 흘러흘러 내려오는 섬진강을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것인데

이 17번도로 구간은 철뚝길에 조성해놓은 꽃길과 섬진강이 어우러지는 풍광으로 인하여 전국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17번 도로 모습.... 기찻길옆으로는 연산홍과 철쭉꽃이 만발하였다>

곡성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옛날 증기기관차를 타 볼 수 있는 기차마을이 있다해서 먼저 들려보았다.

1933년 개통된전라선(익산-여수간 199.5㎞)을 1998년 복선화로 개량하게 되었는데

이때 곡성-압록역 구간의구불구불한 기찻길을 직선화 공사 한 탓에 기존 철로구간 13.2Km가 폐쇄 됨에 따라

이 구간에 재래식 증기기관차를 운행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구간은 섬진강변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면서 멋진 풍광을 감상하기엔 너무 좋은 곳이다.

구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편도 10Km를 왕복 운행하는데 평일2회, 주말 4회를 운행하며왕복 70분이 소요된다.

편도에는 20분이 소요되지만 가정역에서 20정도 정차하여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왕복 5천원)

관광용 증기기관 열차는 1960년대에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운행하던 열차 형식이며

최근에는 구 곡성역사나 폐 철로 구간에서 각종 영화 촬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하였다.

대박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대구역에서 피난열차를 타고 가족들과 헤어지는 장면등을 찍은 곳이며

지금도 '아이스케키'라는 영화를 촬영중에 있었다.

<新 곡성역...>

<舊 곡성역은 기차마을이라는 이름으로바뀌어 새로운관광명소가 되었다....>

<舊 곡성역사.... 현재 영화촬영으로 간판을 바꿔 단 채 세트장을 꾸미는 중이다....>

<驛의 조경도 제법 훌륭하다.....>

<오래된 기억속에 낯 익은 증기기관차의 모습....>

<舊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약 10Km 구간을 섬진강변을 따라 달린다..... 경치가 아름답다...>

<20분 남짓 달리면 가정역에 도착한다.... 도착후 기차앞에서 사진찍는 모습.... 흰 증기가 뿜어 나온다....>

<가정역에서 강 건너편은 청소년 수련장이다.... 육교가 잘 놓여 있다>

<징검다리가 아닙니다..... 도깨비가 독막(돌)으로 막아 어살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는 '도깨비 살'....>

증기기관차는 이곳에서 20분 정도 쉬었다가 다시 곡성역으로 돌아가는데 대략 70분 정도가 소요된다,.

舊 곡성역 구내에는 레일바이크(기차자전거)가 운행되고 있는데 강원도 정선이나 경북 문경처럼 7Km나 3Km를 달리는게 아니라

둥글게 원형마당을 한바퀴 돌아보는데 불과한지라 그다지 스릴이나 재미를 느낄 수는 없었다.

그옆에는 하늘 자전거라해서 페달을 밟으면 위로 올라가는 놀이기구도 있었지만

곡성에서는 역시 섬진강변을 따라 덜컹거리며 달려가는 증기기관차가 하이라이트 였다.

<Tip....곡성에서의 먹거리는 섬진강 참게탕으로 정하였다.... 압록유원지 근처의 새수궁가든에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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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으로 떠난 당일치기 대천 여행

친구야, 여행 가자 제2탄
editor 최갑수 photographer 전은정

일요일, M은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창문을 여니 따스한 봄 햇살이 창틀에 내려앉고 있다. 마당에 심긴 매화나무에는 봉오리가 맺혔다. 문득 ‘가는 청춘이 안타깝고 처량하다’는 생각이 든 M. K에게 전화를 건다(사실 전화할 친구가 K밖에 없다). “친구야, 여행 가자. 지난번 네가 안내한 소래포구 여행은 성공적이었지. 이번에는 내가 풀코스로 모시마.”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K의 목소리. “그러자꾸나, 친구야. 집에서 뒹굴어도, 밖을 쏘다녀도 봄날은 간단다. 청춘은 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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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55 출발
용산역에서 만난 M과 K. 장항선을 타고 청소역으로 떠나기로 했다. 청소역으로 가기로 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지난번 지하철을 타고 소래 여행을 갈 때 제대로 된 기차여행을 해보지 못해 아쉬웠던 것이 첫 번째 이유요, 두 번째는 <프라이데이> 171호(12월 9일자)에 소개된 장항선 기사가 마음에 꼭 들어 한 번은 여행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보게, 친구. <프라이데이> 기사에 따르면 ‘장항선은 개량화 사업에 따라 구부러진 철길이 펴지는 올해 말이면 지금의 장항선 모습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군.” M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K. “<프라이데이>가 ‘녹색 지붕과 갈색 외벽, 작은 출입구…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역’이라고 그랬지.”
용산-청소 무궁화호 9900원 용산-청소 1일 5회 운행 05:30(출발)/08:22(도착), 09:55/12:34, 12:55/15:32, 15:55/18:32, 19:55/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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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0 기차여행엔 역시 ‘삶은 달걀’과 ‘사이다’
기차는 덜컹거리며 철로를 따라간다. 어느새 봄이 왔다. 창밖 풍경도 연둣빛으로 물들었다. 오랜만에 타보는 무궁화호도 여행 기분을 돋운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아가씨도 보이고 가방을 껴안은 채 창틀에 기대 졸고 있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도 있다. ‘역시 여행은 기차여행이 제 맛이야. 하지만 뭔가 허전하군.’ K가 이런 생각을 한 순간, 배낭을 뒤적이며 뭔가 꺼내는 M. “삶은 달걀과 사이다라네.” “역시, 자네는 센스 있는 친구야. 기차여행에 삶은 달걀이랑 사이다가 빠지면 안 되지.”
집에서 삶아온 삶은 달걀 4개 400원, 사이다 2캔 1000원

# 12:34 청소역, 녹색 지붕이 예쁜 간이역
청소역에 도착했다. 아담한 역사가 반긴다. 녹색 지붕과 갈색 외벽이 정겹다. 대합실은 한산하다. 벽에는 장항선 열차시간표가 덩그러니 붙어 있다. 역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화물열차가 ‘삐익’ 하며 들어와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M과 K는 열차 주변을 서성이며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철로와 ‘멈춤’이라는 글씨가 쓰인 차단기, 붉은 신호등…. 참 오랜만에 마주하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런 풍경도 곧 사라지겠지.
청소역 041-931-2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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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5 간이역 앞 중국집
슬슬 배가 고파온다. 뭔가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 뭘 먹나? M과 K, 역 앞 거리를 걸어본다. ‘명동미용실’, ‘우리정육점’… 흰 아크릴판에 검고 붉은 페인트로 글씨를 쓴 간판이 보인다. 거리 이쪽에서 저쪽까지 왔다 갔다 하는 데 채 10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그런데 고맙게도 청소역 앞에 ‘중화요리’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청무관’. 정통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단다. “중국집 이름이 합기도 도장 같지 않냐?” 하며 걱정하는 M. 하지만 K는 “원래 자장면은 역 앞이 맛있다”며 M의 손을 잡아끈다. K의 말대로 맛이 썩 괜찮은 편이다. 값도 싸다.
청무관 041-932-9920 자장면 3000원

# 13:50 털털거리는 시골 버스를 타고
배가 부른 M과 K, 이제부터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다. 일단 역무원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저, 여기 여행 왔는데요….”
“뭐 볼 게 있다고 이런 델 와유. 저기 오천항으로 가봐유. 바다도 있고 옛날 성벽도 있응께.”
“고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가야….”
“역 앞에서 버스 타고 가유. 자주 다녀유.”
“저, 몇 번 버스를 타야….”
“오천항이라고 써진 거 타면 돼유. 시골 버스에 딱히 번호가 있남?”
“감사합니다.”
때맞춰 버스가 온다. 짙은 선글라스를 쓴 기사 아저씨가 멋있다. 버스 안에는 노인 몇 분이 앉아 계신다. 젊은이들을 보자 서울에서 왔느냐며 관심을 보인다.
“저기, 오천항 가면 키조개 먹어봐, 맛있어. 주말이면 서울에서 키조개 먹으러 많이 와. 그리고 성도 있으니까 한번 돌아보고.”
청소역-오천항 버스비 9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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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20 오천항 그리고 오천성
오천항은 자그마한 포구다. 포구라고 해도 눈앞에 넓은 바다가 펼쳐지는 곳은 아니다. 배들은 깊게 팬 오목한 만을 따라 포구로 들어온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배들이 포구에 묶여 있다. 오천항에서는 키조개가 많이 난다. 값도 싸다. 어른 손바닥보다 큰 키조개 12개에 1만원. 어른 둘이 소주를 곁들여 먹을 수 있을 정도다. 포구를 돌아본 M과 K, 오천항 바로 옆에 있는 오천성으로 향한다. 계단 몇 개만 올라가면 된다. 별것 있겠나 싶었지만 의외다. 아치형의 아담한 성문이 반긴다. 성문 앞에는 기묘하게 뒤틀린 팽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앵글을 잡아보니 꽤 근사한 그림이 된다. 오천성은 왜구를 막기 위해 만든 성으로, 조선시대에는 충청수군절도사영이 설치되기도 했던 곳. 돌로 쌓은 성벽이 산을 두르고 있다. 20분 정도면 성을 돌아볼 수 있는데 성벽에 올라서면 오천항 전경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바람에 서걱거리는 댓잎 소리가 운치 있다.
오천항엔 키조개 파는 집이 몰려 있다. 회와 전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한다. 키조개(12개) 1만원, 회·전골 2만~3만원, 오천성 입장료 무료

# 15:00 대천역으로, 다시 대천항으로
오천항에서 서성이던 M과 K, 어디로 갈까 망설이는데 때마침 ‘대천역’이라고 적힌 버스가 들어온다. 오호! 대천. 서해안에서 가장 물 좋은 해수욕장이 있는 곳. 순간 K의 눈이 빛나기 시작한다. “친구야, 우리처럼 잘생긴 싱글은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 아니겠니?” 그러고는 M이 대답하기도 전에 성큼 차에 올라탄다. 오천항에서 대천역까지는 버스로 30분, 대천역에서 다시 대천항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오천항-대천역 버스비 950원, 대천역-대천항 버스비 9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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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0 낭만의 바다, 대천해수욕장
M과 K, 드디어 대천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소문대로 물이 좋다.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모래밭을 거니는 연인들, 봄나들이 나온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온 어여쁜 여인들이 해수욕장을 점령했다. 대천해수욕장 백사장은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만들어졌다. 길이 3.5km, 폭이 100m에 달한다. 분위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도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다. M과 K, 자판기 커피를 뽑아들고 해변에 놓인 벤치에 않는다. 여자친구는 없지만, 뭐 그럭저럭 분위기는 난다.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진 K와 M의 눈에 ‘포장 점집’이 들어온다. ‘사주, 신수, 궁합, 관상’이라고 적혀 있다. ‘점이나 볼까’ 하는 생각이 든 K. “재미삼아 한번 보자. 까짓 거 나중에 돈 많이 벌 팔자면 내일 당장 사표 내고 놀고.”
자판기 커피 300원

# 17:00 그냥 열심히 회사 다녀
“돈 많이 벌 팔자는 아니고 그냥 열심히 회사 다녀. 헛바람 들지 말고. 결혼은 늦게 할수록 좋고.” “네”라고 대답하는 K. M이 슬그머니 복채를 대신 내준다. “친구, 내가 돈 많이 벌어서 같이 놀자.” 점을 보고 나오니 오후 5시 30분. 곧 노을이 질 모양이다. 수평선 너머가 어둑어둑해진다. 이제 대천항으로 가서 싱싱한 회에 소주 한잔 걸칠 시간. “친구, 오늘은 각자 한 병씩만 마셔보세.” 대천항은 대천해수욕장과 이웃해 있다.
복채 1만원, 대천해수욕장-대천항 택시비 1900원

# 17:40 조개구이를 먹을까, 회를 먹을까
대천항 어시장은 시끌벅적하다. 커다란 고무대야에 광어와 우럭, 농어, 멍게, 해삼 등이 가득하다. 횟감을 사면 즉석에서 회를 떠준다. 양념값을 따로 내면 바닷가에서 회를 먹을 수 있다. 100m 정도 계속되는 어시장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방파제 가는 길이 이어진다. 방파제 끝에는 붉은 등대가 서 있다. 방파제에는 조개구이를 파는 포장마차 수십여 채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커다란 소쿠리에 담긴 조개는 모두 1만원. 둘이서 먹기에 적당한 양이다. 하지만 대천항에서는 회를 먹기로 했다. 서울보다 훨씬 싸다. 대천항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나니 6시. 그 사이 회 가격도 내렸다. 처음 도착했을 때 2만원이던 먹음직한 농어가 6시쯤 되자 1만5,000원. 아줌마가 M의 팔을 잡는다. “2만원만 줘. 큰 놈으로 주께.” 멍게며 주꾸미를 함께 담는다. 회를 이 가격에 먹는 것, 서울에서는 힘들다.
회 2만원

# 18:10 붉은 바다 바라보며 소주 한잔
방파제 반대편에는 횟집이 늘어서 있다. 어시장에서 산 횟감을 양념값만 받고 회를 떠준다. 양념값은 1kg에 7,000원. 채소와 양념, 매운탕, 공깃밥까지 포함한 가격이다. 바다 앞에 천막을 치고 간이 건물을 만들어놓았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소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다. 인심 좋은 횟집 아주머니가 양념값 1만원에 다 해주겠단다. 회는 푸짐하다. 6시 30분쯤 되자 바다가 붉게 물든다. K와 M의 얼굴도 술기운으로 붉게 물들었다. 파도소리가 밀려온다.
7시 40분쯤 K와 M은 자리에서 일어나 대천역행 버스를 탄다. 대천발 서울행 마지막 열차는 오후 8시 36분. 돌아오는 기차 안. K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나름대로 오늘 여행이 괜찮았다고 자평하는 M. 간이역도 봤고 봄 바다도 거닐었다. 친구와 함께 파도소리를 들으며 소주도 한잔 즐겼다. “친구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겠니?”
양념값 1만원, 소주 2병 6000원, 대천-서울 무궁화호 1만600원 대천-서울 15:49(출발)/18:58(도착), 17:50/20:43, 18:43/21:31, 20:36/23:37

Budget(1인기준)
용산-청소 무궁화호 9900원
삶은 달걀 2개 200원
사이다 500원
자장면 3000원
청소역-오천항 버스비 950원
오천항-대천역 버스비 950원
대천역-대천항 버스비 950원
자판기 커피 300원
대천해수욕장-대천항 택시비
1900원÷2=950원
회 2만원÷2=1만원
양념값 1만원÷2=5000원
소주 1병 3000원
대천-서울 무궁화호 1만600원
합계 4만6300원
(복채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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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gfriend
이과수폭포 구경하세요 2006-04-04 19:43
카테고리 : 풍경 http://blog.paran.com/fr5f54d/8937815

이과수폭포

지구 정 반대편에 위치한 중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그래서 계절과 밤낮도

우리나라와 반대인 지금이 한 여름.

우리가 이과수 폭포를 찾은 날의 기온은 45도. 그 앞날은 47도 였다니 오늘은 한결

시원하겠죠 ^^ 햇볕은 살 속을 콕콕 찌르고, 줄줄이 흐르는 땀은 눈을 콕콕 찌르지만,

이미 찜질방에서 내공을 쌓아 둔 우리 대한민국 아줌마 부대(?)에게 이 정도 더위쯤이야 거~뜬.

1541년 처음 발견된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 내의 4개의 폭포와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있는

275개의 폭포로 2.7키로에 걸쳐 구성되어 있으며 이과수는 인디오말로 거대한 물이라는

뜻이라고합니다.

이틀에 걸쳐 계획된 이과수 폭포 일정.

첫날은 아르헨티나의 폭포를 보기 위해 브라질로? 갔습니다.

이유는 이과수 폭포 물길 사이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을 가르고 있기 때문이지요.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폭포를 향해 걸어가는 길~ 앞서가는 여인의 차림에

눈이 시원해집니다 ^^

 

물길따라 걸어가는 길목~ 보는 방향과 위치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네요.

 

곳곳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가장 거대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폭포의 중심부가 보입니다.

지금 사진을 찍으며 서 있는 곳은 브라질이고, 물줄기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은 아르헨티나입니다.

 

↑ 아르헨티나에서도 사람들이 폭포를 감상하고 있는데 보이시나요??

시계 1시 방향을 보면, 폭포 위로 뭔가 삐죽이 솟아 쭈욱~ 늘어져 있는 게 보이는 데 바로 사람들입니다.

↓거대한 물줄기와 우렁찬 물소리~

가까이 걸어가니 폭포 중심부인 "악마의 목구멍"은 절벽 모퉁이를 지나 보이지 않고, 사진은 중심부 왼쪽에 위치한 폭포 중 하나.

 

이과수의 또 다른 모습을 보기 위해 4인용 헬리콥터에 탑승.

 

처음으로 보는 헬기 계기판도 신기~ ^^ 왼쪽 아래로는 제 발가락도 보이네요 ㅎㅎ~

앞자리가 무서운 선배언니들의 양보로 앞에 앉았는데, 후에 들어보니 뒷자리의 감상 시야는 반, 뒷자리 가운데는 비싼 돈주고(1인당 5만원 정도) 차라리 안 타는 게 낫다네요 ^^

 

헬기를 타고 한눈에 바라다본 이과수강과 숲 그리고 폭포, 미국의 나이아가라가 독주라면

이과수폭포는 교향곡이랍니다.

 

또 다른 쪽 면 물줄기가 보이는 방향에서.

사진 가운데 쯤 폭포 아래로는 오늘 우리가 갔던 산책길이 보이고, 사진 오른쪽

위에서 4분의1 지점 폭포 위로 길게 보여지는 길은, 내일 우리가 갈 아르헨티나쪽 다리입니다.

 

이과수 두 번째 날.

간단한 입국 심사를 거친 후,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로 갔습니다.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하여, 기차도 타고 이과수 강 위로 놓인 다리를 건너 이과수 최대의 폭포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가는 길~ (사진 안내판에 펜으로 공원입구와 기차길등 설명을 붙여 보았습니다 ^^)

 

이과수 숲 사이로 난 철길을 달리는 공원 기차.
 

이과수 강위로 놓인 다리.

바로 몇년 전 폭우로 다리가 유실되어 새로 만들었다는데, 강 아래로 부서진 다리 잔해가

보이는군요.

 

"악마의 목구멍"

온천지가 그 속으로 모두 빨려 들어 갈 것 같은 물살과 굉음,

100m 최대 낙차의 폭포라고 하는데, 바로 앞에서는 폭포가 떨어지며 피어오르는 자욱한 물보라에 끝은 보이지 않고, 무수한 물보라에 온몸이 젖어듭니다.

(이곳의 느낌 또한 글과 사진으로는 다 표현이 되지 않네요;;)

 

위~에 올렸던 사진 중(4번째) 1시 방향으로 아르헨티나 쪽에 사람들이 서 있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었네요. 보는 거리와 방향에 따라 그 풍경과 느낌이 정말 크게 다릅니다.

이과수에 가면 놓치지 말아야 할 투어하나~

지그재그 곡예 부리는 배를 타고 폭포 주변을 돌아보는 보트투어, 그 중 가장 신나는 건, 배가 폭포 속으로 그대로 돌진=3 =33 쏴아~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에 온 몸이 흠뻑 젖는 데, 그 시원함과 스릴은 열기에 달아오르고 먼길에 지친 피로를 한방에 날려 버립니다.

 

장대하게 펼쳐진 풍경, 폭포 아래로 무지개가 환상입이다.

모두 모두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날들 이루시고 행복하세요(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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