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에 해당되는 글 188건

  1. 2006.09.30 오키나와 에서의 산책
  2. 2006.09.30 나홀로 여행의 즐거움 1
  3. 2006.09.30 유람선에서 본 시드니
  4. 2006.09.30 아치즈 국립공원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산책하는 기분
이동진 조회6759 추천12

그 시계에는 비닐 봉지가 씌워져 있었다.

가와사키시(市)로 가기 위해 택시에 올라타기 직전,

시계상점 진열대 옆에 서 있던 시계를 봤다.

길쭉한 금속 지지대 위에

둥글게 자리잡고 있는

그 스탠드형 시계의 바늘은 멈춰져 있었다.

고장이 났다고 시계에

비닐 봉지를 씌워두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짐승의 시간-가와사키

도쿄 인근 가와사키시의 게이힌 운하는

소나티네의 주인공인 야쿠자 중간 보스 무라카와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보여주는 장면에서 등장했다.

그는 채무자를 기중기에 달아

물 속에 집어넣는 고문을 했다.

채무자가 익사하자

그는 죽었나보군. 뒷처리 부탁해라는 냉혹한 말을

부하들에게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

활동 무대인 도쿄에 있을 때

무라카와는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 바쁜 사람이었다.

직접 확인한 케이힌 운하는

그 장면의 냉기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었다.

쓰레기로 뒤덮인 모래밭과 검은 물을 지닌

운하 주위는 공장 지대였다.

해만 지면 폭주족 출몰로 살벌해진다며

택시 운전사는 일몰 전 떠나는 게 좋을 거라는 충고까지 했다.

하지만 황혼은 모든 추(醜)를 가리는

비단 베일 같은 것이었다.

운하 산책로를 배회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근처 공항 활주로를 막 벗어난 비행기가

급선회하며 태양을 향해 날아갔다.

노을에 채색되자 검은 물도

윤기 있는 점도로 부드럽게 출렁거렸다.

이제 밤은 폭주족 오토바이의 거친 소음조차

어둠 속에 묻어버릴 것이다.

도둑 고양이 한 마리가 풀숲을 달렸다.

밤이 되면 모든 고양이가 검은색이다.

◆인간의 시간-이시가키

이시가키섬 공항에서 손목시계를 잃어버렸다.

일본 열도 최남단 오키나와현 중에서도

한참 남쪽에 놓여 있는 이 작은 섬을 여행하며

처음엔 수시로 사람들에게 시간을 물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더이상 확인하지 않았다.

도쿄에서 정신없이 흘렀던 시간과 달리

이시가키섬에선 시간이

물처럼 고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고 평화로운 그 섬에서의 일정은

취재라기보다 산책에 가까웠다.

어느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떠올랐다.

slow는 네 개의 철자로 되어 있다.

life도 그렇다.

speed는 다섯개의 철자로 되어 있다.

death도 그렇다.

평화로운 모든 것은 느리다.

잔혹한 무라카와도

이시가키에서는 어린아이 같았다.

조직 내 갈등으로 섬에 내려온 뒤

할 일이 없어진 무라카와는

부하들과 어울려 해변에서

스모를 하고 불꽃놀이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무라카와가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아카이시 해변은 섬 북동쪽 끝에 있었다.

지금은 소 방목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그곳의

산길을 지나 바닷가에 도달했다.

그곳엔 덩치 큰 검은 소떼가

모래밭을 차지하고 있었다.

낯선 자를 발견하자

휴식을 즐기던 소들이

일제히 일어서며 달려들 듯 노려봤다.

약간의 두려움을 누르고 바닷가를 거닐었다.

소 배설물로 가득한 해변을

조심조심 걷다보니 눈살이 찌푸려졌다.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기대했던 것이

생명의 찌꺼기 따윈 아니었으니까.

무라카와가 자신이 파놓은 모래 함정에

부하들이 빠지는 것을 보고

키득거리던 지점을 지나 해변을 빠져나오다

무심코 뒤를 돌아다봤다.

침입자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소들이

그제서야 하나둘 앉기 시작하고 있었다.

갑자기 너무나 미안해졌다.

방해한 것도 위협한 것도

실은 그들이 아니었다.

누군가 잠시 들른 휴식 공간이

다른 이에겐 삶의 터전이라는 것.

여행자는 종종 옅은 죄책감의 삯으로 환상을 소비한다.

연이어 방문한 섬 북쪽

카비라 해변의 옥빛 바다는

맑다 못해 투명에 가까웠다.

화사한 햇빛과 싱그런 바람은

바다의 푸른색 마디마디를 올올이 풀어내

마치 엷푸른 눈이

거대한 저수지에 내린 듯한 풍경을 빚었다.

넘실대는 물은 가끔씩 찰랑이며

기분좋게 모래 위로 넘쳐

나그네의 마음을 적셨다.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절경 중 하나라는 말 그대로였다.

턱에 찼던 일상의 직선으로 치닫는 시간 대신

오키나와의 둥글게 일렁이는 시간은

어디서나 부드럽게 흘러 넘쳤다.

서둘러야 할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소나티네에서 낚시꾼을 가장한 킬러는

이 해변에서 원반던지기를 하던

무라카와 조직원들을 급습했다.

모래밭에 놓인 배 앞에 앉아 있느라

적의 눈에 띄지 않았던 무라카와는 살았지만 부하는 사살됐다.

영화에서처럼 곳곳에 작은 폐선들이 놓여 있는 해변을

단체 노년 관광객들이 몰려와 설레며 걸었다.

소나티네 중 후반부 총격 장면들은

오키나와라는 지역의 비현실적일 정도로 평화로운 풍경 때문에

역설적으로 폭력성이 더 도드라진다.

낙원을 앙망하는 눈길만이 있을 뿐,

이 땅에 낙원 자체는 없다.

세상에서 외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듯한 오키나와는

2차대전 당시 일본에서 가장 참혹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했다.

소나티네는 결국 생의 허무를 그대로 드러내는

강력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복수를 마친 무라카와가 머리에 총을 쏘는 모습으로

영화와 삶 자체를 맺는 마지막 장면은

섬 동쪽 카라봉 근처 한적한 산길에서 찍었다.

한국인은 처음 본다는 택시 기사 가즈오에게 명함을 줬더니

朝鮮日報 글귀를 보고 북한에서 왔냐며 놀랐다.

가즈오와 함께 한참 헤매다

라스트신 촬영 장소를 간신히 찾아냈다.

옆에 사탕수수밭이 펼쳐진 그 곳은

거칠고 좁은 비포장도로였다.

무라카와가 차 안에서 생을 마친 그 자리에 택시를 세웠다.

길의 곧게 뻗은 구간이 끝나고

에스(S)자로 휜 부분이 막 시작되려는 지점이었다.

차에서 내렸다.

흙길엔 죽음 같은 정적이 서려 있었다.

가끔 바람이 불어오면

사탕수수가 흔들리는 것을 신호로

섬 전체가 통째로 흔들렸다.

무라카와는 세류(世流)를 타고 흐르기보다는

끊어지기를 택한 남자였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끊을 수는 있다.

길 위에 오래 서서 머무르자

택시에 남아 있던 가즈오가 이상한 듯 내다봤다.

모든 것이 신기루 같은 여정에서,

머무르는 행위는

시간과 공간을 잠시라도 양손에 함께 쥐어볼 수 있는

주문(呪文) 같은 것이었다.

◆◆◆

공항에 가기 전 이시가키의 어느 식당에 들어서니

손님들이 끼워둔 명함 극장표 사진 메모로

가득한 벽면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의 추억을 가져오는 것은 익숙한 일이지만,

여정의 흔적을 남겨두고 떠나는 것은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명함을 꺼내 압정으로 벽에 꽂았다.

가끔씩 넘실거렸던 오키나와의 시간은

그 순간 내 기억 속에서 멈추며

영원히 고정됐다.

나는 이 시간을 잊을지언정

흘려보내거나 뒤흔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시계가 멈췄다고,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닐 봉지를 씌운 사람은 누구였을까.

사람이 시간을 재지 않고

시간이 사람을 재는 이 추레한 문명 속에서.

----

'소나티네'의 마지막 장면을 찍은 카라봉 인근 산길입니다. 저 택시가 서 있는 곳에서 무라카와는 자신의 차를 세우고 머리에 총을 쏘아 자살했지요.

이시가키 초등학교입니다. 참 다니고 싶은 학교 모습이죠? ^^

떠나기 전에 들렀던 식당입니다. 벽에 빼곡한 메모와 사진 그리고 명함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식당에만 갔겠어요? ^^ 그 전날 저녁 이시가키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술집으로 한 잔 하러 갔지요. 바로 이곳입니다.

이건 내부 장면입니다. 참푸르라는 오키나와 전통 요리를 안주로 곁들어 따끈한 정종 잔을 기울였지요.

이시가키섬도 멋있었지만,사실 여행지로만 따지면 인근에 있는 다케토미섬이 훨씬 더 인상적이더군요. 300여명이 모여사는 이 섬은 정말 손바닥만했습니다. 단층 주택들 사이에 기껏 2층을 올린 몇몇 건물들 뿐, 야트막한 언덕 위에 서 있는 이 전망대가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더군요.

그 전망대에서 아래로 찍은 사진입니다.


다케토미 섬에서는 위에서 보시는 우마차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돌담길을 누비는 게 가장 멋진 관광거리입니다. 저는 자전거를 빌려 탔는데, 개인적으로 참 기분좋은 오후였어요.

다케토미 섬엔 사실 더 높은 전망대가 하나 더 있었어요. 그런데 붕괴 위험 때문에 철조망이 쳐 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지요. 하지만 그냥 되돌아서면기자라고 할 수 없죠. 그래서 그냥 철조망을 넘어 전망대 꼭대기까지 몰래 올라갔어요. ^^;; 그랬더니 멀리 바다가 보이고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이런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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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된 즐거움 <육송정-석포-승부 마을> 조회(81) / 추천 /  퍼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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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6-06-01 13:07:36
오지여행 회원들과의 만남은 늘 행복합니다.
더구나 비동골에서의 시간들은,
긴 여운으로 남지요.
자연이 좋아 찾아 든 사람들,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인연이 어디 있을까요.
자연이 좋고,
사실, 자연보다 더 좋은 것은 현동 막걸리였습니다....^^

비동골을 나와 현동에서 버스를 타고 육송정으로 가고 있습니다.
걸었던 곳까지 되돌아 가는 길이지요.
"산에 가니껴?"
버스 기사분이 봉화 사투리로 물어옵니다.
"아. 예에...."
산이든 강이든, 다 서로 통하는 법이니 "네"라고 대답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산에 가면 멧돼지 조심 하이소."
며칠 전 밤에 갑자기 뛰어 들어 온 멧돼지와 정면 충돌을 했던 모양입니다.
버스 범퍼가 다 일그러지고, 자칫 잘못했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합니다.
"저는 산에가면 멧돼지보다 여자가 더 무섭던데요."
"ㅎㅎㅎ..."
"ㅋㅋㅋ..."
현동에서 육송정은 20분 거립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어느새 목적지가 가까워 옵니다.
운전 기사분과의 대화에 잠시 끼었던 여자분도 함께 내리시네요.

배낭을 재정비하고 출정 준비를 합니다.
"석포가시면 함께 가세요."
"전 그냥 걷는 여행 중이라....."
석포까지는 버스가 없어 가족인 듯한 분이 마중을 나온 모양입니다.
버스 안에서 말 몇마디 나눴다고 금방 아는 사이가 되버렸네요.


 

다시 걷습니다.
강물 따라 걷는 길, 도로를 따라 걸을 수 밖에 없지만,
한창 흐드러지게 핀 가을 꽃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덕분에 쉬어가라고요.....


 


 

석포 면소재지입니다.
멀리서도 보이는 연기나는 굴뚝은 아연제련소고요.
공장이 문을 연 것은 40년 전이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원료 공급을 해왔지만
인건비도 안나오는 상황이라 아연을 수입해 가공해서
국내는 물론 수출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장 근처에서 어슬렁 거렸더니 말 상대하실 분이 나오시더라구요.
지금의 석포역은 썰렁합니다.
아연 공장을 들고 나는 물건을 실어 나를 뿐,
촌로들의 나들이 길 외에는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석포를 지나면 식사 할 만한 곳이 없습니다.
두리번 거리다 자장면 집을 찾았습니다.
마땅히 먹을거리도 그렇고, 오랜만에 간자장 맛이 보고 싶어서요.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골 자장면 집은 겉보기에도 맛이 있어 보입니다.
간자장이 맛잇는 집은, 그 이름도 거창한, <장풍반점>입니다.

아련제련소를 지나면 승부 마을 가는 길입니다.
더 이상의 길이 없는 막다른 길이지요.
제련소 입구 다리 밑에서 세월을 낚는 노인이 계십니다.
연기나는 굴뚝과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라
몰래 사진 한장 박았습니다.



 

공장을 지나는 강물은, 그냥 제 생각입니다 만, 물이 탁할 것 같았습니다.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단지 공장을 지나면서 더 빠르게 흘러갑니다.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가 그렇고,
콘크리트 바닥에 익숙치 못한 발바닥,
힘들지만 찬찬히 살필 수 있는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힘들어 하면서 힘들지 않은 척 할 필요도 없고,
이따금 골짜기가 울릴 만큼 큰소리를 내 지르기도 합니다.
누고 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없는,
완벽한 홀로 된 즐거움에 빠져듭니다.

영동선 철로를 떠 받치고 있는 콘크리트 더미 속에 가을색이 물들어 있습니다.
돌단풍도 보이네요.
세상에...!!
저들의 생명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강물은 흘러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낙동강은 흘러 부산 앞바다로 갑니다.
천삼백리, 남한 땅 구석구석을 적시고,
온갖 잡것들 싸그리 몰아 데리고 갑니다.
남겨진 구정물은 이리 튀고 저리 튀며 맑은 세상에 흙탕물을 만들겠지요.
골짜기 외진 구석에서 흘러드는 저 물도 낙동강과 한몸이 됩니다.
탁한 세상 정화시키는데 한 몪 거들겠다고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저 물색이 보이나요.
힘들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랍니다.
누군가가 그리워서 목이 메인게 아니랍니다.
좋아서 웁니다.
물색이 너무 이뻐 눈물이 납니다.



 


 


 

맘껏 해찰을 부리며 걷고 있습니다.
일정이 없으니, 기다려주는 이 없으니 해찰 좀 부린다고 문제될 게 없으니까요.
삼각대가 없으니 큰 바위 위에 올려 놓고 사진도 홀로 찍습니다.
거대한 암반 위에 피어 난 산마늘 꽃도 강물 한가운데 홀로 누운 작은 섬도,
결국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송이꾼을 만났습니다.
구경 좀 하자고 했더니 자랑스럽게 비닐 봉지를 내밉니다.
괜찮은 수확인 듯 합니다.
새벽에 올라가 해질무렵에 내려오신 모양입니다.
요즘 시세로 1kg에 2-30만원,
봉화 송이 축제가 끝나면서 가격이 좀 내렸다고 합니다.
함께 차 한잔을 마셨습니다.
회원 분이 건네주신 핫쵸코,
별로 즐기는 차는 아니지만 해질무렵의 스산함을 녹이는데는 그만입니다.
요기도 되고요.

영동선은 하루 3-40회 열차가 운행됩니다.
대부분 화물 열차지만 이따금 울리는 기적소리가 듣기에 나쁘진 않습니다.
산자락에 달라붙은 철로와 낙동강,
좁은 콘크리트 길이 이어집니다.
몇해전 태풍 매미와 루사의 영향으로 승부 가는 길은 대부분 파손되었습니다.
길이 끊겨 40일 이상 고립되었던 것이지요.
지금의 길은 그 후 새로 닦은 도로입니다.



 

하승부, 마무이.
독특한 마을 이름입니다.
승부 마을이 가까워졌다는 얘기도 됩니다.
고갯마루에 올라 숨을 고르는 중입니다.



 


 

협착(狹窄)한 골짜기를 빠져나가는 물줄기가 빠르게 흘러 갑니다.
양 골짝을 울리는 물소리 또한 요란하구요.
세상 모든 움직임이 멈춘 듯합니다.
소리는 멈추고, 물은 그대로 흘러갑니다.

혼자 여행하면서 가장 싫어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이 시간입니다.
해질무렵의 고요가 싫습니다.
토담집의 연기나는 굴뚝이라도 만난다면 더 힘이 듭니다.
어서 빨리 잠자리를 찾아야 겠습니다.
바로 코 앞이 승부 마을입니다.

200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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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에서 본 시드니 항만
부페 식사를 하면서 항만을 관광하는 유람선
비싼집들로 모두 요트를 한 척씩 가지고 있어 정원에서 바로 요트를 타고 나가 즐긴답니다.
해안에서 먼 곳에 있는 서민들은 차에 요트를 달고 항만으로 나온다고 하구요.
시드니 중심 시가가 한눈에 들어 옵니다.
유람선이 오페라하우스를 지나...
하버브릿지 밑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하는 시드니 시내
옛날에 죄수들을 가두었던 감옥으로 주변에는 상어들이 많아 탈출이 불가능했다 합니다.
총독이 있는 옛 왕궁터
왕궁터 잔디밭에서 한 여성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더군요.
총독부 건물
총독 관저
시드니 동부해안
부드러운 모래로 유명한 본다이비치 해수욕장
저도 잠시 맨발로 거닐다 왔습니다...정말 부드럽더군요.
시드니로 들어오는 관문인 갭팍에서 바라본 남태평양
시드니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더들리페이지...이곳에는 경치가 좋아 세계적인 대부호나 배우들의 별장이 많다고 합니 다.
시드니 달링하버의 야경
이 부두를 중심으로 술집과 카페가 늘어서 있어 퇴근 후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모노레일을 이용하여 달링하버를 중심으로 시내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 Waltzing Matil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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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조각공원, Arches 2006/05/30 06:21추천1스크랩1

arches3[2].gif

아취즈 국립공원 정경(너무나 많은 조각품들이 서있어 어느 것을 찍어야할 지 선택이힘들 지경이었다)

"아마 이곳은 거인들이 살던 성이 파괴되고 성의 주춧돌만 남은 형상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고도의 문명을 가진 우주인들이 머물다가 성채를 불태우고 떠나버린 곳인지도 모른다

그도 아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상항 혹성에 당도했는 지도 모른다

이곳에 당도하기 조금 전 사막에서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면서 계속 우리 차를 따라오는 것같더니

그것에 빨려 들어온 것이나 아니었는지?

이곳은 아무리 보아도 자연의 대 역사에 의해 형성된 곳이 아닌 것같다

분명히 인간이 모르는 대사건이 벌어졌던 곳이거나 지구와는 다른 별일 것이다"

arches6.gif

갖가지 모양의 붉은 조각들이 서있는 모습

끝없이 펼쳐진 평원의 곳곳에 서있는 크고 작은 붉은 빛 돌기의 아취들이 20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신비 이상의 기운이 흐르고 있는 광막한 벌판에다 누군가가 수많은 조각품들을

숨겨둔 비밀의 장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조각 작품들이 서있는 전시장의 어마어마한 규모와 그 엄청난 작품 수에 놀라버린 나는

작품에 관한 감상에 앞서 끝없는 사색에 몰입하고 있었다

arch4.gif

일출, 정오,일몰 시시각각으로 색깔이 변한다는 이곳의 오랜지빛 바위들

이곳 아취즈 국립공원으로오기 위해 콜라라도의 그랜드 정션(Grand Junction)에서

70번프리웨이 서쪽으로 나와 유타(Utah)주로 들어왔었다

날씨는 극히 무덥고 사막은 황량하기 짝이 없었다

콜로라도의 아름다운 경치와 서늘한 기후와는 무척 대조가 되었다

유타주의 Welcome Center에 들어서니 벽마다 유타주의 국립공원 사진과 소개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유타주의 남동쪽 주경계선은 아리조나주에 위치한 그랜드 캐년의 북쪽 가장자리와 만나면서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 캐피털 맆, 아취즈, 그리고캐년 랜드 국립공원들이 연이어 있었다

이곳을 통틀어 Grand Circle 이라고 부르며 거리는 900마일에 이른다고 했다

유타주는 그야말로캐년 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 국립공원들은 다같은 지질과 침식 작용에 의해 형성된 것이지만

각기다른 성격의 웅대하고 장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delicate-arches.gif

아취즈 국립공원 내의 Delicate Arches 의 모습

아취즈 국립공원은 유타주 동남부의 광대한 평원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은 2시간동안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자연이 만든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조각공원이나 다름없었다

작픔의 주제는 아취였다

처음 공원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는 눈 앞에 펼쳐진 환상적인 광경에 압도되었다

arches12.gif

이러한 놀라운 추상 조각 예술품을 창조한 조각가는 다름아닌 자연이라고 했다

바람과 물이 인간의 손과 조각도를 대신하여 영겁의 세월을 통해 모래석을 깍아놓은 것들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사실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임의적이고 무의도적이고 자연 발생적인 물과 바람이 어떻게 이렇게 눈을 의심하리만치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조각품들을 창조해낼 수가 있단 말인가?

분명히 어떤 의지가 개재되어 있음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사자가 엎드린 형상, 거북이 머리, 세사람의 동방박사, 거대한 코끼리 얼굴,

산을 넘는 양떼들, 큰 성채의 모습 등을 그토록 실물과 똑같은 감이 들도록 형상화시킬 수 있단 말인가?

자연이 이처럼 기기묘묘한 솜씨를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 속에 어떤 힘이 깃들어 창조를 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힘을 인간은 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은 위대한 예술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arches10.gif

위의 사진에 나오는 조각 "Three Gossips"

세사람이 수군거리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엄청나게 큰 바위조각상이다

늘상 남의 말을 좋게 하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깨닫게 하려는 형상이다

신이 문자가 아닌 형상으로 준 교훈이었다

arches2[2].gif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고 Balanced Rock 라고 불리는 듯(왼쪽)

balanced-rock.gif

Balanced Rock

높이 128피트의 Balanced Rock(위사진 왼쪽)는 금방 굴러떨어질 것만 같은 큰 바위 덩어리가

받침대가 되는 바위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어져 있는 것이다

지질학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모양이 형성되기까지 6천만년이 걸렸다고 한다

자연이 이러한 걸작품 하나를 탄생시키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머리처럼 얹힌 바위가 떨어질려면 또 다시 수백만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보기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았다

arches9.gif

The Spectacles로 불리우는 North Window와 South Window

arches8.gif

위의 사진은 "불타는 용광로(Fiery Furnace)라는 작품으로 크고 작은 뾰족한 붉은 바위들이 비스듬이

중앙을 향하여 모여있는 것이 불길이 타올라 가는 것같은 형상이다

그야말로 거인들이 모여 불을 쪼이던 곳같다

이곳은 이처럼 거인들이 살던 곳이라는 추측을 가능케하는 곳이었다

이곳 저곳에 거대한 붉은 바위들이 사람이나 짐승의 형상을 하고 서있거나 웅크리고 앉아있다

나무들이 있다고 하지만 겨울에는 영하 수십도가 내려가는 추위와 여름에는화씨110-150도를 상회하는

극심한 더위로 가지들이 기형으로 오그라져 있거나 아예 잎들이 없는 앙상한 죽은 가지 투성이다

arches15.gif

Devil's Garden에 서있는 외로운 파수꾼들

자동차로 공원을 천천히 돌아보다가 Devil's Garden 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가든 입구에서 붉은 바위 사이로 뚫린 사잇길이 보여 호기심에 끌려 들어갔다가

생각지도 않게 약 3 킬로미터의거리를걷게 되었다

devil.gif

Devil's Garden의 아취 사이로 보이는 Juniper 나무모습

붉은 모래석의 돌기둥과 암벽 조각들이 서있는 놀라운 광경들에 미혹되어 꿈길을 가듯 걸었다

그 속은 악마의 정원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고 꼭 자연사 박물관같았다

갖가지 붉은 돌기둥은 물론이고 가지가 앙상한 향나무(Juniper),

소나무의 일종인 Pinon Tree, 그리고 땅달막한 나무들이 땅을 뒤덮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 엘리스나 다름없었다

arches4[1].gif

Landscape Arch 모습

3킬로나 되는길을 걷자니 덥고 햇볕이 따가왔지만 한참을 그렇게 사방을 음미하듯 걷고 있는데

도중에 갑자기 누군가의 함성소리가 들렸다

뭔가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니 서쪽 하늘아래 구멍뚫린 아취(위의 사진)가 어슴프레하게 보였다

햇볕이 정면에서 비치니 그 쪽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사진이 흐리게 나와 아취의 붉은 색이 회색빛이 되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그것이 바로 LandscapeArch 라는 것이었다

악마의 정원이라는 말대로 악마에 끌린듯이 길을 따라왔는데 생각지도 않게

월척을 낚은 기분이었다

자연이 영겁의 세월을 통해 깍아만든, 세계에서 제일 긴 우아한 아취를 보게 된 것이다

arches5.gif

약간 멀리서 찍어보았다

이것 역시 물과 얼음, 기온과 시간이 만들어 놓은 걸작품이었다

그들은 일억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통해 끈기있게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1991년에 높이 60피트, 두께 4피트, 길이 11피트의 돌조각이 다시 떨어져 내리면서

아취를 지금 처럼 얇은 리본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자연의 작업과정은 우리의눈으로는 전혀 감지되지 않지만 내가 서있는 그 순간에도

모래석 표면은 끊임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고 했다

가느다란 바위리본 역시 곧 무너질 것같이 보였다

거인이 드나드는 궁전의 문이었던 것은 아닐까?

또 다시 몰려오는 나의 상상력!

도무지 자연의 변덕이 만들어 놓은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정교했기때문이었다

arches1.gif

작은 키의 나무들이 우거진 곳에서 잠시 쉴려고 했더니 뭔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암사슴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풀을 정신없이 뜯어먹다가 멀리서 온 손님에게 인심이라도 쓰려는 듯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해주는 선량하기 짝이 없는 사슴의큰 눈망울 속에는

두려움이 전혀 깃들어있지 않았다

이곳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사막이기에 주로 야행성이라고 하는데

이암사슴은관광객에서 특별 서비스라도 하려는 듯 한동안 거기 그렇게 서있었다

arch5.gif

자동차로 아직도 풀리지 않은 신비의 땅을 벗어나자니 붉은 색의 조각들이 계속 나타난다

붉은 바위들에는 가로줄이 생겨있어 올려다보면 마치 앞으로 넘어질 것같다

평원에는 화석화된 모래언덕이 있는가하면 노란빛 둔덕과 연두색 둔덕이 넓게 펼쳐져

형형색색의 조화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arches17.gif

인간은 거대한 우주 공간 속에 한 조그만 먼지에 불과하며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

극히 짧은 순간을 살다가 사라지는 덧없는 존재일 뿐이다

그러한 유한한 존재가 수천만년이 걸려 형성된 자연의 작품 앞에서

무한한 신성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은 자연의 경이 앞에 유신론자가 되고 또 어떤 사람은 범신론자가 된다

여간 무감각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무신론자로 남아있기가 힘들 것이다

아취즈 국립공원에 펼쳐진 신비 앞에서 나는 무소부재하시고 전지전능한 어떤 우주의 힘이

나의 영혼을 뚫고 들어오는 체험을 했다

hurricane.gif

바벨탑(The Tower of Babel)과 올갠(The Organ) 이라는 불리는 붉은 조각 뒤로 낀 검은 구름

191전 프리웨이에는 강한 사막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자동차가 흔들릴 정도였다

멀리서 작은 회오리 바람이 뱅글뱅글 돌면서 먼지를 일으키고 나무 덤불을 휘날리는 것이 보였다

예측할 수 없는 사막의 기후라 자동차와 집채도 삼키는

무시무시한 트위스트(회오리 바람)라도 만날까봐 겁이 났다

나는 서둘러 신비의 땅을 벗어나야만 했다

허리케인 씨즌이었기 때문이었다

***** 이곳에 올린 사진은 직접 찍은 사진들과 아취즈 국립공원에서 구입한

"Arches"라는 책자에서 스캔한 사진을 올렸다

그런데 그 책자의 맨 뒤에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Created, Designed and Published in the U.S.A

Printred by Dong-A Publishing and Printing , Seoul, Korea

Color Separations by kedia /Kwangyangsa Co., Ltd.

아취즈 국립공원 홍보용 책자가 우리나라의 동아 출판사에서 인쇄된 것이었다

반갑고 자랑스럽고..... 뿌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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